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아의 해외 시장 판매 실적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셀토스 드의 모델을 바탕으로 인도 시장을 적절하게 공략해 나가고 있으며 북미에서 역시 실적이 계속해서 상승해 나가고 있다. 여러 수출 모델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모델은 단연 텔루라이드다.
텔루라이드는 ‘2020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식을 줄 모르는 그 인기로 인해 텔루라이드 중고차의 가격이 신차를 웃도는 소식까지 전해져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오늘은 그 화제의 중심 텔루라이드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스파이샷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글 김성수 에디터
북미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바꿔버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끄는데 성공한 모델이다
텔루라이드는 기아에서 출시한 전륜구동 기반의 준대형 SUV 모델이다. 2019년 1월에 첫 출시되었으며,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북미 전략용 현지 생산 판매 모델이라는 특징이 있다.
북미 시장에만 출시하고 본국에서는 출시하지 않는 모델들의 사례는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도요타 세쿼이아나 시에나 역시 미국에서는 판매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모델이다.
텔루라이드는 미국 콜로라도 주의 도시 이름이며 현지에서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미국 내 유명 자동차 잡지 평가에서 ‘만약 당신이 아직도 한국차에 대해 ‘싸구려’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 당장 던져버리는 게 좋을 것이다.’라고 서문을 냈던 적이 있을 정도로 상상 이상의 인기를 끌고 있다.
텔루라이드는 2019년 1월 15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모습을 공개했다. 파워트레인은 팰리세이드와 같은 295마력의 람다 V6 3.8L 앳킷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이 장착되며 이와 함께 8단 자동변속기가 조화된다.
제원은 길이 5,000mm, 넓이 1,990mm, 높이 1,750mm, 휠베이스 2,900mm이다. 국내에도 출시된 모델인 팰리세이드와 비교해 보면, 휠베이스와 높이는 동일하고 길이는 텔루라이드 쪽이 20mm 더 길며 넓이 또한 텔루라이드가 15mm 더 크게 지니고 있다.
많은 부분에서 유사한 점이 있지만, 팰리세이드에 적용되는 버튼식 자동변속기 대신 텔루라이드에는 일반 부츠타입의 자동변속기가 적용된다. 텔루라이드는 출시 직후 2월 한 달간은 300대에 그치는 판매량을 보여주었으나 3월부터는 무려 5,000대를 훌쩍 넘는 판매량을 보여주었다.
5월에는 6천 대를 돌파했으며 현시점은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도이다. 2020년 북미 올해의 자동차에서 올해의 SUV로 선정됐고, 2020년 4월엔 결국 세계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되는 등 여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높은 인기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올해 2월 미국 현지 중고차 딜러들이 텔루라이드를 1만 불의 이윤을 더 붙여 판매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었다.
스포티한 요소가 추가됨과 동시에
전체적인 완성도가 향상된 모습이다
이처럼 뜨거운 돌풍을 불러일으키는 텔루라이드가 출시 3년 차에 접어든 지금, 페이스리프트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페이스리프트가 적용된 텔루라이드의 테스트카가 포착되어 그 기대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인데 과연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겠다.
텔루라이드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는 전면부 디자인에 큰 변화가 포착되었다. 기존 사각 테두리의 헤드램프 외형은 유지했지만 내부 수직 형태의 두 줄 DRL을 확인 가능하다. 전면부 그릴의 면적도 한껏 넓어진 모습인데, 기존의 비교적 단조로운 패턴에서 변화하여 더욱 강인한 형상을 지니고 있다.
테스트카에선 잘 드러나지 않지만, 예상도를 통해 살펴보면 하단 범퍼가 그릴을 향해 한껏 파고든 디자인을 취하고 있다. 페이스리프트에 위 요소가 적용된다면 기존보다 한껏 더 터프한 외형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된다.
루프라인에는 브릿지형 루프랙이 추가되었다. 기존보다 훨씬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기존의 웅장하고 중후한 디자인에 스포티함까지 한껏 살려냈다. 후면부에서는 테일램프의 디자인 변화도 포착할 수 있었다.
전면 헤드램프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테두리 외형은 유지하였지만 내부 그래픽 디자인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픽 디자인의 변화로 인해 두 개의 수직 램프가 강조되며, 전면부 DRL과 일체감을 이루는 조화를 한껏 발산하고 있다.
후진등은 기존에 비해 하단 범퍼 부근까지 내려왔다. 이로써 테일램프는 온전한 하나의 디자인으로 거듭나게 되었으며 한층 더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수준까지 거듭났다.
국내에 출시하면 팰리세이드를 위협할 수준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긴 힘든 상황이다
국내에 출시된다면 현 국내 시장 내 준대형 SUV의 강자인 팰리세이드의 자리까지 위협할 만큼 메리트 있는 선택지가 될 텔루라이드이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만나보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처음 텔루라이드가 출시된 이후 3년 동안 국내 소비자들은 텔루라이드가 국내에서도 판매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역시나 텔루라이드가 앞으로 국내에 출시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텔루라이드가 출시가 된다면 나쁠 것이 없는 상황이지만,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그렇지 않다. 현 국내 자동차 시장 내에서 현대차의 팰리세이드, 기아의 모하비가 두 축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제네시스 GV80을 더하더라도 결국 모두 현대차의 한 식구들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기아의 동일 체급의 준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라인업에 추가된다면 한정된 준대형 SUV 수요층을 두고 집안싸움만 심화될 뿐이다. 더욱이 팰리세이드는 아직까지도 국내 시장 내에서 뒤어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기에 텔루라이드의 생산 라인을 확보하는 것보다 팰리세이드의 생산 증설에 힘을 쏟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텔루라이드의 역수입 역시 진행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현대기아차 노사 간 협의 사항에 있는 ‘독소 조항’ 때문인데, “현대차와 기아차가 해외에서 생산되는 부품 및 완성차를 역수입하기 위해서는 노사 공동위원회의 합의를 통해야 가능하다”라는 내용이다.
노조 입장에서야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고 외국에서 생산된 국내 모델을 수입하는 것에 탐탁지 않겠지만, 설령 합의가 된다 할지라도 현지에서 텔루라이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상황이기에 생산 물량을 국내로 들여오는 일 역시 쉽지 않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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