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 롱레인지 AWD는 1회 완충 시 국내 주행거리는 20인치 휠 기준 370km다. 애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로 만든 전기차는 5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보여 줄 것이란 예상과 크게 벗어난 수치이다. 하지만 같은 현대차 내부엔 한 번 충전으로 887km를 달린 차가 있다고 한다.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가 한 번 충전에 887.5km를 달려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아이오닉 5의 1회 완충 주행거리보다 2.5배 더 긴 주행거리를 보여준 것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차 아이오닉 5에 가려 조용히 성장하고 있는 수소차 넥쏘에 대해 알아본다.
글 김민창 수습기자
평균속도 66.9km/h 속도로
한 번에 총 887.5km 주행한 넥쏘
13일 현대차 호주법인은 유튜브 공식 계정을 통해 넥쏘의 주행 신기록 달성 과정 공개했다. 지난달 26일 랠리 드라이버 브랜던 리브스는 평균속도 66.9km/h로 멜버른의 에센돈 필드에서 브로큰힐까지 824km를 주행한 것이다. 이후에도 주행거리가 남아 실버튼까지 63.5km를 추가로 주행하며 총 887.km을 주행했다.
그는 평균 시속 66.9km로 13시간 6분에 걸쳐 총 887.5km를 주행했는데, 차량과 독립된 GPS 장치에는 903.4km를 주행한 것으로 표시됐다. 심지어 구글맵에 따르면 905km까지도 주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넥쏘는 총 6.27kg의 수소를 100km당 0.706kg 소비 한 것인데,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주행으로 넥쏘는 33명의 성인이 하루에 숨 쉴 수 있는 44만 9,100L의 공기를 정화했다고 전했다. 2018년 949대
2019년 4,987대
2020년 6,781대
현대차의 수소 전기차인 넥쏘는 출시 3년 1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만5천 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수소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한 현대차는 앞으로도 넥쏘를 앞세워 친환경 차 대중화에 속도를 내는 한편, 미래 수소 사회를 적극적으로 구축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넥쏘는 글로벌 시장에서 2018년대에는 949대밖에 팔리지 않았지만, 이듬해인 2019년엔 4,987대를 기록했고, 지난해엔 6,781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판매량이 지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올해는 1분기에만 글로벌시장에서 2,051대를 판매하며 판매 증가세가 가파른 상황이다. 정부의 수소 전기차 보조금
1만 대에서 1만 5천 대로 확대
현대차는 올해 1월 넥쏘의 가격을 낮추면서도 안전과 편의성을 강화한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는데, 여기에 정부는 수소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수를 지난해 1만 대 수준에서 올해 1만5천대로 확대했다. 수소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지역별로 최대 3,750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감안한다면 넥쏘의 실 구매가는 3천만원대로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넥쏘는 전기차와 달리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5분 수준이고, 오염물질 대신 물만 배출한다. 또한, 화석연료로 만든 전기를 써야 하는 전기차보다 오히려 넥쏘가 더 친환경적인 것이다. 현대차가 발표한 내용처럼 수소차는 공기를 정화하는 이점도 있어서 ‘달리는 공기청정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기차에 비해 비싼 충전 비용
수소차 인프라 부족
전기차에 비해 비싼 수소연료 단가, 수소차 인프라 부족, 에너지 효율 등의 단점도 있다. 특히나 내연기관의 엔진과도 같은 수소차의 스텍은 교체 비용만 무려 차값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 수소차를 사려다 포기하는 수요층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겨울철 기온이 떨어지면 충전과정에서 대기중의 수분이 충전기 노즐에 달라붙어 얼게 되는데, 이를 녹이는데 고생을 했다는 차주들의 후기도 있다.
게다가 수소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은 수소차 충전소를 늘리기 어려운 요소 가운데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이보다 더 현실적인 문제는 현재 수소충전소에 들어가는 부품 대부분이 외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심지어 관련 기술자도 해외에서 와야 해, 코로나 19 여파가 수소충전소 확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오닉 5 롱레인지 주행거리 370km
넥쏘 주행거리 609km
현대차가 출시한 아이오닉 5와 넥쏘의 스펙만 놓고본다면, 현대차가 막대한 개발비용을 들여가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왜 만들었나 싶을 정도이다.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아이오닉5 롱레인지의 국내 공인 최대 주행거리는 19인치 기준 390km이고, 20인치 기준 370km이다.
반면 수소차 넥쏘의 공 공식 주행거리는 국내 기준 609km이다. 이는 아이오닉 5보다 200km가 넘는 주행거리 스펙을 지닌 것이다. 동력성능 부분도 동급 전기차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넥쏘의 제원상 스펙은 154마력에 최대토크 40.3kg.m이지만, 실차주들은 전기차와 동일하게 엔진이나 미션이 없어 초반부터 강력한 펀칭감으로 인해 시내 주행이나 도시고속도로의 규정 속도 내에선 출력에 대한 갈증은 없다고 한다.
정부도 전기차 말고 수소차를
밀어주는 게 맞는 처사가 아닐지
이 정도면 국가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확대할 것이 아니라, 수소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확대나 인프라 구축에 좀 더 힘을 써 수소차를 열심히 밀어주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미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출시에 몰두하며 전기차의 원년인 올해만 해도 수십 대의 전기차들의 출시가 쏟아지고 있다.
결국, 현재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과열되고 있고, 수소차는 이제 막 발돋움을 준비하는 단계이다. 게다가 현재 전 세계 수소차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넥쏘가 독보적으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힘만 실어준다면 전기차 시대의 포문을 연 테슬라처럼 자국 기업인 현대차가 수소차 시장의 선두 주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수소차 인프라 구축에도
힘쓰고 있는 정부
정부는 내년까지 전국 고속도로에 수소충전소 60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수소차가 전국 어디서든 30분 이내에 충전소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약 75기에서 5년 안에 450기까지 늘릴 계획으로 수소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처럼 현대차도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을 하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비록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각종 결함과 문제 등으로 여론이 좋지 못한 현대차이지만, 친환경 차가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자국 기업이 수소차 분야 일인자가 되는 걸 굳이 아니꼽게 바라볼 국내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하자 사기꾼이라 하던 미국 네티즌들이 테슬라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1등을 하니 머스크에 열광한 것처럼 말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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