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언급해두고 가겠다. 오늘의 모델은 영광의 주인공이 아닌, 오명의 주인공이 될 예정이다. 길이 6,761mm, 너비 2,438mm, 높이 2,057mm, 휠베이스 4,470mm의 덩치를 가진 오늘의 주인공, 포드 F350 이야기다.
대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F350이 큰 차체를 자랑하듯 주차 구역 2칸을 독점한 사건이 발생했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소식에 의하면, 단순히 한 차량으로 주차 구역을 독점한 것이 아닌, 두 대의 차량으로 교묘히 일정 주차칸을 자신의 전용 주차장처럼 이용하고 있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F350 주차장 빌런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정지현 에디터
최대의 골칫거리
주차문제 또 터졌다
주차와 관련된 일종의 사건들은 하루걸러 하루 나오는 일상적인 문제이자, 나라는 좁고 차는 많은 한국의 최대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최근 한 커뮤니티에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에 불청객이 있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그 불청객은 주차칸을 무려 두 칸이나 사용하며 마치 전용 주차장처럼 주민 공용 주차장을 사용하고 있었다.
글쓴이에 따르면, 관리실에 해당 사건에 대해 조치를 취해달라고 3번이나 건의했음에도 계속해서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관리실도 해당 문제에 백기를 들었는지 불법 주차 스티커를 부착하는 일도 잦아들며,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쏘나타와 F350
환장의 콜라보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다. 위의 사진을 보면 차체가 큰 쉐보레 익스플로러 밴도 정주차를 했지만, 소나타는 주차 구획을 넘어서 총 두 칸의 주차 공간을 독차지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이유 때문일까?
NF 소나타가 저렇듯 삐딱하게 두 대의 주차 칸을 사용하며 주차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차주의 다른 차량, 포드 F350 차량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문제의 차주는 포드 F350과 현대 NF 소나타 두 대의 차량을 소지하고 있다.
문제의 F350 차주 정체는?
그간 어떻게 주차해 왔나
글쓴이가 개인적으로 현대 NF 쏘나타 차량과 포드 F350 차량의 차주를 확인해 본 결과, 해당 차량의 주인은 외국인 남성과 한국인 여성의 부부로 판명됐다. 쏘나타 그리고 F350 차주는 사진에 나온 주차 공간을 본인들의 차량을 주차할 일종의 전용 주차 칸으로 이용하기 위해 이와 같은 일을 벌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해, 현대 NF 쏘나타를 위의 사진처럼 주차해 놓은 후, 포드 F350이 주차할 때면 쏘나타 차량을 빼서 그 자리에 F350을 주차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먼저 주차돼 있던 쏘나타는 다른 공간에 주차하고 있었다.
어떤 날은 총 네 대의
주차 구역을 차지했다
어느 날은 총 네 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 쏘나타와 F350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쏘나타 자리에 F350이 들어가는 게 아닌, F350이 또 다른 자리를 차지하고 나선 것이다. 글쓴이는 “저렇게 주차하는 게 몸에 배어 습관이 되었나 보다”라며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더하여 “미군 부대 인근이라 외국인이 제법 거주하고 있다”라며 “여기로 이사 온 후 살면서 미군 부대에 있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저평가하며 무시하는 성향을 몇 번 봐왔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인생은 실전이라는 걸 알려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일단 신고부터…”
“주차관리비 추가 징수해야지”
“이중주차는 어때요?”
이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어땠을까? 몇몇 네티즌은 “일단 LED랑 철제 범퍼 사진 찍어 신고하세요”라며 불법 튜닝에 대한 신고부터 할 것을 제안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중주차로 막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라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태도를 보일 것을 주장했다.
더불어 “차 특성상 2칸 쓴다면 2칸에 대한 비용을 내면 그나마 되겠죠”, “아니면 주차관리비 추가 징수하고 구석에 넓은 자리 배정해서 거기에 지정석 만들어주면 될 듯”이라며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한편, “그런데 2칸을 쓰면 그만큼 주민의 자리도 없어지는 건데….”라며 위의 의견에 반기를 드는 네티즌도 존재했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라는 말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으리라 생각된다. 외국인 남성이 소지한 차량과 관련해 이와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자, 커뮤니티의 회원들은 “한국에서는 한국 법을 따라야지”라며 맞대응을 하는 상황이다.
큰 차체를 가진 점은 이해한다만, 안 그래도 주차난이 심각한 한국에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주차와 관련된 일은 유독 빠르게 해결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어 더 골치가 아픈 일이다. 아무쪼록 원만한 해결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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