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국내에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국민차라고 불렸던 쏘나타, 하지만 요즘은 판매량이 급감해 급기아 올해 초에는 7천여 대 재고가 남기도 했다. 이후 할인 판매를 통해 재고차를 어느 정도 처리하면서 판매량이 5,140대까지 올라왔고, 이후 쏘나타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했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쏘나타는 K5 3세대 출시 이후 K5를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엔진과 플랫폼은 동일하고, 크기와 상품성은 거의 비슷한 수준인데, 디자인 하나 때문에 상황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것이다. 결국 현대차 내부에서도 현행 쏘나타에 대해 실패했다고 인정했으며, 2023년, 페이스리프트가 아닌 풀체인지를 선보인다고 한다.
글 이진웅 에디터
한때는 국민차
지금은 K5에도 밀리고 있다
쏘나타는 출시 이후 꾸준히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전체 1위도 꽤 자주 했었다. 당연히 중형차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었다. 국산 패밀리카의 기준이 되었으며,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국민차로 불렸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들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패밀리카의 대명사로 불렸던 과거와는 달리 개인 자가용 비중은 크게 줄어들었고, 택시나 경찰차, 관용차, 렌터카로 더 많이 판매되었다. 2018년에는 자가용 판매량은 37%에 불과했고, 택시와 렌터카용 LPG 차량이 무려 전체의 56%나 차지했다. 나머지 7%는 관용차로 판매되었다.
거기에 2016년 말에 출시된 그랜저 IG는 쏘나타의 자리를 위협했다. 소득 수준이 예전에 비해 크게 증가했으며, 그랜저를 살 만한 경제력을 갖춘 소비자들이 많이 늘어났으며, 옵션을 넣은 쏘나타와 그랜저 기본 모델의 가격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쏘나타는 대중적인 차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반면, 그랜저는 예전보다 위상이 낮아지긴 해도 여전히 고급차인데다 사회적으로 성공했음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많은 소비자들이 그랜저를 선택하게 되었고, 그랜저가 쏘나타의 판매량을 제치고 국민차 반열에 올랐다.
2019년 현행 쏘나타가 출시된 이후로는 지금 가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출시 초기에는 신차였고, 경쟁 모델이었던 K5가 끝물 모델이었기에 쏘나타의 판매량이 평균 6천~7천여 대 가량 팔렸는데, 3세대 K5가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3~4천여 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3세대 K5는 계속해서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는 만면, 쏘나타는 올해 초 재고가 7천여 대나 남았을 정도로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고 말았다. 올해 4월,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해 2.0 가솔린에도 센슈어스 디자인을 적용하고 일부 사양을 기본화했지만 판매량은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다.
생산 예정량보다
배정 요청량이 적은 쏘나타
현대차와 기아의 핵심 모델들이 생산 예정량을 넘어서는 배정 요청으로 인해 출고 대기 기간이 지연되고 있는데, 쏘나타는 핵심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생산 예정량보다 배정 요청량이 적다. 그 말인즉슨 다른 차들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쏘나타는 반대로 수요는 적은데 공급이 남아돌고 있다.
실제로 8월 쏘나타 생산 계획을 살펴보면 가솔린, LPG 모델의 생산은 1,200대가 예정되어 있는데, 배정 요청은 불과 506대에 불과하다. 가솔린 하이브리드는 450대 생산이 예정되어 있는데, 배정 요청은 495대다. 물론 올해 초 기준이기 때문에 며칠이 지난 지금은 배정 요청이 더 늘어날 수 있지만 다른 차에 비하면 매우 적은 편이다. 아반떼와 투싼은 물론 디자인으로 혹평 받는 싼타페와 셀토스에 밀린 소형 SUV 코나, 비인기 모델인 베뉴도 생산 예정량보다 배정 요청량이 몇 배나 많다.
쏘나타 부진의 원인이 된
혹평 받는 디자인
쏘나타가 부진하고 있는 원인은 디자인이다. 쏘나타와 K5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플랫폼과 엔진을 사용하는 형제차고, 상품성도 비슷하기 때문에 K5의 디자인이 훌륭했어도 쏘나타의 디자인이 무난하게만 나왔다면 이렇게까지 판매량이 저조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행 쏘나타의 디자인에 대한 네티즌들의 평가를 살펴보면 개인차는 있겠지만 대체로 좋지 못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반응을 살펴보면 메기라는 별명을 붙여가며 “못생겼다”, “사고 싶지 않은 디자인이다”, “현대차 디자인 부서 뭐 했나”등의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쏘나타의 구매층이 점점 젊어지다 보니 현대차에서도 그에 맞춰 과감한 디자인을 선보였으나 문제는 20~30대 젊은이들은 중장년층에 비해 디자인에 크게 신경 쓰다 보니 디자인적으로 혹평 받는 쏘나타를 사려고 하지 않았다. 거기다가 쏘나타는 어린 시절 아버지들이 타던 차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해서 젊은이들의 중형차 수요는 K5로 넘어가 버렸다.
또한 과거 중형차의 주 수요층이었던 중장년층은 무난했던 LF 쏘나타와 달리 대폭 젊어진 쏘나타를 외면하게 되었고, 쏘나타 옵션 넣은 것과 그랜저 기본형의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데 반해 두 차가 가지는 사회적인 위치는 크게 차이나다 보니 대부분 그랜저로 넘어가 버렸다. 즉 디자인이라는 큰 문제점과 그 외 다른 요인으로 인해 젊은이들과 중장년층 모두 쏘나타를 외면해 버렸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실패 인정
2023년 DN9로 풀체인지 예정
현대차는 위기의 쏘나타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나름 할인 정책도 시행해보고 재고를 줄이기 위해 공장 가동을 멈춰보기도 하고 연식 변경 모델도 출시했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판매량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결국 현대차도 내부 발표에서 DN8을 실패한 모델이며, 그 원인이 디자인 때문임을 인정했다고 한다. 그리고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하지 않고 2023년 풀체인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보통 자동차는 한번 출시되면 적어도 한 번은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뒤에 풀체인지를 진행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정말 의외의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쏘나타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
현대차의 결정대로 2023년에 풀체인지 되면 쏘나타 DN8은 5년도 채우지 못하고 풀체인지 된다. 페이스리프트 유무만 제외하면 4년 5개월 만에 풀체인지 된 2세대 K5랑 비슷한 상황이지만 쏘나타가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모델이었기 때문에 현대차 내부에서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인 모양이다.
플랫폼은 그대로
디자인을 대폭 변경할 예정
엔진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보통 풀체인지 되면 플랫폼도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기는데, DN9로 풀체인지 되는 쏘나타는 기존 DN8의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하고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다고 한다. 아무래도 쏘나타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이 디자인이었다 보니 이에 초점을 맞춰서 변화를 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엔진 라인업은 기존과 동일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쏘나타에 탑재되고 있는 스마트스트림 엔진이 개발된 지 몇 년 안 되었기 때문에 엔진에 변화를 주기 어렵다. 사실 현대차가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를 몇 차례 보인 적이 있었기 때문에 플랫폼과 엔진이 그대로고 디자인이 변경되는 DN9를 페이스리프트라고 봐도 무방하나 혹평 받는 DN8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 과감하게 풀체인지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옵션 사양은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쏘나타 풀체인지에 대한 정보는 없지만 옵션 사양은 지금보다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현재 쏘나타의 옵션 사양은 괜찮은 편이지만 혹평 받는 쏘나타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는 옵션 사양 향상은 불가피한 선택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에 다른 차에도 없는 옵션 사양을 추가하는 것이 아닌 다른 차에 있는 일부 고급 사양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12.3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나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시퀸셜 방향지시등 정도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오닉 6와 쏘나타는
아산공장에서 같이 생산한다
쏘나타의 판매가 저조해지자 2022년 출시되는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 6가 쏘나타를 대체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변화고 있다 보니 실적이 부진한 쏘나타 대신 아이오닉 6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쏘나타를 풀체인지를 통해 계속 유지할 것을 결정했다. 현재 부진해도 30년 이상 유지해온 장수 브랜드다 보니 이를 쉽게 포기하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차 아산공장에 아이오닉 6 생산을 위한 설비 공사를 진행하면서 아이오닉 6와 쏘나타는 아산공장에서 함께 생산된다. 다만 쏘나타 풀체인지 전까지는 쏘나타 생산량을 지금처럼 대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이 잘 바뀐다면
다시 일어설 가능성이 있다
디자인을 제외한 쏘나타의 다른 부분에서는 특별히 혹평 받는 부분이 없다 보니 풀체인지 때 디자인만 잘 바뀐다면 다시 일어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반떼의 사례를 보면 AD 페이스리프트 때는 디자인이 문제가 되어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가 CN7으로 풀체인지 되면서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간 사례가 있다.
일부에서는 요즘 현대차 디자인을 보면 풀체인지 모델의 디자인도 불안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아직 관련 정보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보니 지금으로서는 그저 디자인이 잘 나오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다.
autopostmedia@naver.com
쏘나타 판매부진으로 수입차를 산 게 아니라 그랜저로 간 고객들이 꽤 됨. 소나타 개발부서는 속상할지언정 현기차는 뒤로 웃음 짓고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