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 하나는 최고였죠” 정말 좋았었는데 결국엔 단종된 비운의 국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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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서 사라진 MPV 혹은 RV를 떠올리자면, 독자 여러분들께선 어떤 차가 먼저 떠오르는지 여쭤보려 한다. 대우차의 레조? 기아차의 카렌스? 아니면 비교적 최근에 단종된 올란도? 맞다, 전부 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MPV 차량들이다.

대한민국 시장에 MPV 시장을 개척한 차가 있다. 바로 현대정공의 싼타모다. 소형 RV라는 타이틀을 국내 최초로 달기도 했으며, 오늘날 RV 및 SUV에 있어 필수적인 시트 이동 배치가 가능해 침대로 만드는 거까지 가능했던 이차는 2021년 현 시간, 캠핑 혹은 차박용으로 간간이 매물을 찾는 이가 있을 정도로 차체 크기 대비 공간 활용도가 정말 좋았다. 오늘 이 시간 함께 알아볼 차, 현대정공의 싼타모다.

 권영범 수습 에디터

미쯔비시 샤리오와 정말
흡사한 외모를 가졌다
1995년 12월 현대정공 자동차 사업부는 싼타모를 최초로 생산하게 되었다. 판매망은 현대자동차 서비스가 맡아서 세일링을 하였고, 1996년 1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하였다. 국내 최초의 소형 RV 차량으로, 당시 국내 정서에는 생소했던 승용차 바디에 7인승 MPV라는 카테고리를 달고 나와 새로운 신시장을 개척해 낸 차다.

출시 당시 싼타모는 ABS, 운전석 에어백 등의 첨단 안전사양이 적용되었고, 싼타모만의 마케팅 포인트였던 AWD도 안전과 관련된 홍보사항 중 하나였다. 미쯔비시 샤리오의 기본 구성은 전륜구동이 기본이며, 상위 그레이드로 올라가야지 AWD를 적용할 수 있었다.

현대정공 또한 동일한 구성을 따라 하였으며, 놀랍게도 싼타모에 적용된 AWD 시스템은 미쯔비시 란에보 3기에도 적용된 동일한 시스템이다.

당시, 상시 사륜이란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시대상과 더불어 당시의 갤로퍼 엑시드 신차 가격이 2,000만 원에 육박하였고, 싼타모 AWD 또한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해 판매는 극히 드물었으며, 연비 또한 좋질 못하여 판매 기간은 1997년부터 1999년까지만 판매되었다.

생소한 자동차 나쁜 연비로
출시 당시 미적지근했다
싼타모는 휘발유 및 LPG를 막론하고 쏘나타 2의 그것을 그대로 이용하였다. LPG가 출시되기 전 당시에는 휘발유 엔진은 시리우스 SOHC, DOHC만 존재하였고, SOHC 엔진은 최대 출력 115마력, DOHC 엔진은 146마력으로 싼타모의 몸을 움직이기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시리우스 엔진 자체가 연료 소비 효율이 좋질 못하다 보니, 연비가 낮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간혹 시내에서 실연비가 6~7km/l로 나올 정도로 그닥이었던 연비는 90년대 MPV가 낯선 소비자들에겐 선택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1996년 8월
싼타모 플러스 출시
1996년 8월 어느 여름 RV의 성격이 강해진 싼타모 플러스가 등장한다. 그릴 가드를 붙여놓고, 가드 안에 커다란 안개등을 장착하여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켜 강한 이미지를 강조하였다. 여기에 알루미늄 휠의 디자인 또한 변경되었고 차체 아래에 위치해있던 스페어타이어는 트렁크 해치로 옮겨져 보다 아웃도어에 포커스를 둔 디자인을 취하고 있다.

당시 디럭스 모델에만 존재했던 루프랙을 기본으로 갖추었지만, 실내 디자인과 엔진 및 미션은 하나도 변한 게 없었다. 허나, 플러스를 출시하고 나서 사람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사진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1997년 6월
드디어 LPG 출시
1997년 6월 드디어 LPG 모델이 추가되었다. 당시 싼타모는 7인승 승찹차 세제혜택을 톡톡히 누려 승용차 바디에 구색 맞추기용 시트를 더해 7인승 모델이 한참 성행하던 시기였다. 이에 따라 싼타모의 판매 모델 중 7인승의 판매 비율이 더 많았으나, 싼타모는 정체성에 혼란이 오는 시기를 겪고 있었다. 이유는 바로 세금이 싼 대신 유지비가 높다는 점이었는데, 당시 LPG 가격은 휘발유의 1/3 수준이었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에 맞춰 현대정공은 쏘나타 2의 LPG 엔진을 얹은 싼타모를 출시하게 되었다.

LPG 모델 또한 특별하게 외형에 차별을 두지 않았으며, 이로써 현대정공이 원하던 미니밴의 성격이 더 뚜렷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최대 출력 86마력, 최대토크 16.5kg.m는 1.4톤이 넘는 차체를 움직이기에 버거워 보일 수 있으나, 다행히도 최대토크 시작 지점이 2,500RPM부터 시작해, 수동기어 기준으로 크게 답답함 없는 주행이 가능하였다.

당시의 승합차 세제혜택과 더불어 LPG를 가득 완충하더라도 6,000원을 넘기지 않던 90년대의 LPG 가격은 싼타모의 판매에 활력을 불어 넣어줬다. 싼타모의 시장 진출은 국내 MPV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가 되는 순간이라 볼 수 있겠다.

온 가족이 여유럽게 승차하고도 낮은 유지비로 운용이 가능했던 싼타모는, LPG 엔진 MPV 시장에 새로운 길잡이가 되었고, 출시 이후 2년 뒤인 1997년 LPG 연료 출시를 하며 뒤늦은 성공을 맛보게 된다.

기아차, 대우차도
합류했다
1999년 MPV 시장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다. 기아차는 카렌스를 내놨으며, 대우차는 2000년 GM에 인수되기 전에 순수한 대우자동차 이름으로 팔렸던 레조까지 SUV의 시대가 오기까지 독자적인 영역이었으며, 각 자동차 브랜드마다 얼굴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기아와 대우는 결국 파산하는 뼈아픈 역사를 가지 있다.

결국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와 인수합병되면서, 현대차의 이름이 아닌 기아차의 이름으로 출시된 카스타를 선보이게 된다. 자동차 Car, 별 Star의 합성으로 자동차의 별, 자동차의 으뜸이란 슬로건으로 싼타모의 기존 플랫폼 그대로 이용하여 길이와 폭을 늘린 파생형을 내놨으며, 파워트레인 역시 미쯔비시의 것 그대로 사용하였다.

파생형도 맞는 말이지만, 페이스리프트의 개념이 더 짙은 프로젝트라서, 기존 플랫폼과 파워 트레인을 그대로 활용하였다. 여하튼, 싼타모 대비, 우드그레인의 적극적인 활용과 다소 각진 디자인으로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줘, 싼타모 보다 고급차로 인식하게끔 시도하였으며 생산 또한 현대정공에서 싼타모와 함께 생산했다.

하지만 결국, 싼타모와 카스타는 2002년 10월 트라제XG의 출시와 유로 3 배출가스 규제를 만족시키지 못해 현대정공의 싼타모와 카스타는 결국 단종을 맞이하게 되었다.

올드카 매니아들이 꾸준히 찾아주는
매력있는 차
단종 이후, 중고차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차 중 하나가 싼타모였다. 넓은 실내공간과 저렴한 세금, 유류비는 생계형 차량으로써 적합하였으며, 한때 인터넷 설치 기사님들 혹은 열쇠집 사장님들의 애마로도 널리 사용되었다. 그러다 보니 잔존해 있는 싼타모 자체가 많지 않다는 점과, 싼타모 또한 고질적인 부식 문제로 인하여, 살리고 싶어도 살릴 수 없는 지경의 차들이 더러 있어, 끝내 폐차된 차들 또한 굉장히 많았다.

예전만큼 자주 볼 수 없는 차인 만큼 가치도 조금씩 올라가는 중이며, 간혹 동호회에서 미쯔비시 샤리오 룩으로 개조해 애정을 담아 타는 이가 있는가 하면, 싼타모 AWD 모델을 구해 란에보의 시스템을 그대로 이식하는 마개조 차까지, 여러 방면에서 사랑을 받아왔던 차였던 건 분명했다. 이제는 언제 다니 MPV 시장이 부활할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싼타모는 자동차 시장에 한 획을 그어줬고,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라인업을 개척한 만큼 날이 갈수록 그 가치는 더 높아지리라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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