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전기차의 시대다. 비록 글로벌적인 반도체 공급난으로 출고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의 사전계약 기록만 봐도 전기차의 인기가 얼마나 좋은지 실감할 수 있다.
현대차를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이끌겠다는 포부에 걸맞게 아이오닉 5를 잇는 아이오닉 6, 7 등의 모델을 각각 2022년, 2024년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들의 주행 가능 거리가 알려지자 소비자는 콧방귀를 뀌는 모습이다. 심지어는 “양치기 소년 말은 안 믿는다”라는 반응까지 나오는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는 아이오닉 6, 7의 주행 가능 거리와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정지현 에디터
아이오닉 6는 중형 세단
아이오닉 7은 대형 SUV
전기차의 인기가 뜨거운 요즘,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미국에 출시하면서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관련 정보도 일정 부분 함께 공개했다. 아이오닉 6는 중형 세단이며, 아이오닉 7은 대형 SUV다.
더불어 아이오닉 6는 2022년 하반기, 아이오닉 7은 2024년 상반기 전격 공개될 예정이다. 전기차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현대차 역시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장착한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속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생각된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의 아이오닉 6
1회 완충 시 483km 이상 달린다
아이오닉 6는 현대차 쏘나타 크기의 중형 세단이다. 아이오닉 6는 73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완충 시 483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단일 전기 모터 사양의 최고출력은 218마력이며, 전륜과 후륜에 모터가 각각 얹어진 듀얼 모터 사양의 합산 총 출력은 313마력이다.
아이오닉 6는 패스트백 스타일로 현대차 프로페시 콘셉트카의 디자인 요소가 적용된다. 프로페시 콘셉트카는 공기역학적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전면부부터 후면부까지 이어지는 곡선이 특징이며, 이 특징이 곧 아이오닉 6에 구현될 예정이다.
팰리세이드 크기의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 6처럼
E-GMP가 기반이 된다
아이오닉 7은 현대차 팰리세이드 크기의 대형 SUV로, 6인승과 7인승으로 운영된다. 후륜 단일 모터 사양을 기본으로 듀얼 모터 사륜구동 모델이 출시된다. 사륜구동의 합산 총 출력은 313마력이며, 아이오닉 7에는 100kWh 용량의 배터리가 적용된다. 1회 충전거리는 아이오닉 6와 동일한 483km다.
아이오닉 6, 7은 아이오닉 5와 동일하게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 충전기 이용 시 18분 이내에 약 80%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V2L,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 등을 지원한다.
“신뢰가 전혀 안 간다”
“경쟁력이 있을까…”
그런데 아이오닉 6, 7의 주행 가능 거리가 483km 이상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네티즌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일각에선 “그때쯤이면 다른 전기차들 주행거리가 더 우수하겠지”, “내년 하반기 출시인데 482km 간단다. 550km은 넘어야 하지 않나?”라며 아이오닉 6와 아이오닉 7의 경쟁력에 비판의 목소리를 더하기도 했다.
더불어 몇몇 소비자는 “인증을 받으면 그때 기사 올려라. 설레발치지 말고”, “양치기 소년이 이번에는 어떨지”, “신뢰가 전혀 안 간다”라며 해당 모델들의 주행 가능 거리에 불신을 드러냈다. 어째서 이런 부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일까?
“500km 이상이에요”
사실 최대 405km
앞서 주행거리 이야기에 유독 민감해진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이는 사실상 아이오닉 5 주행 가능 거리 사태 때문이다. 아이오닉 5를 출시할 당시 현대차는 “주행 가능 거리가 500km 이상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실상은 롱레인지마저 애초에 주장한 500km에 한참 모자란 거리를 주행할 수 있었다. 환경부 저공해차 통합 누리집에 따르면, 아이오닉 5 롱레인지 후륜구동 모델은 1회 충전 시 최대 405㎞ 주행할 수 있다.
AWD를 선택하면
370km로 줄어든다
여기에 롱레인지 후륜 구동에서 AWD 옵션을 선택할 경우, 20인치 휠 기준 주행 가능 거리는 370km로, 30km 가량 적어진다. 주행 가능 거리 감소 원인은 300만 원의 추가 옵션인 AWD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륜구동 모델의 경우 전륜에 모터가 추가되는 만큼 공차 중량이 늘어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환경부 인증 사륜구동 익스클루시브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390km, 프레스티지는 370km로 400km를 넘기지 못했다. 저온 주행거리는 익스클루시브, 프레스티지 각각 340km, 344km로 더 낮다.
“이건 허위광고지”
“왜 자꾸 말을 바꾸지?”
아이오닉 5의 실제 주행 가능 거리가 알려지자 당시 소비자는 아래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몇몇 네티즌은 “월급 500만 원 준다고 해서 입사했는데 첫 월급이 370만 원만 나오는 격이다. 여기에 여름엔 에어컨 쓴다고, 겨울엔 히터 틀어준다고 월급 340만 원 준다는 거랑 뭐가 다르냐”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처음부터 500km 달린다고 홍보해서 환상을 심어준 게 문제다. 허위광고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 “주행 가능 거리가 자꾸 달라지는 것도 신뢰감을 잃는 데 한몫했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더하기도 했다.
현대차 EV 사업 전략팀 측은 “글로벌 전기차 성장세가 빨라지면서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수요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라면서 “얼리 메이저리티를 지향하는 전기차 브랜드의 진보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오닉 6는 2022년, 7은 2024년 출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때쯤 되면, 타사의 전기차 주행 가능 거리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앞서 살펴본 몇몇 소비자의 의견처럼 애초에 500km도 되지 않는 주행 가능 거리로 쟁쟁한 경쟁 모델을 제칠 수 있을지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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