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산 제조사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반도체 수급난 역시 불어닥치며 좀처럼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쌍용은 법정관리에 돌입하기까지 한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폭넓다고 볼 수 없었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느 정도의 선택지를 제공해 주던 국내 제조사들의 부진에 많은 소비자들이 시장 환경을 우려했었으나, 생각 외로 나쁘지 않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수입 제조사들의 활약이 눈에 띄게 상승했기 때문인데, 오늘은 올해 전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 실적을 살펴보며 수입 제조사의 가파른 상승세를 살펴보려고 한다.
글 김성수 인턴
르노, 쌍용, 쉐보레는
작년 대비 판매량이 감소했다
작년 2020년 1월부터 4월 사이 국산차 판매 실적은 총 468,887대이다. 그중 현대차는 42.5%를 차지하는 199,207대를 판매하며 1위의 자리를 차지하였고, 뒤이어 기아가 166,781대를 판매하여 35.6%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였다.
3, 4, 5위는 차례로 르노삼성, 쉐보레, 쌍용이 차지하였는데, 르노삼성은 31,003대를 판매하며 전체 6.6% 점유율을 차지하였고, 쉐보레는 25,750대를 판매하며 5.5%의 점유율을 차지, 쌍용은 23,535대를 판매하며 5.0% 점유율을 차지하였다.
르노삼성의 QM6는 해당 기간 동안 14,746대가 판매되었고, 쉐보레의 스파크가 9,386대, 쌍용의 티볼리가 6,034대가 판매되며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좋은 성적이라고 할 수 없는 실적을 보여주었지만, 올해는 이보다도 더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2021년에 접어들며 르노삼성, 쌍용, 쉐보레는 제네시스에게 마저 판매 실적을 역전당한다. 2021년 1월부터 4월까지 현대차와 기아가 1, 2위로 전체 국산차 판매 실적의 78.5%를 차지하였고, 이어 3위는 제네시스가 46,774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체 점유율의 9.7%를 기록하였다.
4, 5, 6위는 각각 쉐보레, 르노삼성, 쌍용이 차지하였다. 쉐보레는 총 22,818대를 판매하여 국산차 판매량의 4.7%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어 르노삼성은 18,595대를 판매하여 3.8%의 점유율을 보였고, 쌍용은 15,945대 판매, 3.3%의 점유율을 보였다. 3사 모두 5%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기존 준수한 판매량을 보이던
수입 제조사들은 판매량이 증가했다
반면 수입차 판매량은 작년에 비해 눈에 띄게 상승하였다. 작년 1월에서 4월까지의 기간 내 판매된 수입차 1위는 벤츠로 총 22,145대를 판매하였다. 작년 르쌍쉐 3사 가운데 가장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던 쌍용의 23,535대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그러나 2021년에 접어들며 벤츠는 같은 기간 27,652대를 판매하며 3사 중 22,818대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쉐보레마저 뛰어넘었다. 항상 벤츠에 밀려 2위에 머물렀던 BMW 마저 23,502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렇게만 보더라도 최근 수입차 판매 실적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승용차의 누적 판매량은 97,960대이다. 이는 무려 국내 승용차 판매량의 18.7%에 해당하는 수치로, 올해는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내 판매된 수입 승용차의 누적 판매량은 77,405대로,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15.7%였다. 올해는 이보다 3%p가 상승했다. 수입차 점유율 상승에는 역시나 “독3사”라 일컬어지는 세 제조사와 그 외 독일 제조사들이 큰 역할을 하였다.
수입차 판매량 증가는
독3사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작년에 비해 판매량이 무려 24.9%가 상승했다. 거기다 최근 출시된 신형 S 클래스도 출시 첫날에만 수백 대가 판매되었을 만큼 여전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 BMW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42.8%가 상승하며 점유율도 21.2%에서 24.1%까지 상승했다.
아우디도 작년 동기 대비 무려 94.1%가 급등했고, 폭스바겐 역시 17.4%가 상승했다. 이처럼 독일 제조사들의 승승장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던 제조사들의 상승세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지프의 상승세를 주목할 만하다. 2020년 1월부터 4월 간 지프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총 2,029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모델은 올 뉴 랭글러로 총 846대가 판매되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같은 기간 동안 판매한 실적은 총 3,683대로 약 55%p가 상승했다. 올해 판매량 상승을 견인한 주요 모델은 1,059대가 판매된 레너게이드와 1,039대가 판매된 올 뉴 랭글러이다.
불매운동으로 힘 못 쓰던 일본차
렉서스와 토요타도 반등의 기미 보여
일본차 판매량도 조금은 상승세에 접어든 모습을 보여주었다. 불매운동이 본격화되기 이전의 판매량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계속되는 국내 시장 공략의 시도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 비율이 압도적이었다는 것이다.
역시나 친환경 자동차 열풍이 불어오는 추세에 맞춰 덩달아 상승한 하이브리드 차량의 선호도가 일본차 판매 실적에서 여실히 반영되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토요타의 작년 1~4월 기간 판매량은 총 1,654대이며, 주로 판매된 모델은 681대가 판매된 캠리이다.
올해 동기 판매량은 1,881대로 약 13%p가 상승하였고, RAV4가 668대, 캠리가 662대 팔리며 성적 향상을 견인하였다. 렉서스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작년 1~4월 동안 판매된 차량은 총 1,856대로 그중 ES가 1,115대를 차지했다.
올해 동기 렉서스의 판매량은 2,806대를 기록하였으며, 무려 약 50%p 가량이나 상승했다. 판매량 견인에 주된 역할을 했던 차량은 마찬가지로 ES로, 총 1,820대가 판매되었다.
국산차 가격 상승에
오히려 수입차로 눈길이 가고 있다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한 수입차 구매 비율을 보고 일각에서는 “코로나로 장기화로 인한 심리적 보상 소비”라고 보는 시선이 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하다. 주된 원인이 코로나가 아니라 지나치게 상승한 국산차 가격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산차 가격이 하루가 멀다 하고 증가하는 와중,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나머지 국산 제조사가 제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비슷한 가격대의 더 합리적인 선택지로 다양한 수입차들이 제안되면서 소비자들은 나름대로 소비 활로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독점을 우려하는 시각이 없지 않았는데, 결국 국내 시장은 답을 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오토포스트 자동차 판매 실적 프리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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