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이슈플러스 “진짜 허세 때문일까?” 실제 통계자료가 증명한 한국인들이 ‘벤비아’를 많이 산다는 증거

“진짜 허세 때문일까?” 실제 통계자료가 증명한 한국인들이 ‘벤비아’를 많이 산다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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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nstagram)

우리는 때때로 본질보다 눈에 보이는 현실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남들이 보기에 내 모습이 어떨지, 혹시 어딘가 모나 보이지는 않는지 걱정하며 살곤 한다. 하지만 사실상 이러한 경향 자체는 인간의 숙명에 가깝다. 인간은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남들이 보기에 멋진 사람이 되고자 무리한 소비로 자신을 치장하는 경우다. 그 예로 ‘비싼 수입차 구매’를 말할 수 있겠다.

그간 뭇 소비자 사이에서는 ‘수입차 구매=허세’라는 암묵적인 편견이 존재했다. 그런데, 정말 허세 때문만이라고 하기에는 최근 통계자료가 너무나 충격적이다. 오직 허세만으로 국내 3사를 따라잡는 성장률과 매출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 혹시 허세 말고 수입차를 구매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닐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가파르게 성장 중인 독일 자동차 3사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독일 자동차 3사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는 독일 자동차 3사가 한국에서 11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정확하게는 총 11조 4,076억 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20% 성장한 수치다.

독일 3사의 2020년도 실적은 수입차를 넘어 국산차 업체들과 견줄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국산차 중견 3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매출은 14조 원이 조금 넘는다. 이를 염두에 두면, 독일 3사의 성장세가 얼마나 가파른지 짐작할 수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대규모 신차 물량 공세 덕분
지난 2020년, 독일 3사는 국내 시장에서 대규모 신차 물량 공세에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덕분에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했으며, 실제로 독일 3사가 보고한 완성차 판매 대수는 총 18만 9,794대에 이른다. 2019년의 판매 대수 대비 23.8% 급증한 수치다.

한국수입 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 해의 수입차 총 신규 등록 대수는 27만 4,859대로, 그 전년도보다 12.3% 증가했다. 독일 3사의 한국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무려 69%이며, 성장률 자체는 수입차 평균의 두 배 가까이 된다.

독일 3사와 국산 3사
간극이 좁아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독일 3사의 위세는 수입차 시장을 넘어 한국 자동차 시장의 주류로 보기 충분할 만큼 성장했다”라고 평가한다. 수치상으로 살펴본다고 해도,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국산 3사의 2020년 매출은 14조 8,280억 원, 내수 판매 대수는 26만 6,881대에 불과하다.

11조 4,076억 원의 매출, 18만 9,794대의 판매 대수를 기록한 독일 3사와 국산차 중견 3사의 매출 차이는 3조 4,000억 원, 판매 대수 격차는 7만 7,000여 대에 불과하다. 여기에 독일 3사가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는 동안 국산 중견 3사의 매출은 11.5%, 내수 판매는 1.5%나 감소했다는 것도 쟁점이 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타격
그리고 신차가 적었기 때문?
한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수출 등 해외 판매에 타격을 입었고, 여기에 중국산 부품 수급 문제로 생산 중단을 겪은 점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더불어 “판매 대수의 경우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 국내 중견 3사가 내놓은 신차가 적었기 때문에 신차효과를 누리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라고 첨언했다. 그런데 국산차 업계와 달리 수입차 업계가 호황을 맞은 이유가 과연 이뿐만일까?

수입차 구매 이유
“허세 때문이라고?”
앞서 언급한 국산차 업계 관계자의 설명과 더불어, 추가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를 통칭한 ‘벤비아’의 판매량이 많아진 이유가 “허세”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오직 ‘허세’ 때문에 소비자들이 벤비아를 선택한다고 하기에는 그 근거가 불충분하다.

소비자들이 일명 ‘벤비아’에 눈을 돌리게 된 이유 여러 가지가 있을 테지만, 오늘은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국산차의 가격 인상과 수입차의 구매 장벽 하락 그리고 각종 매체를 통해 밝혀진 국산차 품질 실태, 수입차 서비스센터 개선 등이다.

국산차 30%, 수입차 20% 가격 인상
할인액은 수입차가 더 늘었다
한 자동차 조사 전문기관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자동차 구입 가격의 평균을 분석한 결과, 국산차는 30%, 수입차는 20%가 올랐다. 그런데 같은 기간 할인액은 국산차가 104만 원에서 98만 원으로 줄고 오히려 수입차는 319만 원에서 390만 원으로 늘었다. 요컨대, 국산차는 가격이 인상되고 할인액이 줄어든 반면, 수입차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오르고 할인액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수입차의 구매 장벽이 하락된 것이다.

게다가 가격 인상 폭과 별개로 애초에 국산차 가격을 저격해 출시되는 수입차 모델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차 아반떼 가격과 비슷한 가격으로 출시된 폭스바겐의 제타가 있다. 이외에도 현대차 쏘나타와 폭스바겐 파사트, 제네시스 G80과 E클래스, 5시리즈 등이 비슷한 가격대를 가진 국산차, 수입차 모델의 예로 제시될 수 있다.

각종 매체를 통해 알려진
국산차 품질 실태
2020년은 유난히 각종 차량에서 끊임없이 결함이 발견된, 안타까운 한 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만 해도 그랜저 화재, 코나 EV 화재, G70 화재, 스팅어 문 열림, K5 진동 떨림, 쏘렌토 녹 현상 등 연이은 결함으로 소비자의 빈축을 산 전력이 있다.

르노삼성 역시, 지난해 3월 출시한 XM3가 연료탱크 부품 결함으로 시동이 꺼질 수 있다는 게 확인돼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경영 위기를 겪는 쌍용차도 티볼리 7만 대, 코란도 1만 대가량을 리콜했다. 연료호스 결함 문제로 화재 위험이 있어서다. 수입차라고 결함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빈도나 이슈성으로 비교해봤을 때 국산차의 결함 소식이 유난히 자주 들렸던 것은 일정 부분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단점으로 일컬어지던
서비스센터도 좋아졌다
벤비아 차주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무엇일까? “수입차는 서비스센터 예약이 오래 걸리지 않나?”가 아마 그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엔 그렇지도 않다. 자동차 조사 전문기관의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 따르면, 2020년도 국내 자동차 A/S 고객만족도에서 국산차는 802점을, 수입차는 799점을 획득하면서 거의 동등한 수준의 만족도를 보여줬다.

실제로 소비자들 역시 이러한 조사 결과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몇몇 소비자는 “수입차 탔었는데 고장 나니 서비스센터에서 바로 대차해 줬고, 소모품 교환도 일주일 전에만 예약하면 문제없었다”, “벤츠, BMW는 오히려 국산차 서비스센터보다 빠르던데?”, “수입차는 서비스센터 많이 없어도 된다. 왜냐고? 애초에 고장이 잘 안 나니까” 등의 의견을 더하면서 수입차에 있어서 서비스센터는 더 이상 단점으로 작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파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보하는 중인 독일 3사, 그리고 독일 3사를 선택하게 되는 배경에 대해 살펴봤다. 이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은 어땠을까? 몇몇 소비자는 “어쩐지 도로에서 많이 보이더니. 통계 보니까 이유를 알겠다”, “수입차 타면 부자라는 것도 이제 옛말인가 보다”라며 독일 3사의 성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각에선 “제값 하면 잘 팔리는 게 당연하다”, “좋은 소식이다. 우리나라처럼 독과점이 심하면 경쟁업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라며 독일 3사의 흥행에 응원의 목소리를 싣는 소비자도 있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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