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의 드림카라고 불리는 모델이 있다. 여러 모델을 말할 수 있겠지만, 기아 카니발이 그 대표주자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지난해 8월경 출시된 4세대 카니발은 2014년 3세대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풀체인지 모델이어서 뭇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일으켰다.
4세대 카니발은 한층 세련되게 바뀐 디자인과 각종 첨단 사양들로 단숨에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신형 카니발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돼 소비자에게 충격을 가져다줬다고 한다. 자칫하다간 차량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는 중대 결함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는 신형 카니발 결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정지현 에디터
“품질에 더욱 신경 써라”
“카니발 산 걸 후회한다”
기아 신형 카니발은 애당초 정의선 회장이 “품질에 더욱 신경 써라”라고 당부할 만큼 기아 내에서도 특히 관심과 집중 속에 출시됐던 바 있다. 그런데 그런 카니발에 지속적인 엔진 오일 누유 현상이 발생돼 화제다.
최근 한 언론 매체가 카니발 동호회 등을 대상으로 4일간 엔진 오일 누유 현상의 피해자 수를 파악한 결과, 추가로 약 280명의 소비자가 동일한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피해 차주들은 “카니발까지 이런 문제가 생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신형 카니발 산 걸 뼈저리게 후회한다”라며 참담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보닛을 열자마자
누유 흔적이 발견됐다
게다가 몇몇 소비자는 “임시방편일 뿐 리콜 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의지조차 없는 것 같다”라며 기아의 안일한 대처에 입을 모아 분노했다. 실제로 한 소비자는 “출고 후 약 15일이 지나 주행거리가 600㎞밖에 안 되는 신차에서 엔진 오일 누유가 발생해 지금껏 피해를 겪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해당 소비자에 따르면 지난달 구매한 신형 카니발을 구매했고, 차를 인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엔진 오일이 외부로 유출되는 누유 현상을 발견했다고 한다. 비록 그는 자동차 정비 엔지니어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전문가였지만, 사실상 보닛을 열자 누유 흔적이 쉽게 확인돼 전문적인 지식을 동원할 필요도 없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형식적인 답만 돌아올 뿐
그가 공개한 사진의 엔진룸 내 빨간 원을 살펴보면 갈색 엔진 오일이 새어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당 소비자는 자신의 경력과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인맥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파악하려고 나섰으나 생각보다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기아 측은 해당 피해자에게 “조금만 기다려 달라”라는 상투적인 답변만을 내놓았으며, 이에 소비자는 기아의 성실한 대응을 기대하며 수리를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기아는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거나 안내하지 않았으며 이에 그는 2개월여의 시간을 그저 흘려보내게 됐다.
특정한 개인의
특수한 결함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카니발 동호회의 280명을 웃도는 추가 피해자만 봐도 이는 비단 해당 소비자에게만 벌어진 ‘특수한’ 결함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그의 직장에서만 옵션을 제외한 동일한 모델 5대에서도 같은 증상이 확인됐다.
엔진 오일 누유 문제가 제기된 차량의 주행거리는 최소 신차급인 100㎞에서 최대 1만㎞ 안팎이었다. 더 놀라운 건 단 4일간의 조사 결과로 280여 명의 추가 피해자를 확인할 수 있었고, 조사 기간이 길었다면 이보다 더 많은 카니발에서 엔진오일 누유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밸런스캡이 문제였다
소비자는 임시방편으로
오일을 닦아냈다
무려 5,000만 원에 달하는 신차에서 이 같은 문제를 겪은 차주들은 그간 주행 때 불안을 느낀 것은 물론이고 임시방편으로 누유된 오일을 직접 닦는 등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들이 기아를 상대로 확인한 문제의 원인은 밸런스캡의 불량이었다. 엔진 오일의 외부 유출을 막는 밸런스캡이 정확히 맞지 않아 오일이 밖으로 새는 것이다.
누유 문제로 불만을 드러낸 차주들에 따르면, 기아는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문제가 발생한 밸런스캡을 교체하고 위에 실리콘을 도포할 방침임을 전했다. 이에 대다수 피해 차주들은 더욱 분노하는 상황이다.
“리콜해야 하는 거 아닌가?”
“보증기간이 끝나면?”
답답한 심경을 드러낸 피해 차주의 입장을 대신 서술하자면 이렇다. 엔진 누유 현상이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니 만큼, 충분히 리콜 등을 통한 수리를 진행할 수 있음에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려고 하는 제조사의 태도가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실리콘 도포가 쉽게 손상되진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경화에 따른 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그 결과 문제의 밸런스캡에서 추후 누유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무상 수리는 보증기간 안에만 진행하는 만큼 이후 피해를 본 차주는 수리를 위해 일정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불만도 함께 포착됐다.
“디자인만 좋으면 뭐 하나”
“독과점의 폐해다”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어땠을까? 일각에선 “디자인만 번지르르하면 뭐 하나. 정작 차를 구매하면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일본차나 독일차가 우리나라에 공장을 세워서 생산했으면 좋겠다. 현기는 신뢰를 이미 져버린 듯하다”라며 끊이지 않는 결함 문제에 비판을 더했다.
더불어 일부 소비자는 “제보만 280명이지. 나머지는 모르고 계속 타고 있을 것 같은데”라며 추가 피해자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몇몇 네티즌은 “고장이야 날 수 있지만 대응하는 거 보면 아직 구멍가게 수준이다”, “이게 바로 독과점의 폐해다”라며 현대차의 대응 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신형 카니발에서 발견된 엔진 오일 누유 현상에 대해 살펴봤다. 차량 자체에 결함이 발견된 것도 큰일이지만, 이에 대한 제조사의 조치에 피해 차주들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도 큰 문제로 사료된다.
한편, 현재 몇몇 차주는 이미 직접 엔진룸을 열어 누유가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한 뒤 무상 수리를 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대다수 피해 차주의 말처럼, 리콜을 통해 문제가 발생한 모든 차량이 적절한 조치를 받을 때까지 무상 수리가 진행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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