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다”. 말은 쉽지만, 사실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쌍용차에게는 어느 정도 해당하는 말이기도 하다. 쌍용차는 현재 계속되는 위기 속에서도 무기력해지기보다는, 어떻게든 살길을 찾고 또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코란도 이모션도 그 노력의 일환이다.
다만, 모든 일이 노력을 한다고 빛을 보게 되는 것은 아니다. 코란도 이모션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관련 업계는 전기차 기술을 선보이려고 노력한 쌍용차에 “용썼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대다수 소비자는 “제발 티볼리 디자인은 그만”이라며 비판을 더하고 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성능도 소비자의 불만 거리 중 하나였다. 코란도 이모션의 실물 사진과 함께 디자인, 성능 모두 살펴보도록 하자.
글 정지현 에디터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전기차, 역동성, 고객의 감성
쌍용차는 그동안 프로젝트명 ‘E100’으로 개발해 온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신차명을 ‘코란도 이모션’으로 확정했다. 코란도 이모션은 이미 평택 공장에서 본격 양산에 돌입한 상태다. 코란도 이모션의 이름은 코란도 브랜드의 가치 계승과 전기차와 역동성 그리고 고객의 감성에 충실하자라는 의미를 내포했다.
코란도 이모션은 반도체 수급 및 협력업체 부품 공급 상황 등 제한된 생산량으로 인해 오는 10월경 유럽 시장에 우선 출시되고 이달 중 해당 물량이 선적될 방침이다. 국내 시장에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을 고려해 출시 일정을 조율해 나간다고 알려져 있다.
디자인은 어떨까?
유려한 형상과 넉넉한 실내공간
공식 사진을 통해 디자인을 잠시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외관은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려한 형상을 가미한 모습이다. 휠에도 새로운 디자인을 입히는 동시에 공력성능을 극대화했으며, 곳곳에 블루 컬러의 마감을 더해 나름의 차별성을 더했다.
준중형 SUV에 걸맞은 넉넉한 거주 공간을 갖춘 점도 특징이다. 전반적으로는 코란도와 유사한 외관으로 전면부 신규 범퍼와 안개등, 전기차 특유의 폐쇄형 그릴 등이 적용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그런데 코란도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의 디자인에 대한 네티즌의 혹평이 이어진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너네는 디자이너가 없니?”
“쌍용아 이제 그만하고 쉬어라”
코란도 이모션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실제로 일각에선 “이런 맹맹한 디자인으로 다시 일어서겠다고?”, “티볼리 디자인 좀 그만 보고 싶다”, “저 디자인 좀 버리면 안 될까”라며 비판적인 반응이 포착되고 있다.
심지어 몇몇 소비자는 “아직도 자기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 것 같다”, “소비자들 목소리는 안 들리냐”, “실차 봤는데… 글쎄요”라며 코란도 이모션의 디자인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였다.
“좀 더 큰 티볼리”에
유행에 뒤처진 디자인
일부 네티즌의 의견대로, 쌍용차는 티볼리를 기점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듯하다. 뭇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미 기존 코란도가 “좀 더 큰 티볼리”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다. 코란도 이모션이 이 사태에 해결책이 되기를 바랐지만, 실물 포착 사진이 올라오며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실물 포착 사진을 살펴보니, 전면부에 미약하게나마 남아있던 강인함은 전기차 특유의 답답한 그릴로 뒤덮여 버렸고 파란색으로 마감된 곳곳의 포인트가 유행에 뒤처진 느낌을 주는 듯했다. 커버가 씌워진 휠도 요즘의 디자인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었다.
사실 디자인도 그렇지만
스펙이 더 문제다?
업계에 알려진 코란도 이모션 성능이 충분히 강력하지 않은 점 역시 소비자들의 시큰둥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란도 이모션은 LG에너지솔루션의 61.4㎾ h 리튬이온배터리와 함께 히트펌프 등을 장착해 300㎞ 초반 수준의 주행 가능 거리를 달성했다.
또한 전륜에 모터를 장착한 이륜구동 방식으로 190마력의 최고출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소비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요소 중 하나는 주행 가능 거리다. 코란도 이모션은 주행거리 측면에서 경쟁 모델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성능을 갖고 있다. 이에 디자인과는 별개로 이러한 측면 역시 또 다른 약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한 쌍용자동차
사실 코란도 이모션은 그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와는 별개로, 쌍용차가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만든 결과물이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한 만큼, 자신들도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고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게다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42년간 사용했던 평택공장 부지를 매각하고 새로운 곳에 친환경차 생산을 위한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쌍용차는 “평택시와 평택공장 이전 및 공장 건설을 위한 공동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라며 “친환경차로의 사업 전환을 촉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라고 그들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는 이러한 쌍용차의 결단이 일부 인수 후보자들에게 매력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온실가스 기준을
맞추기 위해 서둘러 출시
월 생산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쌍용차는 6월과 7월에 생산된 차량을 영국 등 서유럽으로 실어 보내 10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도 출시하지 않고 유럽에 빠르게 출사표를 던진 것은 온실가스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다. 유럽에서 온실가스 기준을 맞추려면 올해 일정량의 전기차를 판매해야 한다.
쌍용차는 반도체 수급 상황을 주시하며 생산량을 늘려 국내에서도 판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반도체 문제와 함께 7월부터 실시되는 평택공장의 무급 휴가로 인해 1교대만 가동해 생산량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여 올해 국내시장 투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에도 전체 판매량의 12%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채워야 하지만 3년 치 합산 대수를 기준으로 2022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아직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쌍용차는 코란도 이모션의 국내시장 투입은 내년 초로 예상하고 있다.
쌍용차를 보고 있자면, ‘우여곡절’이라는 말을 형상화한다면 쌍용차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한때는 독보적인 정체성을 갖고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을 사로잡았던 반면, 요즘에는 회사 자체가 존폐 위기를 맞았으니 말이다.
게다가 전기차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테슬라 외에도 국내에 아이오닉 5, EV6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이 출시되고 있다. 사활을 걸고 출시한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힘든 상황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경쟁자까지 있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쌍용차에게도 다시 영광의 그때처럼, 해 뜰 날이 올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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