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정보화 시대이지만, 오히려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기 때문에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 정보들이 있다. 수많은 정보 속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솎아내기 위해, 배경지식이 없거나 관심 없는 분야의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지나치는 정보 중에는 중요하거나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들도 포함된다. 최근 잇달아 전해지는 현대차의 북미 리콜 소식처럼 말이다. 해당 소식들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에 질문을 던지는 것만 같다.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에서는 현대차의 북미 리콜 소식과 국내 자동차 시장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충의 에디터
기아의 북미 인기 차종
포르테의 리콜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자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 현대차. 주로 현대자동차 그룹을 이야기할 때 많이 붙는 수식어이다. 실제로 현대차 그룹은 북미나 인도, 유럽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북미 시장에서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인기 차량 포르테, 한국명 K3 차량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에만 1만 2,500여 대가 판매될 정도로 시장 선호도가 높은 기아 포르테에 대한 리콜이 시행된다는 소식이다. 이유는 이물질 유입에 따른 오일펌프 고장 및 엔진 손상 위험성 발견이었다. 대상 차량은 2017년 ~ 2018년 포르테 4,000여 대이며, 이달 11월부터 엔진 점검 및 오일 팬 교체 등의 리콜 조치가 시행될 예정이다.
싼타페, 코나, 벨로스터 차량도
리콜 대상에 포함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북미 시장에서 리콜 소식을 전한 모델은 비단 포르테뿐만이 아니었다. 현지 시각 4일, 싼타페에서도 ABS 모듈 결함으로 인한 쇼트와 이에 대한 화재 가능성이 발견되어 리콜 조치가 시행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도로교통국 조사 결과 해당 결함으로 인한 화재 사고는 모두 18건이었으며,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상 차량은 2013년, 2015년형 싼타페 약 20만 3천여 대이며, 동일 결함 가능성을 지닌 2019년 ~ 2020년 엘란트라 차량 18만 7천여 대와 2019년, 2021년형 코나, 벨로스터 차량을 포함한다. 해당 차량이 국내 판매된 것과 동일한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지난달 22일에는
엘란트라 차주들의
집단 소송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에는 엘란트라 차주들이 현대차에게 제기한 집단 소송에 대한 합의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미국 뉴저지 주에서 엘란트라 차주들이 해당 차량의 엔진 결함을 주장하며 집단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엘란트라는 아반떼의 북미 수출명이다. 문제가 된 차량은 2011년부터 2016년 사이 생산된 엘란트라와 2013년형 엘란트라 GT, 엘란트라 쿠페 차량이다.
해당 차량들에는 모두 1.8 누우 엔진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해당 차량에서 지속적으로 유사한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피해 차주들은 피스톤 결함으로 인한 엔진 압착이나 정지 등의 결함 발생 가능성을 토대로 현대차에게 집단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현대차는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보증 기간을 연장해 주는 것으로
차주들과 합의를 마쳤다
현대차는 해당 차량에 대한 결함 내용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았지만, 해당 차량의 보증 기간을 연장해 주는 것으로 차주들과 합의를 마쳤다. 문제가 제기된 대상 차량에 대한 엔진 보증 기간을 연장하여 추후 문제가 생길 시 무상으로 조치해 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엔진 문제로 유상 수리를 진행한 차주들 대상으로는 수리비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보상을 전달할 것이라 덧붙였다. 소비자들과의 집단 소송에서 합의에 이르렀음에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집단 소송에 참여했던 한 엘란트라 차주는 현대차 소송과 관련하여 “다시는 현대차를 구입하지 않겠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G80, G70 리콜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 3월에는 G80, G70 차량에 대한 리콜 소식도 전해졌다. 차량 제동 보조 시스템, ABS의 결함으로 쇼트가 발생할 수 있으며, 쇼트로 인해 화재까지 발생할 수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대상 차량은 2017년 ~ 2020년형 G80과 2019년형 ~ 2021년형 제네시스 G70 차량이다.
미국 도로교통공사 NHTSA는 해당 차량 차주들에게 리콜 조치 진행 전까지 차량을 옥외에 주차하라 권고했다. 한편, 해당 차량이 국내 판매되는 모델과 동일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오는 5월 중 국내에서도 동일 차종에 대한 리콜이 진행될 예정이다.
작년에도 엔진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이 진행되었다
현대차의 북미 시장 리콜은 작년에도 진행되었다. 기아 차량을 이용하던 차주들이 지속적으로 결함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미국 도로교통국 NHTSA가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이에 기아 측에선 리콜을 진행했지만, 제조 결함이 발견되어서가 아닌 화재 발생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해당 리콜은 작년 12월에 진행되었으며, 대상 차량은 2012년 ~ 2013년식 쏘렌토와 2012년 ~ 2015년형 포르테, 포르테 쿱 차량, 2011년형 ~ 2013년형 옵티마 하이브리드 차량, 2014년 ~ 2015년형 쏘울, 2012년 스포티지 등이다. 차량 엔진 점검 후 필요시에 엔진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리콜이 진행되었다.
세간을 뜨겁게 달군 세타2 문제로
900억 원의 과징금을 지불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대규모 북미 리콜 이야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세타2 엔진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현대차는 세타2 엔진 결함과 관련된 대규모 리콜을 진행했다. 하지만 리콜 조치 이후에도 소비자들의 항의와 집단 소송이 이어졌다.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2017년, 미국 NHTSA에서 리콜 적정성 조사가 시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리콜 진행 과정 중 보고 관련 문제가 발견되어 과징금이 청구되었다. 결국, 현대차는 지난 2019년, 소비자 집단 소송에 대해 소비자와 평생 보증 합의를 진행하여 20년 6월 검찰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이후 현대차는 900억 원 규모의 리콜 과징금을 NHTSA에 지불했다.
국내 소비자 보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 꾸준히 전해지는 국산차의 품질 이슈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은 내수 차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차의 결함 소식은 북미 시장에서의 꾸준히 전해지고 있으며, 공론화도 자주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국내보다 더 엄격하고 철저하게 조사되어 정확한 원인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내용까지 전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조밀하게 짜인 미국의 소비자 보호 체계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차량의 결함을 포착한 소비자들이 민원을 제기하면, 도로교통국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해당 결함의 원인을 밝히고 이에 대한 책임을 기업에게 묻는다. 덕분에 수십만 대 규모의 리콜이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소식은, 국내 소비자 권익 보호 체계가 제대로 움직이고 있는지 자문하게 한다. 언젠가 국내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권익이 보호받고 있음을 실감할 날이 오길 바라본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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