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항상 계획대로 흘러가리란 법이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수많은 보험 상품들에 가입하곤 한다. 하지만 수많은 보험 상품 중에서도 자동차 보험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만 한다. 이유는 사고로 인해 받게 되는 타인의 피해를 최소화시켜주기 위함 때문이다. 하지만 사고 시 보험사의 과실비율로 인해 가장 말이 많은 보험이기도 하다.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가만히 있다가 사고를 당한 차주의 과실비율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보험사는 대체 어떤 이유로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차주의 과실이 더 크다고 하는 것인지 알아본다.
글 김민창 에디터
주차장에서 좌회전해
출구로 나가던 작성자에
그대로 돌진한 제네시스 차량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하주차장 사고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글에 자신의 블랙박스 영상을 함께 첨부해놓았다. 지하주차장에서 출구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던 차주는 좌회전해야 하는 주차장 길목에서 그대로 좌회전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좌회전을 하고 나니 앞에서는 제네시스 차량이 차주 쪽으로 직진을 하고 있었다.
차주는 직진해오는 제네시스 차량을 보고선 속도를 줄여 정차했지만, 제네시스 차량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차주 쪽으로 돌진해 결국 두 차량이 충돌하고 나서야 멈춰섰던 제네시스였다. 영상을 다시 보더라도 블박 차주가 좌회전하고 난 후 제네시스 차량이 바로 앞에 와있는 것이 아닌,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는 상황이었기에 감속했다면 충분히 제동되고도 거리유지가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받히기만 했는데 보험사 측은
더 과실이 크다는 설명을 해 답답한 작성자
하지만 영상만 본다면 블박차주는 제네시스 차주 쪽으로 진행하지 않고 제동한 상태에서 그대로 제네시스 차량에 받히기만 했기에 대부분의 독자도 아마 블박차주의 과실은 전혀 없고, 제네시스의 과실이 아마 100%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에 작성자도 자신은 가만히 있었기에 당연히 본인 과실은 0이라고 장담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보험사 측에선 직진차가 우선이기에 좌회전한 차의 과실이 더 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작성자도 보험사 측의 설명이 맞는 것인지 너무 짜증 난다며 글을 올리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작성자는 상대방 측에서 직진을 계속 주장하면 민사까지 가야 한다며 일이 커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중이었다.
작성자는 과실이 없다 vs
주차장치곤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영상을 확인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아니 저 상황에서 양보해주려 후진 넣고 뒤로 빼려고 했다는 가정하에도 그냥 들이 와서 박는 수준인데 안타깝네요”, “한참 있다 박는데 과실 없어야 정상이지”, “완전히 정차한 상태에서 상대가 와서 박은 거라 과실 인정 못 한다고 하세요”, “직진이고 나발이고 뭘하길래 그냥 갖다 박는 거지?”라며 차주는 잘못이 전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다른 의견을 보인 네티즌들은 “작성자님도 좀 빠르네요”, “저도 완전 멈춘 상태로 2초 정도 후 오토바이가 못 멈추고 추돌했는데 오토바이 4 저 6 나왔습니다”, “무과실은 어렵겠지만 피해자로는 나오겠네요”, “억울하겠지만 현실적으론 각자처리가 최선인듯 합니다”, “사고의 원인은 아니지만, 주차장 속도 치곤 빠릅니다”라며 어느 정도 차주의 과실도 있다는 반응도 있었던 것이다.
일방과실이 나오는 상황은 보통
12대 중과실을 범했을 시 해당
하지만 작성자의 과실은 전혀 없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처럼 차대차 사고에서 일방과실 사례는 흔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상대방의 일방과실이 나오는 상황은 보통 상대방이 12대 중과실을 범했을 시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도로가 아닌 주차장에서 발생한 사고이기에 일반적인 상황이라고는 할 수는 없겠다.
그렇다면 우리가 블박차주의 입장이 돼본다고 한다면, 당연히 멈춘 상태에서 그대로 나에게 다가와 사고를 발생시킨 제네시스 차량의 과실이 100%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교통사고에서는 사고가 나기 전까지의 모든 상황을 고려해야만 한다.
주차장 코너에 진입하기 전
감속하지 않았던 작성자
이점을 인지하고 영상을 다시 본다면 작성자는 좌회전하는 당시 앞쪽 상황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코너에 진입하기 전에 감속을 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감속하지 않은 채로 바로 코너를 진입했던 작성자의 행동을 보험사 측에서는 충분히 과실로 잡을 수 있는 부분이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내놓자 작성자는 “여러분들의 의견 감사합니다. 평소의 저를 반성하게 되네요. 평소에도 좌회전할 때 일시 정지를 항상 하지 않았고, 속도만 적당히 줄이고 진입했습니다. 어제는 딸도 아프고 도로도 아니라 빨리 병원 가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진입했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라며 자신의 과실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댓글을 쓰기도 했고, 여기에 “상대 쪽은 7대3 피해자라고 주장하네요. 거기에 법인 차라 차주는 거의 신경도 안 쓰는 듯, 길게 가봐야 피곤할 거 같네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루에도 600건이 넘는
주차장 접촉사고가 발생
현재 자동차가 현대인들의 필수품이라고 할 만큼, 내 집은 없이 살아도 내차 하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 만큼 2000년엔 1,200만대에 불과했던 차량 등록 대수는 2016년에 2,100만대를 넘어서며 약 18년 만에 두 배가 넘는 차량이 등록되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서 주차공간은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마트, 백화점, 아파트 등 우리는 매일매일 주차 대란과 함께 주차장 접촉사고의 위험에 늘 노출되어 있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하루에도 600건이 넘는 주차장 접촉사고가 현재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객관적인 자료의 확보
우리가 접촉사고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챙겨야 할 중요한 사항은 뭐니 뭐니 해도 객관적인 자료의 확보이다. 아무리 내 과실이 없다고 우겨봤자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면 과실 여부를 입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주차장 접촉사고 역시 일반적인 교통사고와 마찬가지로 사고현장을 촬영하는 것이 우선이다. 사고현장은 본인과 상대 차량의 진입 방향을 촬영하고, 원거리에서 주차장 형태가 모두 나오게끔 한 장 더 촬영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차량이 접촉된 상태, 접촉된 부위, 파손된 부위 등 사고 부위를 근접 촬영해두면 수리비와 관련된 과대 수리, 확대 수리와 같은 분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골치 아픈 일을 미리 방지하려면
언제 어디서든 방어운전
사고란 우리의 예측을 피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보험에 들어 만약에 상황에 대비하지만, 오늘 사건의 주인공처럼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에도 자신에게 더 많은 과실비율로 인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오늘 글의 주인공인 작성자는 처음엔 자신의 과실에 대해 억울함을 표명했지만, 이후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며 앞으로 안전 운전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우리도 오늘 사건처럼 과실비율로 인해 골치 아픈 일이 생기는 걸 미리 방지하기 위해선 언제 어디서든 방어운전과 안전 운전을 실천해야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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