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라고 하던가. 현대차의 야심 찬 도전이 딱 이 속담과 걸맞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35년 만에 현대차가 픽업트럭의 본고장이라고 불리는 미국에 출사표를 던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부에 위치한 관광지의 이름을 본 딴 싼타크루즈로 말이다.
그런데 최근 싼타크루즈의 가격이 공개되자 뭇 소비자 사이에서 화제가 일고 있다. 싼타크루즈의 경쟁 모델로 일컬어지는 포드의 매버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탓이다. 혹자는 “이제 싼타크루즈는 끝났다”라고 말하는 반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말하는 소비자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상반되는 반응이 나오게 된 것일까?
글 정지현 에디터
싼타크루즈가 매버릭보다
450만 원가량 비싸다
최근 현대차 미국 법인이 싼타크루즈의 가격을 공개했다. 싼타크루즈는 북미 전략형 모델로 출시된 모노코크 보디 형식의 도심형 및 레저용 소형 픽업트럭이다. 미국 앨라배마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서 생산되며, 국내 출시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은 2만 3990달러, 즉 한화로 약 2,700만 원부터 시작된다. 경쟁 모델인 포드 매버릭보다 4,000달러, 한화로 약 450만 원가량 비싼 가격이다. 싼타크루즈의 가격이 공개되자, 일부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는 ‘당황스럽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쟁 모델인 포드 매버릭의 시작 가격은 1만 9,995달러, 즉 한화로 약 2,290만 원이기 때문이다.
“제정신인가 자신감인가”
기본 사양이 풍부한 탓이다?
포드보다 비싼 동급의 현대차라니. 몇몇 독자들은 뒷목을 잡을 수도 있겠다. 심지어 일각에선 “현대차 이거 제정신인가 자신감인가”라는 반응까지 포착되고 있다. 물론 몇몇 소비자 사이에선 “싼타크루즈 기본 모델의 안전 및 편의 사양 등이 매버릭을 앞서기 때문에 이렇게 가격이 형성된 것이다”라는 반응도 포착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각 모델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과연 싼타크루즈의 갖가지 사양들은 매버릭을 앞서고 있을까? 판단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에게 맡기겠다. 먼저 싼타크루즈부터 시작해보자.
싼타크루즈 기본트림
이런 특징이 있다
싼타크루즈는 기본 트림 SE를 시작으로 SEL. SEL 프리미엄, 리미티드 등 4개 트림으로 운용된다. 외장색은 아이스 화이트, 팬텀 블랙, 햄프턴 그레이, 세이지 그레이, 블루 스톤, 데저트 샌드 등 6가지 선택지가 준비된다.
SE 트림은 4기통 2.5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 기반이다. 최고 190마력, 최대 약 24.8㎏f·m의 성능을 내는 조합이다. 견인 능력은 일반 가솔린 약 1,590㎏, 적재 용량은 약 792㎏이다.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와 호환되는 8인치 디스플레이, 하이빔 어시스트, 차선 유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경고 등이 기본으로 탑재되는 점도 눈에 띈다. 구동방식은 전륜구동이지만, 사륜도 선택 가능하다.
SEL트림은 운전석 열선시트부터
10.25인치 디지털 클리스터까지 추가
SEL의 파워트레인은 기본 트림과 동일하다. 하지만 푸시 스타트 버튼, 운전석 열선 시트, 열선 내장 사이드미러, 사각지대 충돌 회피 보조, 커넥티드카 서비스 ‘블루링크’,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등이 추가된다. 그리고 여기에 편의·안전품목으로 가죽 마감 스티어링 휠 및 기어 노브, 자동 조광 룸미러, 스마트폰 액세스 등이 더해진다.
여기에 세부 구성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액티브 패키지’를 선택 가능하다는 안내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SEL 트림부터 4기통 2.5L 터보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며, 8단 듀얼 클러치와 조합을 보인다.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42.8㎏f·m, 견인능력 약 2,270㎏ 등의 성능을 갖춘다.
리미티드 트림은
옵션이 더 추가된다
최상위 리미티드 트림은 SEL트림의 구성에 내비게이션이 탑재된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통풍 및 열선 시트, 열선내장 스티어링 휠, 다크 크롬 외장 장식과 20인치 알로이 휠 등이 더해진다.
여기에 방향지시등을 켜면 클러스터에 옆 차선 상황을 영상으로 띄우는 사각지대 감지 시스템도 포함된다. 싼타크루즈 최상위 모델의 가격은 3만 9,720달러, 즉 한화로 약 4,550만 원이다. 2.5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DCT 변속기, 사륜구동이 기본이며, 최고출력은 279마력이며, 최대 견인력은 2,268kg이다.
포드 매버릭은 어떨까?
기본 파워트레인부터 살펴보자
포드 매버릭은 XL트림, XLT트림, LARIAT 트림으로 이뤄져 있다. 각각의 가격은 1만 9,995달러, 2만 2,280달러, 2만 5,490달러다. 포드 매버릭의 기본 파워트레인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춘 2.5L 4기통 엔진이며, 무단 변속기와 조합돼 191마력의 힘을 낸다. 포드에 의하면, 매버릭은 한 번의 연료 충전으로 805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최대 견인력은 907kg이다.
더 높은 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는 일정 가격을 더 주고 2.0L 에코부스트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 2.0리터 에코부스트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은 250마력, 최대토크는 38.3kgm다. 전륜구동 기반의 사륜구동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4k 견인 패키지 선택 시 최대견인력은 1,814kg이다.
적재함과 실내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신형 매버릭의 적재함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공간을 구성할 수 있는 특수 스탬프 슬롯이 적용됐다. 적재함과 실내에 110V 콘센트가 추가됐는데, 이는 외부에서 전기를 쓰기 위해 차량의 배선과 전기 시스템을 튜닝했던 기존 매버릭 소비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내에는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와 포드 SYNC3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지원하는 8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도어 컵홀더에는 1L 용량의 병을 똑바로 세울 수 있으며, 도어 포켓에는 노트북을 넣을 수 있다. 여기에 2열 하단 수납함도 적용됐다.
싼타크루즈와 매버릭. 이들을 향한 소비자의 반응은 어땠을까? 일각에선 “싼타크루즈에 기본 옵션이 좀 더 들어가 있는 게 사실이긴 하네”라는 반응이 포착되는 반면, “옵션 좀 추가해서 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나라면 포드 매버릭 살 것 같다”, “포드 매버릭 딱 좋다”, “싼타크루즈보다도 진짜 만약에 포드가 매버릭 국내 출시하면 쌍용은 끝일 듯”이라는 반응이 있는 등 소비자의 의견은 첨예하게 갈렸다.
몇몇 네티즌은 “현지 시장 반응은 어떨까?”라며 궁금해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해외 네티즌은 “RIP 싼타크루즈 (2021-2021)”라며 포드 매버릭의 손을 들어주는 반응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국내외에서 싼타크루즈의 경쟁력에 우려의 목소리를 더하는 상황이다. 과연 야심 차게 데뷔한 국산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는 북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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