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불법이나 비행과 관련된 소식은 언제나 큰 충격을 안겨 주지만, 도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연예인의 경우 논란의 파장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행동에 대한 비판은 물론, 기존에 쌓아온 이미지에 대한 실망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의 이야기이다.
볼보는 자체 안전 기준을 적용할 만큼 안전에 있어서 타협 없는 브랜드로 이름을 알려왔다. 하지만 최근, 볼보가 자사 차량의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이용하다 사고를 당한 소비자에게 이해할 수 없는 대처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시선이 볼보를 향하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안전의 대명사 볼보의 미흡한 소비자 대응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충의 에디터
스웨덴 명가, 볼보는
국내에서 안전성으로
정평이 나있다
스웨덴 발 명가 브랜드로 명성이 자자한 볼보는 특유의 스칸디나비아풍 인테리어와 토르의 망치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시그니처 헤드 램프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실내외 디자인보다 볼보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안전이다. 타사보다 더욱 엄격한 자체 기준을 적용할 만큼 안전을 강조하는 볼보의 이야기는 이미 유명하다.
더불어 최고 속도를 미리 정하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케어 키” 기능이나, 사고 시 탑승객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첨단 인텔리 세이프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나 보행자는 물론 자전거나 대형동물까지도 감지할 수 있는 시티 세이프티 기능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볼보의 안전 기준은
실제 사고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안전에 대해 타협 없는 자세를 보여주는 볼보의 태도는 실제 사고 시에 빛을 발했다. 작년 7월, 부산 경부 고속도로에서 방송인 박지윤씨와 최동석 아나운서 부부가 정면충돌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런데 차량이 구겨질 정도로 심한 사고였음에도, 차량에 탑승했던 박지윤, 최동석 부부는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에 그쳐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에 대한 대대적인 보도가 이뤄지면서, 박지윤 최동석 부부가 탑승했던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증가했다. 당시 이들이 탑승했던 차량은 볼보의 플래그십 SUV, XC90이었으며, 이 사건으로 인해 볼보의 안전성이 국내에 더욱 퍼지게 되었다.
“파일럿 어시스트 사고”
한 차주의 사연이 퍼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볼보의 안전성에 대한 명성에 금이 갈 만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볼보 V90 차량에서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통해 주행하던 중 사고가 났다는 소식이다. 피해자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통해 고속도로 1차선을 주행하던 중 차량이 갑자기 중앙 가드레일로 향했다고 한다.
이에 운전자는 급하게 2차선으로 핸들을 틀었으나 조향이 되지 않아 결국 충돌했다고 한다. 해당 사고로 인해 총 2,500만 원 상당의 수리 견적이 나왔고, 피해자는 볼보 측에 사고 처리를 요청한 상황이다. 그런데 해당 사고에 대한 볼보 코리아 측의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볼보코리아는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뗐다고 답변했다
차량이 서비스센터에 입고된 후, 볼보코리하는 해당 사고에 대한 리포트를 스웨덴 본사로 전송하여 분석을 의뢰했다. 이후 피해자는 볼보코리아에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경과를 문의했지만, 한 달 뒤인 4월 중순까지도 볼보코리아 측에서는 “본사에서 답변이 오지 않았으니 기다려라”라는 답변만 반복했다고 한다.
이에 한 주간지 매체에서 직접 볼보코리아에 문의한 결과, 볼보코리아는 해당 사건에 대해 “운전자가 사고 당시에 핸들에서 손을 떼고 있었기 때문에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이 풀려 차가 왼쪽으로 틀어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운전자는 해당 이야기를 전한 적도, 손을 놓고 운행한 적도, 그리고 볼보코리아 측이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는 내용을 들은 적도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본사의 사고 분석 결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문의가 이뤄진 다음날, 곧바로 볼보 본사의 리포트 분석 결과가 피해자에게로 전달되었다. 하지만 해당 리포트에는 핸들 조향 방향과 시간에 대한 그래프 자료가 전부였으며, 당시 운전자가 핸들을 놓고 있었는지에 대해선 언급되지 않았다.
게다가 그래프에 따르면, 사고 직전 핸들 조향은 가드레일 쪽으로 향했다가 곧바로 2차선으로 향한 후, 다시 가드레일로 향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이는 즉, 사고 전부터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했다는 것으로, 손을 떼고 주행했다는 볼보코리아의 답변과는 다른 결과이다.
운전자의 반응에서 유추했다는
볼보코리아, 하지만 운전자는
직원과 만난 적이 없다 주장했다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볼보코리아에 다시 문의하자, 볼보코리아 측은 해당 분석 결과가 운전자가 계속 핸들을 잡고 주행했음을 나타내는 것이 맞는다고 인정했다. 그렇다면 왜 볼보코리아 측에선 운전자가 핸들을 놓고 주행했다고 설명한 것일까? 이에 대해 볼보코리아는 운전자가 처음 서비스 센터에 들어왔을 때, “반자율 주행은 손을 놓고. 타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기 때문에 손을 놓고 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피해자는 해당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분개했다. 볼보코리아 측의 주장처럼 서비스센터에서 핸들을 놓고 탔다는 내용의 이야기는 한 적이 없으며, 사고 발생 일자가 일요일이어서 문이 닫힌 서비스 센터 앞에 사고 차량을 주차하고 왔으므로 결과적으로 직원을 만나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예상과 달리,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런데 네티즌들은 해당 사건에 대해 다른 견해를 펼쳤다. 볼보코리아측의 대처에 대해 비난하기보단, 오히려 명확한 데이터를 통해 차주의 과실을 밝힌 것에 대해 칭찬을 전한 것이다. 네티즌들은 볼보의 시스템 오작동 의혹과 정황만으로 손을 놓고 탔다고 이야기한 센터 측의 대처에 대해선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동시에 볼보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사고 차량의 사진에 대해 “저게 100km로 달리다 가드레일에 충돌한 차량의 사진이라니”, “누가 보면 주차하다 벽 긁은 건 줄 알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비스 센터의 대처에 대해서도 충분했다는 반응을 찾아볼 수 있었다.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논리적으로 고객의 과실을 증명하는 경우는 국내 제조사에서 없었던 것 같다”, “볼보코리아에서는 어쨌든 명확하게 차량 작동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을 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건에도 역시
국산차 이야기가 거론되었다
한편, 이번 사고에 대해 몇 가지 특이한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먼저 조향 분석 데이터에서 차주가 핸들을 가드레일 쪽으로 틀었다는 기록이 발견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해당 사건에 대한 차주의 입장 표명도 필요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동시에 볼보코리아 측의 대처와 국산 제조사의 대처를 비교하는 네티즌들도 다수 존재했다.
국내 제조사 차량의 사고였을 경우, 데이터 분석은커녕 고객 과실로 제대로 된 보상도 해주지 않았을 것이란 비관적 예측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해당 사고에 대한 관점은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미흡한 대처나 오작동 사고 의혹에 대해서 국산차가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현상은 안타깝기만 하다. 모쪼록 국산차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