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미니밴의 선두주자 카니발, 옛날에는 아이가 많은 가정에서 요즘에는 아이가 적거나 없는 가정에서도 세단이나 SUV 대신 패밀리카로 선택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심지어 혼자 타는 사람들도 카니발을 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난해 4세대 모델이 출시되고 난 후에는 카니발의 인기가 더 높아져 매번 판매량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판매량이 많은 점은 좋은 일이지만 부작용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카니발을 구입한 꽤 많은 운전자들이 난폭운전 혹은 보복운전을 하다 보니 차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나빠졌다. 최근에는 고속도로에서 한 카니발 운전자에게 보복운전을 당한 사례가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어 ‘카니발은 과학이다’등 이미지가 실추되기도 했다.
글 이진웅 에디터
퇴근시간이라 정체 중
이 와중에 안전거리 무시하고
끼어들기를 실행한 카니발
한 커뮤니티에서 ‘보복운전 신고 가능할까요? 영상 추가’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퇴근길에 외곽순환고속도로 1차로를 주행 중이었다. 해당 장소는 항상 정체구간인데, 퇴근시간도 겹쳐서 차가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정체구간을 주행 중이던 그때, 2차로에서 주행 중인 카니발이 안전거리를 무시하고 1차로로 들이밀었다. 글쓴이는 공간도 없어서 비켜주지 않았고, 경적을 울리면서 차 안에서 혼자 욕을 했다고 한다.
글쓴이가 비켜주지 않아서였는지, 경적 때문에 화가 나서였는지 상대 카니발 차주가 창문을 내리고 글쓴이에게 욕을 했고, 이후 억지로 차를 들이민 다음 고속도로에서 정차 후 글쓴이의 차로 와서 욕을 했고, 글쓴이는 차에 타 있는 상태에서 창문만 내려 받아쳤다.
글쓴이가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니깐 카니발 차주는 차를 타고 도망갔는데, 보복운전 정체구간 끼어들기 위반 신고 가능하냐면서 글을 마쳤다.
“카니발은 과학이다”
카니발 차주에게 쏟아지는 비난
위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카니발 차주들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반응을 살펴보면 “카니발은 과학이다”, “진짜 대단하다 대단해”, “요즘 카니발 운전자들 보면 도 넘은 사례가 너무 많다”, “절대 봐줄 필요가 없다” 등이 있다.
그 외에도 “강력한 처벌부터 정신과 상담 진단서 끊어서 합의금까지 두둑이 받아내라”, “처벌 가능하다. 금융 치료 가자”, “후기 꼭 부탁한다” 등도 있다.
위 사례의 경우
처벌 수위는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해당 카니발 운전자가 받을 수 있는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 될까? 우선 처음에 글쓴이의 차로 끼어들 때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았다. 이 부분은 제차신호조작불이행이라는 항목으로 과태료 3만 원이 부과된다.
끼어들기 금지 위반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위의 카니발 끼어들기 행위는 차량이 혼잡한 러시아워 시간에 무리하게 차량 사이를 비집고 끼어드는 것에 해당되며, 도로교통법 규정에서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정차하거나 서행하고 있는 차 앞으로 끼어들지 못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로 적발될 경우 과태료 4만 원이 부과된다.
보복운전 혐의도 성립이 가능하다. 보복운전은 특정 운전자를 향해 난폭운전하는 것으로, 단 1회만 실시해도 성립된다. 고속도로 위에서 글쓴이의 차 앞에 무리하게 끼어들고 정차해 사고를 유발할 뻔했으며, 모자라 차에서 내려 글쓴이에게 욕까지 했기 때문에 특수협박이 성립될 수 있다.
보복운전은 형사처분 대상으로, 특수협박 혐의가 인정되면 7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해당하고, 형사입건 시 벌점 100점이 부과되어 면허 정지가 100일간 이뤄지고, 기존에 벌점을 받은 적 있다면 누산점수에 걸려 면허 취소가 될 수도 있다. 구속 시에는 벌점에 상관없이 면허가 바로 취소되고 결격 기간 1년이 부과된다.
국내에서는 어러 도로교통법을 동시에 위반하면 가장 센 하나만 적용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보복운전(특수협박)으로 처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관이나 소송 갔을 시 판사의 판단에 따라 처벌은 달라질 수 있다.
요즘 카니발로
난폭운전, 보복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몇 년간 난폭운전, 보복운전 등 사례를 보면 해당 차량이 카니발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 물론 모든 카니발 운전자가 그런 것은 아니고, 1세대와 2세대 카니발 운전자는 대체로 얌전한 반면, 3세대와 4세대 카니발 운전자들이 난폭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옛날에 K5 타고 난폭운전하던 사람들이 차를 카니발로 바꾸면서 난폭운전을 계속한다’라는 말도 운전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10년 전, K5가 처음 출시될 당시 훌륭한 디자인 덕분에 많은 젊은이들이 K5를 사고, 난폭운전을 많이 했는데, 시간이 지나 이들이 결혼하면서 카니발로 교체한다는 것이다.
뉴스 보도까지 나온 사건
카니발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켰다
심지어 몇몇 사건은 뉴스 보도까지 나올 만큼 파장이 컸고, 카니발의 이미지가 대폭 나빠지는 계기가 되었다. 대표적으로 제주도 카니발 폭행 사건과 속초 카니발 폭행 사건이 있다.
제주도 카니발 폭행 사건은 2019년 제주도에서 있었던 사건으로, 카니발 운전자가 난폭운전을 하자 이에 깜짝 놀란 피해자 아반떼 운전자가 카니발 운전자에게 항의를 했다. 이후 격분한 카니발 운전자가 차를 세우고 아반떼 운전자에게 다가와 유리창을 파손, 생수통을 던지고 폭행했다. 피해자의 아내가 증거를 남기기 위해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했으나, 카니발 운전자는 이를 빼앗아 던져 파손시켰다.
폭행 당시 뒷좌석에는 아이들이 타고 있었으며, 아이들은 정신적인 충격을 크게 받아 2개월 치료를 진단받았따고 한다. 이후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사건이 경찰에 접수되었으며,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카니발 운전자는 구속영장이 신청되었으며, 작년 6월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되고 법정 구속되었다. 하지만 8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사건 당시 만삭의 아내 진료를 위해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점, 1심 판결 이후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했다며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속초 카니발 폭행 사건은 올해 3월, 한 여성 운전자가 자신의 옆을 지나가 차로 변경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카니발 차주가 속도를 내 따라붙은 뒤, 경적을 연신 울렸다. 그리고 신호 대기에 걸리자 답배를 물고 차에서 내린 뒤 여성 운전자에게 따지러 갔다.
이후 여성이 차에서 내리자 카니발 차주는 여성 운전자를 밀쳤고, 여성 운전자도 카니발 차주를 밀쳤다. 이후 몸싸움으로 번졌다. 주변 사람들이 말려 상황은 진정되었으나, 차를 뺀 뒤 다시 몸싸움이 이어졌다. 여성 운전자는 손가락 힘줄이 끊어지고 인대가 파열되어 전치 6주 이상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여성 운전자는 ‘그때 뒤에 쫓아와서 그렇게 할 정도면 자신이 여기에서 나가고 나서도 쫓아올 거 같아 겁난다’라고 말했다.
사건 당시 카니발 운전자는 아내와의 이혼소송 때문에 기분이 나쁜 상태였으며, 이후 여성 운전자를 찾아가 무릎 꿇고 사과했으나 받아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카니발 운전자가 처벌을 받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위의 제주도 카니발 폭행 사건과 달리 쌍방폭행인 점이 명백히 드러나 여성 운전자의 대응이 아쉽다는 반응도 있긴 했지만 “애초에 시비를 걸 상황이 아닌데 왜 쫓아가나”, “여자랑 치고받고 싸우는 게 창피하지도 않나”, “자신보다 약해 보이니깐 세게 나오는 거 봐라”, “카니발은 과학이다” 등 반응을 보이며 3세대 카니발에서 나빠진 이미지가 4세대 카니발에서도 이어졌다. 이런 사건이 계속 이슈가 되다 보니 카니발을 구매하려던 소비자들도 이미지 때문에 구매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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