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게 위치한 헤드램프 탓에 이른바 “눈뽕티지”라는 별명을 가졌던 모델이 있다. 바로 기아의 스포티지다. 최근 이 스포티지가 5세대로 탈바꿈하며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한눈에 봐도 외관 디자인이 대폭 변화했고, 특히 이번에는 사전계약의 시작과 함께 사양까지 전격 공개돼 화제다.
그런데 소비자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심지어 “이런 것까지 묶어서 판다고?”라는 반응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패키지 옵션에서 생각지 못하게 묶여서 팔리는 옵션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옵션은 말그대로 옵션이기에 선택하지 않으면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과연 스포티지의 옵션은 정말 ‘옵션’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기아 스포티지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정지현 에디터
1993년 첫 출시
이번에는 5세대가 출시됐다
기아의 대표 준중형 SUV로 불리는 스포티지는 지난 1993년 첫 출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8년의 역사를 기록 중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기아가 5세대 스포티지에 대한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지난해 나온 일명 ‘형제차’ 4세대 투싼과 준중형 SUV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5세대 스포티지는 2015년 4세대 모델 출시 이후 6년 만에 풀체인지된 모델이다. 신형 투싼과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 신규 플랫폼인 I-GMP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I-GMP 신차들은 길이가 길어져 내부공간이 확대되고, 충돌안전성 및 주행감 등이 개선된 공통점이 있다.
차체 크기 정보와
엔진 라인업 변화
신형 스포티지는 길이, 너비, 높이가 각각 4,660mm, 1,865mm, 1,660mm이며 휠베이스는 2,755mm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보면 각각 175mm, 10mm, 25mm, 85mm 증대됐다. 경쟁 모델로 일컬어지는 4세대 투싼과 비교해 보면 스포티지가 길이는 30mm 길지만, 높이는 5mm 낮다.
엔진 라인업에도 변화가 있었다. 신형 스포티지는 가솔린 1.6터보, 디젤 2.0, 하이브리드 등 3가지 엔진을 갖춘다. 가솔린은 최대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f·m이며 디젤은 186마력, 42.5kgf·m다. 이전 모델 대비 출력 기준으로 30~50마력가량 강력한 엔진이 탑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별도 출시
각 모델의 가격은 어떨까?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 디젤과는 별도로 후에 출시될 전망이며, 아직 정확한 사양 정보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같은 엔진을 공유하는 투싼 하이브리드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싼 하이브리드는 모터 최대출력이 44.2kW이며, 최대토크는 264Nm을 발휘한다.
가솔린 모델의 트림별 가격을 살펴보면, 트렌디 2,442만 원, 프레스티지 2,624만 원, 노블레스 2,869만 원, 시그니처 3,193만 원이다. 2.0 디젤 모델의 트림별 가격은 트렌디 2,634만 원, 프레스티지 2,815만 원, 노블레스 3,061만 원, 시그니처 3,385만 원이다.
“네가 왜 여기서 나와..?”
이해하기 힘든 패키지 구성
그간 기아 모델들은 일명 “옵션 장난질”이 심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이번 스포티지에도 그런 경우가 발견되는지 확인해 봤다. 아쉽게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옵션이 패키지로 묶여있는 경우를 살펴볼 수 있었다.
예컨대, 12.3인치 내비게이션 패키지 중 트렌디-프레스티지에서 독립제어 풀오토 에어컨, 공기청정 시스템이 패키지로 묶여있던 것, 프리미엄 사운드 패키지에서 크롬 인사이드 도어핸들이 포함돼있는 것이 그것이다. 여기에 LED 실내등을 위해 번호판 램프, 도어 스팟 램프 등까지 묶어서 패키지로 사야 하는 경우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성비 차량을
사려면 어떤 트림과 옵션?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스포티지를 어느 가격대 정도에, 어떤 옵션을 구성해서 사는 게 현명할까? 가성비 트림으로 살펴보자면, 이렇게 제시할 수 있겠다. 가장 싼 가솔린 1.6 터보 트렌디에 컨비니언스 패키지,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 12.3인지 내비게이션 패키지 추가하는 것이다.
먼저 가솔린 1.6 터보 트렌디 트림의 기본 가격은 2,442만 원이다. 컨비니언스 패키지 85만 원, 드라이브 와이즈 100만 원, 12.3인치 내비게이션 165만 원까지 더하면 최종 가격이 2,792만 원으로 약 2,800만 원 정도다. 이 중 12.3인치 내비게이션은 트렌디 트림에서 컨비니언스 적용 시에 선택 가능하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또 다른 추천 트림과 옵션
기존 모델 중 가장 인기가 좋았던 차량은 가솔린 2.0 2WD 모델의 프레스티지 트림이다. 이에 단순 예상을 해보자면, 하이브리드 차량을 제외하고 먼저 출시된 디젤과 가솔린 모델 중 가솔린 1.6 터보 모델의 프레스티지 트림이 좀 더 인기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가솔린 모델에서 프레스티지 트림을 선택하고, 옵션은 모니터링 잭 패키지, 드라이브 와이즈, 12.3인치 내비게이션을 선택해보자.
가솔린 모델 프레스티지 트림의 기본 가격은 2,624만 원이다. 모니터링 잭 패키지 값은 110만 원, 드라이브 와이즈 값은 100만 원, 12.3인치 내비게이션은 165만 원이다. 컨비니언스 패키지는 기본으로 탑재돼 있으며, 모니터링 잭 패키지는 12.3인치 내비게이션을 적용 시 선택 가능하다. 최종 가격은 2,999만 원으로 약 3,000만 원이다. 만약 여유가 있다면 전자식 4WD를 선택해도 좋을 듯하다. 4WD 값은 200만 원이다.
“선택 안 하면 되는 거지”
“이걸 다 묶어서 파네”
이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은 어땠을까? 일각에선 “이게 왜 옵션질인지… 그냥 선택의 폭을 넓혀준 거 아닌가? 물론 비싸지만”이라며 옵션은 말 그대로 옵션이기에 원하면 선택하고, 원하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으면 된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하지만 대부분 네티즌은 “옵션보다 쓰러지겠네”, “이걸 다 묶어버리네”, “비싸, 안 사, 사실 못 사”라며 옵션 패키지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하나가 꼭 필요하면 다른 것까지 패키지로 사야하는 게 너무 불편하다”, “이렇게 되면 결론은 풀옵션인가”라는 반응까지 포착될 정도였다.
사실 일부 소비자의 발언처럼 옵션은 말 그대로 ‘선택권’이기에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탑재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필수 옵션이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그 어원에 모순되는 일이다. 하지만 어원이 무엇이었든 결국에는 필수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옵션이 있는 실정이고, 하나의 옵션을 구매하기 위해서 패키지를 선택해야만 한다.
차라리 모든 옵션이 개별화되어 소비자가 처음부터 맞춤형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허황한 생각일 수 있지만, 언젠가 한국에서도 포드의 F-150처럼 한 자동차의 다양한 옵션을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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