Home 비하인드뉴스 현대차가 아무리 노력해도 제네시스가 “그냥 비싼 현대차” 소리 들을 수밖에 없는 이유

현대차가 아무리 노력해도 제네시스가 “그냥 비싼 현대차” 소리 들을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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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럭셔리만큼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물건들 보다 훨씬 고급스럽고 간혹 가치가 높은 제품들은 웃돈을 주고 거래되기도 한다. 그래서 물건을 생산하는 많은 브랜드들이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저들마다 프리미엄을 외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되는데, 가성비로 통했던 국산차 제조사들도 이제는 프리미엄을 외치는 시대다. 유일한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진출하여 인정받고자 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이 “제네시스는 결국 비싼 현대차일뿐이다”라며 프리미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을 내비치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제네시스 브랜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후발주자인 현대차는
좀 더 강한 임팩트가 필요했다
약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2015년 11월 4일, 현대차는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론칭했다. 당시 브리핑에 나선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당시 부회장)은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오직 고객에게 있다”라며 “제네시스 브랜드는 인간 중심의 진보를 지향하며 10년간 준비한 만큼 자신 있다”라는 속내를 밝혀 주목받았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브랜드도 있는 자동차 시장에서의 현대차는 후발주자인 만큼 그들을 조금 더 드러낼만한 강한 임팩트가 필요했다. 그래서 고급차 시장에 뛰어들고자 했고, 이것을 위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한 것이다. 당시 정회장은 “고객들은 과시를 위해 멋을 드러내기보다 자신의 멋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을 원한다”며 제네시스가 그런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브랜드 론칭 후 6년간
제네시스가 걸어온 길
제네시스 브랜드가 론칭한 뒤 6여 년간 걸어온 길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제네시스 DH로 시작한 브랜드는 G80에 이어 플래그십 세단인 EQ900, D세그먼트 스포츠 세단 G70까지 데뷔시키며 라인업을 확장해 나갔다. 제네시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도 진출하여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국내에서의 성적은 훌륭했다. 과거 에쿠스, 제네시스 같은 현대차의 고급차를 타던 수요층이 그대로 제네시스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미 시장에서의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매년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량 꼴찌를 기록했으며, 상품성 부족, 라인업 부재 등이 주요 패인으로 손꼽혔다. 아직 제네시스 브랜드 자체가 해외 소비자들에겐 생소한지라 어필하지 못했다는 평도 이어졌다. 이에 제네시스는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브랜드 개편을 선언하며 주요 모델들의 풀체인지를 진행하고 SUV 라인업을 늘리는 등의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최근엔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뜨거운 갑론을박
제네시스는 정말
프리미엄 브랜드일까?
그런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살펴봐야 한다. 그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선 제네시스가 어느 정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통하는 분위기였다. 이제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가 되어버린 그랜저에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없게 됐으며, 적어도 고급차라는 수식어가 붙으려면 제네시스급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은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가 맞는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하며 뜨거운 토론을 펼친다. 누군가는 “제네시스 정도면 충분히 프리미엄 브랜드다”라는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일각에선 “그냥 엠블럼만 바꿔서 비싸게 파는 현대차다”라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들도 존재한다.

품질 문제 같은 외적인 부분이 아닌
근본부터 따져보자
냉정하게 현실을 따져본다면 제네시스는 아직까진 독자 엠블럼을 단 현대차라고 볼 수밖에 없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기본기 문제도 있지만, 기본기나 품질보다는 근본적인 것부터 따져보자.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아직까지 기본기나 품질이 부족하다는 의견들도 물론 많다.

그러나 이보다는 제네시스가 과연 현대차와 명확하게 독립된 하나의 온전한 브랜드가 되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제네시스는 정말 현대차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온 독립 브랜드일까? 이 질문에 대해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매번 현대차의 럭셔리 디비전으로
언급되는 제네시스
제대로 분리된 브랜드일까?
제네시스는 매번 현대차의 럭셔리 디비전으로 소개 되고는 한다. 제네시스의 뿌리가 현대차임을 스스로 알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그쳤다면 좋겠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의 상징성을 드러내며 굳이 대중 브랜드를 끼워 넣는 것은 사실 큰 도움이 된다고 보기 어렵지 않을까.

실제로 북미에서 렉서스를 소개할 때 토요타의 럭셔리 브랜드라고 소개하거나, 링컨이 포드의 고급 버전이라는 점을 스스로 드러내진 않는다. 아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들 스스로를 대중 브랜드와 엮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렉서스는 렉서스 대로, 링컨은 링컨대로 완전히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다.

현대차 매장에서
출고되는 제네시스
국내뿐 아니라 북미도 마찬가지
조금 더 파고 들어가 보자. 제네시스는 아직까지 현대차와 매장조차 독립적으로 분리하지 못했다. 국내라고 해봤자 제네시스 강남, 수지 전시장과 제네시스 스튜디오 하남, 안성 정도가 끝이다. 미국 역시 크게 다른 건 없다. 출고되는 제네시스 차량의 대부분은 사진과 같이 현대자동차 딜러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제네시스 고객 응대 역시 똑같은 현대차 직원이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대차 매장에서 현대차 담당 딜러가 판매하는 자동차가 현대차가 아니면 뭐라고 해야 할까? 적어도 제네시스가 제대로 된 독립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전시장 분리가 시급하다. 포드 링컨도 국내에선 같은 전시장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역시 일부 매장들은 그렇지만 링컨과 포드는 확실하게 구분이 되어있다.

“브랜드 가치 키우려면 어쩔 수 없어”
“결국엔 같은 현대차 아니냐”
엇갈리는 네티즌들 반응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제네시스가 브랜드 가치를 키우기 위해선 현대차를 등에 업어야 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들이 존재했다. “인지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미국에서 제네시스란 브랜드는 모르는 사람들이 다수이니 현대 마케팅을 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판매량이 워낙 적으니 나중엔 독립 매장 갖출 날이 오지 않겠냐”라는 반응들이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많은 네티즌들은 “같은 매장에서 팔면 당연히 현대차지”, “짜장면 집에서 돈가스 파는 거랑 같은 거 아니냐”, “포드 링컨은 같이 파는 매장도 있고 분리된 곳도 있는데 그래도 간판은 제대로 갖추고 영업한다”, “Expensive hyundai라고 불린다. 그냥 비싼 현대차”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걸어가야 하는 길
제네시스가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선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현대차 이미지를 완전히 씻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브랜드 자체의 독립이 절실한 시점이다. 매장부터 현대차와 완전히 분리된 제네시스로 만들어져야 하며, 제네시스는 현대차와 전혀 상관없는 새로운 부서로 꾸려서 독자적인 운영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은 브랜드 가치가 낮아서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끝까지 현대차 이미지를 끌고 가는 것보단 조금 더 확실하게 독자적인 행보를 보여주는 것이 더 좋은 선택 아닐까.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선 좋은 품질 및 성능 확보와 더불어 제대로 된 정체성 확립이 중요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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