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커뮤니티에 교통사고 영상이 올라왔다. 그런데 제목이 눈에 띈다. “스쿠터 운전자와의 비접촉 사고. 정말 저의 과실이 있는 걸까요?” 해당 글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은 뜨겁다. 조회수는 5만 회를 훌쩍 넘었고, 추천 수는 635에 댓글은 무려 580개 가량이 달렸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이 사건은 인기 유튜브 채널, ‘한문철 Live’에도 올라간 사건으로, 모두가 인정할 만한 “억울한 사건”에 해당한다. 보험 업계에서 일한다는 스쿠터 운전자의 딸 말대로, 자신에게 정말 과실이 있는 건지 괴로워, 그 트라우마로 운전대를 잡지 못하겠다는 글쓴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글 정지현 에디터
비접촉 사고의 전말
처음부터 되짚어보자
스쿠터 비접촉 사고라니, 무슨 일이었던 걸까? 커뮤니티에 올린 블랙박스 자료 영상을 보면, 글쓴이는 차 두 대가 교행이 안 되는 도로에서 마주 오는 차량에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 오른쪽에 잠시 차를 대고 있었다.
그런데 차량 몇 대에 자리를 양보한 후, 자신도 나가 보려는 찰나 내리막길을 주행하던 스쿠터가 혼자 픽하고 쓰러졌다. 글쓴이는 “속도가 빨라 감속이 안 돼 넘어진 것으로 보였다”라며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차례에 맞게 들어갔을 뿐
“아니, 왜 거기서 나와요?”
영상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글쓴이가 과격한 운전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천천히, 자신의 차례에 맞게 갔을 뿐이다. 그럼에도 글쓴이는 스쿠터가 넘어진 것을 보고 놀라 운전자에게 “괜찮냐”라고 물어보러 나갔다.
그런데 스쿠터 운전자는 오히려 글쓴이에게 “왜 거기서 나오냐”라며 화를 냈다. 글쓴이는 “본인이 내려오시다가 혼자 넘어지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그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는지 스쿠터 운전자는 자신의 딸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휴대폰을 건네어받자
딸이 보험사 직원?
스쿠터 운전자는 본인의 딸과 통화를 하더니 갑작스럽게 휴대폰을 운전자에게 건네어줬다. 전화를 받은 글쓴이는 황당한 말을 들었다. 스쿠터 운전자의 딸이 보험 접수를 요구한 것이다. 글쓴이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다. 왜 보험처리를 해줘야 하냐”라며 거부했다.
하지만 스쿠터 운전자의 딸은 계속해서 보험처리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고 보니 그는 보험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었고 글쓴이에게 과실이 있다며 접수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글쓴이가 “못 해주겠다”라고 말하니 “그렇다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라는 황당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유튜브 채널에도 소개
“먼저 확인해야 할 게 있어요”
글쓴이는 화가 나 “신고하라”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스쿠터 운전자의 딸이 보험사 직원이라고 하니 막상 겁이 났다고 전했다. 상대는 전문가인데, 혹여나 나중에 혼자서 감당이 되지 않을까 봐 걱정됐던 것이다. 글쓴이는 자신한테 잘못이 있는지 아직까지도 의문인 상태다.
앞서 말했듯 해당 사건은 유튜브의 ‘한문철 Live’ 채널에서도 소개됐다. 한문철 변호사에 의하면,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양방향 모두 통행이 가능한 도로였는지에 대한 여부다. 왜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도로였는지에 대한 여부가 중요할까?
일방통행은 아닌 듯하다
전동 킥보드인지도 확인 필요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일방통행 도로였다면, 역주행한 글쓴이의 과실도 있겠지”라며 의견을 덧붙였다. 이러한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글쓴이는 커뮤니티에 추가로 사고 상황 이전의 블랙박스 영상까지 올리며 자신의 과실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뒀다.
실제로 글쓴이가 올린 영상을 살펴보면, 분명 일방통행 도로는 아니었으며 글쓴이는 마주 오는 차량에 양보했을 뿐이었다. 더불어 몇몇 소비자는 “만약 스쿠터가 사실 전동킥보드면 어떡하지? 그러면 자동차 운전자한테도 과실이 부여되는 경우가 많던데”라며 걱정했다. 실제로 한 변호사 역시 상대의 스쿠터가 앉아서 타는 전동킥보드였는지의 여부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스쿠터 운전자 과실 100%
“스쿠터 진짜 뻔뻔하다”
해당 채널에서 투표를 진행한 결과, 글쓴이의 과실 없이 스쿠터 운전자의 과실이 100%로 나왔다. 한 변호사 또한 같은 의견이었다. 그는 “내리막길에서는 속도를 줄이는 게 당연하다”라며 “글쓴이 차량과 스쿠터의 거리도 꽤 있는 상황 같다”라고 언급했다.
유튜브 댓글을 살펴봐도 스쿠터 운전자를 향한 네티즌의 부정적인 반응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일각에선 “스쿠터 운전자 진짜 뻔뻔하다”, “딸이 보험 관련 사기꾼인가 보네”, “왜 혼자 넘어지냐”, “운동신경을 탓해야지 무슨 차주 탓을 하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건 절대 과실 아니다”
“스쿠터 운전자의 운전 미숙”
커뮤니티에서 포착한 네티즌의 반응도 비슷했다. 일부 네티즌은 “이건 절대 과실 먹으면 안 됩니다”, “어이가 없어서 욕도 안 나온다”, “대인 거부, 보험 거부, 민사로 소송하라고 하세요”, “신고하라고? 경찰 신고하면 본인들이 손해인 상황 같은데”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더불어 “스쿠터 운전자의 운전미숙이다”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몇몇 네티즌은 “만약 자동차가 아니라 사람이 서 있었다면 어떨까? 사람 보고 브레이크 잡았다가 저렇게 넘어졌다면 그걸 서 있던 사람한테 과실을 물을까?”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도로 위는 또 하나의 세상과 같다. 그만의 법과 그만의 매너가 존재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2015년에 개봉한 영화 <킹스맨>에 유명한 대사가 하나 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대사다. 맞는 말이다. 정말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하지만, 내가 신사적으로 굴었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나에게 매너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은 서글프다. 오늘 영상만 봐도 글쓴이는 마주 오는 차량에 양보하는 매너를 보여줬지만, 스쿠터 운전자는 되려 “방귀 뀐 놈이 성내듯” 자신의 잘못에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글쓴이가 추가적으로 올리는 근황에 의하면, 보험사에서 보험가입증명원 경찰에 제출 하지 않도록 관리해주고 있다고 한다. 보험가입증명원을 제출하면 자신이 가해자라고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일이 잘 풀려 글쓴이가 억울한 과실을 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