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무리 수입차라도 별 수 없는 걸까. 2019년 2월 출고된 벤츠 E클래스를 지난 1월 중고로 구매한 차주 A씨의 사연이 화제다. 그가 구매한 E클래스는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일이 여러 번 있었고, 이 때문에 서비스센터에만 10번이나 드나들어 큰 불편을 호소하는 중이다.
단순히 차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화제가 된 것은 아니다. 네티즌들은 이를 해결해 주어야 하는 벤츠 서비스센터의 황당한 대처를 지적했는데, A씨가 어떤 응대를 받았길래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중고 벤츠를 구매해 후회하고 있는 한 차주의 사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에디터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갑자기 시동이 꺼져버리는
중고 벤츠를 구매한 A씨
올해 1월 중고로 벤츠 E클래스 카브리올레를 구매한 A 씨는 약 4개월 동안 아찔한 경험을 했다. 도로 주행 중 차 시동이 갑자기 꺼지는 상황을 여러 번 겪은 것이다. 특히 고속도로를 달리다가도 간헐적으로 꺼지는 시동 때문에 위험천만했던 적도 있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내 차가 갑자기 시동이 꺼진다고 생각해 보자. 아찔한 일이다. 천만다행히 사고가 나지는 않았지만 계속해서 시동이 꺼지는 차를 마음 놓고 탈수는 없을 터. 차주 A씨는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2019년 2월식 E클래스
보증 기간도 남아있으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그가 구매한 중고 벤츠는 2019년 2월 출고된 차량이다. 아직 정식 보증기간도 남아있으며, 이제 고작 2년이 조금 더 지났으니 거의 새차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구매 후 약 4개월 동안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일이 여러 번 발생한 것이다. 일반적인 상식선에선 당연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차주 A 씨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 센터에 방문했다. 하지만 서비스센터에선 시동이 꺼지는 정확한 원인을 진단해 주지 못했고, 총 10번의 수리를 진행했으나 그럼에도 시동 꺼짐 증상은 해결되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 수리를 받은 지난 13일엔 수리를 마치고 나온 지 5분 만에 또 시동이 꺼지고야 말았다.
“도움 드리고 싶지만…”
네티즌들을 분노하게 만든
벤츠 서비스센터의 대응 방식
10번이나 수리를 받았음에도 증상이 해결되지 않아 차주 A씨는 벤츠코리아측에 대책을 요구했다. 시동 꺼짐 증상을 겪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거의 모든 차주가 A씨와 같은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그러나 서비스센터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저 민원을 접수하겠다는 답변만을 남긴 것이다.
특히 상담원과의 녹취록은 많은 소비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벤츠코리아 고객센터 직원은 “도움을 드리고 싶지만 저희는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고객님”이라는 말을 남긴 것이다. 문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알겠지만 차주를 도와줄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차 자체가 불량인데
왜 해결을 안해주나”
격앙된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예상했듯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벤츠 좋다는 거도 옛날이야기다”, “엠블럼 말고는 별거 없는 벤츠”, “사실 알고 보면 벤츠 잔고장 현대차 수준으로 많은데 이슈가 안된다”, “이거 말고도 벤츠 문제 있는 차 동호회 살펴보면 겁나 많다”, “이거 진짜 소비자 입장에선 이렇게 되면 답 없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진 것이다.
또한 “이 정도면 배짱 장사 아니냐”, “중고로 판 사람은 알고 판 거 아닐까”, “독 3사도 사실 품질 개판이다”, “미국이면 찍소리 못했을 건데 한국은 역시 소비자가 봉이다”, “이차도 골프채로 조져야 해결해 주겠다”, “보증기간이고 뭐고 주행 중 시동 꺼짐은 차 자체가 불량인데 이걸 왜 해결 안 해주나”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소비자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제도에 대한
지적도 이어져
소비자가 제대로 보호받을 수 없는 제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공무원들은 이런 거 좀 고쳐라”, “맨날 소비자만 결국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 “미국처럼 자동차 관련 소비자 보호법을 강하게 개정해야 한다”, “불합리한 차량 품질 이상 시 교환 환불 배상 조건을 소비자 위주로 바꿔야 한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진 것이다.
일각에선 “결함 생기거나 급발진 발생하면 고객이 증명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제도 같은 건 다 바꿔야 한다”, “저러다 사고 나서 사람 죽어도 책임 안질 거다”, “서비스센터에서 도와줄 수 없으면 고객은 뭐 어쩌라는 건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걸 그냥 탈수도 없고, 팔수도 없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차주 A씨
차주 A씨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차량에서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면 교환이나 환불을 해주는 레몬법도 출고된 지 1년이 지난 차라 적용받을 수 없다”라며 “출고 이후 3년 동안 받을 수 있는 무상수리 밖엔 대책이 없는데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한국 소비자보호원 관계자 역시 “업체 측에서 수리해서 출고를 해 주겠다는 건데 개선이 안 될 경우에 추가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것이 현재로썬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밝혀 차주는 그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제가 이 차를 위험하게 다시 중고로 팔수도 없는 거고, 그렇다고 타고 다닐 수도 없는 거고…”라는 말을 남겼다.
신형 벤츠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는
48V 배터리 관련 결함
해당 문제의 당사자인 벤츠코리아 측은 이 사안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결국 해당 소비자의 문제는 그대로 수면 속으로 가라앉을 것이고, 마땅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벤츠를 포함한 여러 수입차 제조사들의 서비스센터 응대관련 문제가 곳곳에서 지적되고 있다.
오늘 사연에 등장한 A씨 말고도 지난해 11월 1억 2,700만 원짜리 CLS 63 AMG를 구매한 차주 B씨는 주행 중 차가 멈춰버리거나 시동이 꺼지는 문제를 경험했지만, 서비스센터에선 “그냥 타시라”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가릴 것 없는 제조사의 배짱대응
이대로 정말 괜찮을까?
최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을 장착한 신형 벤츠들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는 시동 꺼짐, 방전 문제는 수많은 차주들이 불편을 겪고 있지만, 벤츠 코리아는 이 역시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벤츠 측에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보니 문제를 겪는 차주들끼리 서로 토론을 하며 소프트웨어 문제인지, 하드웨어 문제인지를 분석하며 토론을 벌이고 있는 상황. 벤츠 측은 최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으나, 이후에도 같은 증상이 반복되는 차들이 속출하고 있어 문제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정도면 “국산차나 수입차를 가릴 것 없이 제조사가 문제”라는 의견에 어느정도 수긍할 수밖에 없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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