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된 적자로 마힌드라그룹이 지배권을 포기한 후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졌던 쌍용차, 최근에는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회사 회생을 위한 조인식을 가졌다. 2년 무급휴직과 5년 채용 중단 등 자구안에 대해 최종 서명과 함께 성공적 인수합병 추진을 위해 노사가 협력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한편으로는 신차 개발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쌍용차 첫 번째 전기차인 코란도 E모션의 외관을 공개하고 지난 14일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하지만 코란도 E모션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좋지 않은 편이다. 나름 사활을 걸고 개발한 코란도 E모션이 혹평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 이진웅 에디터
현행 코란도를 베이스로
전용 디자인 요소 추가
최근 쌍용차는 코란도 E모션의 외관 사진을 공개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코란도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다 보니 기본적인 디자인 요소는 현행 코란도와 동일하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 그릴이 필요 없기 때문에 내연기관차와는 달리 그릴은 흔적만 남겨놨다. 그리고 그릴 우측 부분에 E모션이라는 레터링이 부착되어 있다. 헤드 램프는 내연기관 모델과 동일하며, 내부에 친환경을 상징하는 블루 라인이 가미되어 있다.
헤드램프 사이에는 크롬 가니시가 적용되어 그릴이 없는 어색한 모습을 약간이나마 해소했다. 안개등 역시 내연기관 모델과 동일한 램프가 적용되었다. 범퍼 하단에는 블루 포인트가 적용되었다.
같은 차체를 사용했다 보니 측면 형태는 내연기관 모델과 완전히 동일하다. 사이드미러와 2열 도어 아래쪽에 있는 블루 포인트와 전기차 전용 휠만이 이 차가 전기차라는 점을 알려줄 뿐이다. 후면 사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내연기관 모델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측면에 살짝 보이는 테일램프가 레드 색상으로 칠해진 것이 아닌 것으로 보아 테일 림프 부분에 약간 변화가 있음을 예상해볼 수 있다.
공개된 외관 정보 외
지금까지 알려진 사양
쌍용차는 지금까지 코란도 E모션의 외관 모습만 공식적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환경부 인증과 내연기관 차에 적용된 사항을 통해 외관 외 다른 사양도 대략적이나마 알 수 있다.
우선 파워 트레인은 188마력을 발휘하는 전기 모터가 전륜에 탑재된다. 현재 2WD 모델만 인증을 받았지만 향후 4WD 모델도 출시될 가능성은 있다.
배터리는 LG화학의 제품이 탑재되었으며, WLTP 기준 1회 충전 시 420km 주행이 가능하다고 하며, 국내에서는 히트 펌프 미탑재 기준으로 306km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그 외 차체 경량화 및 안전성 강화를 위해 쌍용차 최초로 알루미늄 후드를 적용했다. 실내 형태는 기본적으로 내연기관 모델과 큰 차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외관과 마찬가지로 블루 포인트를 가미하고 전자식 변속기를 적용하는 정도의 변화만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옵션 사양은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 딥 컨트롤 패키지, 인포콘을 비롯해 내연기관 모델에 있는 사양이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쌍용차의 상황이 어렵다 보니 개발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유럽에 먼저 출시
국내는 내년에 출시하는 것으로 연기
코란도 E모션은 당초 2분기에 국내 출시 예정이었으나, 내년으로 미루고 올해에는 유럽에 먼저 출시한다고 한다. 한정된 생산량으로 인해 국내보다는 유럽시장부터 공략하는 것이 경영구조 개선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유럽은 자동차 업계 평균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은 1km당 95g으로 책정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며,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이산화탄소 초과 배출량 1g/km당 95유로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로 완성차 회사들이 페널티를 내고 있으며, 우리 역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럽부터 판매하게 되었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 역시 동일한 이유로 유럽에 먼저 출시한 후 국내에 출시한 바 있다.
특히 쌍용차는 세단이나 해치백보다 연비가 낮은 SUV가 주력이다 보니 유럽의 엄격해진 탄소 배출 규제 대응에 불리한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전기차를 빨리 투입하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
쌍용차가 연말까지 계획한 유럽 배정 물량은 대략 3~4천 대 정도로 추정되며, 우선 초도 물량 1천 대가량을 수출해 다음 달부터 판매 시작할 계획이다.
외관 디자인에
대한 혹평
우선 외관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편이다. 사실 내연기관 모델도 출시 당시 크게 혹평 받았다. 쌍용차를 상징했던 코란도가 티볼리와 패밀리룩을 이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코볼리, 티란도, 티볼리 대 등 여러 별명이 붙으면서 혹평을 받았다.
이번에 나온 전기차는 그 코란도의 디자인을 다듬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더 퇴화했다는 반응이 많다. 전면은 너무 부자연스러워 보이며, 중국차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또한 전기차 전용 휠은 깡통사양같다고 하며, 외관 곳곳에 적용된 블루 포인트는 흰색 외관 도장과는 안 어울린다는 평가가 있다.
306km를 인증받은
너무 짧은 주행거리
코란도 E모션의 환경부 인증 주행거리가 306km라는 점도 논란이다. 롱 레인지 기준 동급 모델인 아이오닉 5는 429km, EV6는 475km은커녕 스탠더드 모델의 주행거리인 342km, 370km에도 못 미친다.
코란도 E모션에 주행거리가 긴 롱 레인지 버전이 존재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만약 306km 단일 모델만 나오게 된다면 경쟁력 부분에서 크게 밀릴 가능성이 높다. 사실 아이오닉 5와 EV6도 국내에서 500km 이상 인증 못 받았다고 말이 많았다.
특별히 내세울 만한
사양이 없는 상황
거기다가 현재까지 코란도 E모션에 특별히 내세울 만한 사양이 없는 상황이다. 전기모터의 출력이 경쟁 모델 대비 약하고, 4WD의 적용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아이오닉 5의 경우 동급 대비 넓은 실내와 V2L, 초고속 충전, 디지털 사이드 미러, 솔라 루프를, EV6는 준고성능 GT라인과 고성능 GT를 특화 사양으로 내세운 반면, 쌍용차는 딱히 특화 사양이 없는 상황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것도 아니며, 딥컨트롤이나 인포콘 역시 경쟁 차종에는 이보다 훨씬 발달되어 있다. 알루미늄 후드 역시 딱히 특화 사양이라고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남은 것은 가격 경쟁력
하지만 가격 낮추는 것도 한계가 있다
외관 디자인이 혹평 받고 있고, 주행거리도 낮고, 전기모터 성능도 경쟁 모델 대비 낮으며, 특별히 내세울 만한 사양도 딱히 없으니 이제 남은 것은 가격 경쟁력이다. 만약 저렴한 가격으로 나오게 된다면 단거리용, 세컨카 등 수요로 어느 정도 판매량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 특성상 가격을 경쟁 모델 대비 크게 낮추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일단 배터리 가격이 비싸며, 차값을 너무 낮출 경우 수익성이 악화되 전기차를 출시하는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적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코란도 E모션으로 수익성을 높이지 않으면 지금까지 실시해온 고강도 경영개선 노력이 아무 소용이 없어진다. 코란도 E모션의 예상 가격은 낮아봐야 4,500만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국내 출시 모델에는
개선될 가능성도 있어
쌍용차는 국내 출시를 연기하면서 “우선 해외에 먼저 판매를 시작해보고, 이 경험을 통해 코란도 E모션의 상품성을 보완한 후 내년에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즉 내년에 우리가 구입할 수 있는 코란도 E모션은 현재까지 알려진 사양에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초고속 충전이 추가된다든지, ADAS 기능이 향상된다든지, 롱 레인지 모델을 별도로 출시해 주행거리를 향상시킨다든지, 그 외 쌍용차가 그 기간 동안 새롭게 개발한 기술 등이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 우리는 쌍용차의 말대로 내년에 개선된 모델이 출시되기를 기대해볼 수밖에 없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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