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거기서 나오냐는 놀라운 반응” 이차는 게임에만 있는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0
3419

몇 년 전 국내에서는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이 유행했었다. 넓은 맵에 100명 투입되어 전투를 통해 혼자 혹은 자신의 팀만 살아남으면 이기는 게임이다. 이전에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이 있었지만 배틀그라운드가 사실상 베틀로얄 장르를 정립했다. 배틀그라운드가 대박 나면서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은 회사 규모가 급격하게 커졌으며, 최근 코스피에 상장했다.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다 보면 맵 상에 다양한 차들이 존재한다. 단순히 멋으로만 놔둔 것이 아닌 실제로 타고 이동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놀랍게도 게임에 등장하는 차들은 실존하는 차들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것이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배틀그라운드에 나오는 차들의 원본 모델에 대해 살펴보자.

이진웅 에디터

라이선스 문제로
실차 그대로 게임에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선 왜 게임에서 실차 그대로가 아닌 디자인을 약간 바꿔서 활용하는지 살펴보자. 자동차에는 라이선스라는 것이 존재한다. 라이선스는 허가와 특허 두 가지 뜻이 있는데 여기서는 특허의 뜻을 가진다. 기업이 가진 특허권과 기술, 상호, 상표 등 재산권 등을 대가를 받고 사용할 수 있도록 상업적 권리를 부여하는 계약으로 저작권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라이선스 생산이란 다른 제작사가 원 제작사와 계약을 맺고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자동차에서는 주로 기술력이 부족한 회사가 신차를 개발할 때 많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역사가 비교적 짧은 한국도 이런 방식으로 자동차 기술을 축적해 왔다. 국산차 브랜드도 초기에는 이런 방식으로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대표적으로 현대 그라나다, 갤로퍼, 기아 브리사, 르노삼성 SM5, 쌍용 코란도, 대우 아카디아 등이 있다. 엔진이나 플랫폼, 변속기 등을 원 제조사와 제휴해 생산하는 것도 포함된다.

차를 다른 제조사에서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게임에 활용하는 것도 라이선스 취득이 필요하다. 실차를 활용한 레이싱 게임들을 살펴보면 어딘가에 원 제조사의 엠블럼과 함께 라이선스 취득을 받았음을 알리는 문구가 있다.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도 실차를 활용해 개발하면 가장 좋겠지만 라이선스 비용이 생각보다 비싸다. 이는 게임 개발비용을 높이고, 유료로 판매하는 게임의 경우 게임 가격이 비싸지는 원인이 된다. 이때 게임 개발사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데, 바로 실차를 기반으로 하되 디자인을 어느 정도 변경하고 브랜드와 차명은 다른 것으로 지어내는 방법이다.

이런 방식으로 라이선스를 피하면서 차는 비슷하게 구현해 게임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 GTA5가 있다. 차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자세히 보면 원본 차량과 꽤 비슷한 모습임을 확인할 수 있으며, 브랜드와 차종은 모두 지어낸 이름이다. 아래에 언급한 배틀그라운드는 GTA보다 더 실차와 가깝게 디자인되어 있으며, 이름도 미묘하게 다르게 수정했다.

다시아
다치아 1300을 바탕으로 한 세단
배틀그라운드에 나오는 차는 무엇을 바탕으로 만들었을까? 에란겔과 비켄디 맵에는 다시아라는 세단이 등장하는데, 다치아에서 생산한 1300을 바탕으로 했다. 제조사 이름을 살짝 변경해 자동차 이름으로 사용했다.

다치아는 1966년에 설립된 루마니아의 자동차 제조사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계열에 편입되어 있다. 다치아는 루마니아와 몰도바를 지배했던 다키아 왕국과 현재 지역명으로 남아있는 다키아에서 따왔다. 원래 루마니아의 공업화 육성과 자동차 보급을 위해 정부 정책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르노와 시트로엥이 참여했다.

주로 르노 모델을 기반으로 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일부 시장에서는 다치아에서 생산된 차가 르노 엠블럼과 차명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 주로 동유럽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서유럽에서도 점차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차량 가격은 스코다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가격만 저렴할 뿐 가성비가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1300은 루마니아 정부에서 서구식 자동차 기술을 받아들이되 비싸지 않으며, 가족이 함께 탈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크기를 가져야 했으며, 배기량은 1.3리터 이하로 조건을 걸었다. 1300이라는 이름도 배기량 1.3리터를 의미한 것이다. 루마니아 정부에서 조건을 내건 후 알파로메오, DKW, 피아트, 오스틴, 푸조, 르노 등 여러 회사가 경쟁을 벌여 최종적으로 르노 12를 선정했다.

플랫폼과 엔진 등 주요 부품을 수입해 와 다치아에서 1969년부터 생산했으며, 단순한 구조 덕분에 생산성이 높고 가격이 저렴했다. 엔진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1.3리터 4기통 OHV 엔진을 장착하고 54마력, 9.5kg.m을 발휘한다. 연비는 유럽 기준으로 12.5~13.3km/L 정도였다고 한다. 변속기는 4단 혹은 5단 수동변속기가 장착되었다.

크기는 전장 4,570mm, 전폭 1,636mm, 전고 1,435mm, 휠베이스 2,441mm로 당시 기준으로 D 세그먼트에 해당되는 나름 큰 차였다. 공차중량은 930kg으로 꽤 가벼운 편이다. 1970년대까지는 우수한 성능과 안전성, 편안함으로 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1300은 몇 차례 페이스리프트만 거쳐 2004년까지 생산되었다.

UAZ
UAZ-469를 바탕으로 한 SUV
UAZ는 에란겔과 신규 맵 태이고에서 볼 수 있는 SUV로 원본은 러시아의 UAZ(울리야노프스크 자동차 공장의 약자)의 469 군용차다. 제조사 명칭인 UAZ를 차명으로 사용했다. 다만 한국 유저들은 지프 혹은 레토나라고 부른다.

당시 러시아 땅을 지배하고 있던 소련은 1950년대에 생산되어 20년 이상 사용한 GAZ-69를 대체하고자 했다. 이때 UAZ가 군용 지프차를 하나 설계해 소련군에 제출했다. 정비가 매우 간단하고 차체는 튼튼하고 절반 이상이 침수되어도 문제가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던 소련군은 이를 받아들였고, UAZ에서 1971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해 UAZ-469라는 이름으로 제식화되었다.

2.5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71마력을 발휘했으며, 변속기는 4단 혹은 5단 수동변속기와 2단 트랜스퍼 케이스가 탑재되었다. 1956년부터는 2.7리터 배기량으로 112마력을 발휘하는 가솔린 엔진으로 변경되었다.

크기는 전장 4,025mm, 전폭 1,785mm, 전고 2,050mm, 휠베이스 2,380mm으로 한국군의 레토나보다 약간 큰 정도다. 지상고가 모델에 따라 220mm에서 300mm로 상당히 높아 험지 주파 능력이 뛰어났으며, 침수에 강한 데다 배터리랑 스파크 플러그, 램프류를 제외하면 전자 장비가 하나도 없어 EMP 공격에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 점 때문에 민간인들도 군에서 도태된 차량을 구입해 타고 다녔으며, UAZ에서도 469를 민수화한 헌터를 내놓았다. 현재도 UAZ-469와 민수차인 헌터를 생산하고 있으며, 러시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사륜구동 SUV라고 한다.

픽업트럭
쉐보레 K5 블레이저가 원본
사막맵인 미라마에는 위의 UAZ 대신 픽업트럭이 등장한다. 이 픽업트럭은 쉐보레 K5 블레이저 1세대를 바탕으로 했다. 전면만 보면 포드 브롱코(구형)의 모습도 보이긴 하지만 B필러와 C필러 라인, 휠 하우스, 후면 모습이 쉐보레 K5에 가깝다.

쉐보레 K5 블레이저는 1969년 서버번을 기반으로 만든 2도어 숏보디 풀사이즈 SUV로, 외관 디자인은 서버번과 거의 동일했다. 엔진은 I6 4.1리터, 4.8리터, V8 5.0리터, 5.7리터로 미국차답게 대배기량 엔진이 탑재되었다. 출력은 배기량별로 105마력에서 160마력을 발휘했다. 변속기는 3단 자동, 3단 수동, 4단 수동 세 가지가 제공되었다.

크기는 전장 4,508mm, 전폭 2,007mm, 휠베이스 2,642mm으로 당시 기준으로 풀 사이즈에 해당되는 큰 크기였으며, 전폭은 지금 기준으로 봐도 매우 넓었다. 하드톱 지붕은 필요에 따라 장착하거나 뗄 수 있다.

대배기량 엔진과 견고한 서스펜션, 높은 지상고 덕분에 훌륭한 오프로드 주행능력을 발휘해 미국에서 인기가 꽤 높았다. 1973년 출시된 2세대 모델은 풀체인지 된 서버번의 디자인을 가졌으며, 크기가 조금 더 커졌다. 엔진은 V8 6.6리터 가솔린과 6.2리터 디트로이트 디젤 엔진이 추가되었다

며, 하드톱 컨버터블은 사라졌다. 엔진은 5.7리터 가솔린과 6.2리터 디트로이트 디젤 두 가지로 줄어들었다.

1995년 5도어 모델이 추가됨과 동시에 이름을 타호로 변경되었다. 엔진 라인업과 편의 사양을 새롭게 재정비했으며, 우수한 상품성 덕분에 1996년 모터트렌드 주관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되었다. 이후 타호는 여러 차례 풀체인지를 거쳐 서버번과 함께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미니버스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가 원본
미라마에 등장하는 미니버스는 폭스바겐 Type 2 1세대를 바탕으로 했다. 국내에는 마이크로버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위의 픽업트럭과 마찬가지로 딱히 차명 없이 미니버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팀전은 최대 4명까지 가능한데 최대 6명까지 탈 수 있다는 특이점이 있다.

폭스바겐 Type 2는 Type 1인 비틀 다음으로 나온 모델이라는 뜻으로 Type 2라는 형식명을 부여받았으며, 마이크로버스 외에도 나라마다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1950년부터 생산되었으며, 전면을 보면 비틀의 모습이 보인다.

흔히 미니버스 형태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패널 밴, 픽업트럭 형태도 존재했다. 엔진은 수평대향 4기통 1.1리터, 1.2리터, 1.5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각각 24마력, 30마력, 42마력을 발휘했다. 비틀과 마찬가지로 리어엔진, 후륜구동 방식을 적용했다.

크기는 전장 4,520mm, 전폭 1,210mm, 전고 1,940mm, 휠베이스 2,400mm이다. 전장은 위의 K5 블레이저와 큰 차이 없으며, 전폭이 좁고 전고가 높다. 마이크로버스는 세계 최초로 승합차에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했다. 1세대 모델은 1968년까지 생산되었으며, 브라질에서는 1975년까지 연장 생산되었다. 이후 5번의 풀체인지를 거쳐 현재 6세대 모델이 생산되고 있다.

미라도
쉐보레 몬테카를로가 원본
미라마에 등장하는 머슬카인 미라도는 쉐보레 몬테카를로 1세대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포드 머스탱의 모습도 약간 보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몬테카를로와 더 많이 닮았다.

몬테카를로는 모나코의 행정구역에서 따온 이름으로, GM A 바디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후륜구동이며, 엔진은 V8 5.7리터 터보파이어 350와 6.5리터 터보파이어 350, 6.5리터 터보제트 400, 7.4리터 터보제트 454 4가지가 탑재되었다. 모두 가솔린 엔진이며, 출력은 각각 245마력, 270마력, 300마력, 365마력을 발휘했다.

변속기는 3단 수동, 4단 수동, 2단 자동, 3단 자동 4가지가 탑재되었다. 크기는 전장 5,520mm, 전폭 1,930mm, 전고 1,344mm, 휠베이스 2,976mm으로 지금 기준으로 봐도 전장과 전폭이 상당히 크며, 전고는 매우 낮다.

1세대 모델은 오래 생산되지 못했다. 1970년 처음 출시되어 1973년에 2세대 모델로 풀체인지 되었다. 하지만 말이 풀체인지지 사실상 페이스리프트에 가까운 모델로 2세대는 전면 디자인과 C필러 형태만 빼면 1세대와 큰 차이가 없다. 이후로 총 5번 풀체인지 되어 2007년까지 생산되었으며, 이후에는 카마로가 몬테카를로를 대체했다.

포니 쿠페
원본 모델이 배틀그라운드에
그대로 추가된 유일한 차량
최근 배틀그라운드에 한국맵인 태이고가 추가되었는데, 여기에 현대차의 콘셉트카 포니 쿠페가 등장한다. 현대차와 파트너십을 통해 라이선스를 취득했기 때문에 원본 모델이 게임에 그대로 등장하게 된다. 디자인은 물론 현대 마크까지 그대로 존재한다. AWD 구동방식이며,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다. 유저들의 반응도 대체로 좋은 편이다.

포니 쿠페는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 출품할 목적으로 제작한 2도어 쿠페 콘셉트카로,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다. 직선 위주의 디자인에 패스트백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백 투 더퓨처에 나오는 드로이안 DMC-12와 꽤 닮은 모습인데, 이는 둘 다 주지아로가 동시기에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콘셉트카에 그치는 것이 아닌 양산까지 고려했으며, 실제로 양산형 디자인까지 만들어졌으며, 금형 제작과 부품 개발에 착수하고 조립설비까지 갖췄다. 하지만 수익성 문제로 양산을 결정하지 못했고, 결국 1981년 포니 쿠페 출시를 백지화했다.

그 외 배틀그라운드에
등장하는 자동차들
그 외 배틀그라운드에 등장하는 차로 로니와 지마, 쿠페 RB가 있다. 로니는 사녹 맵에서 등장하는 픽업트럭으로, 미라마에 등장하는 픽업트럭보다는 차체가 길고 전고가 낮다. 원본 모델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미쓰비시 마이티 맥스가 원본인 것으로 보인다.

지마는 비켄디 맵에서 UAZ를 대체하는 SUV로, 원본은 러시아의 라다 니바다. 전면 헤드램프와 후면 테일램프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디자인이 비슷하며, 게임에는 철제 그릴 가드와 철제 루프랙, 후면에 사다리가 장착되어 있다. 위에서 언급한 UAZ-469의 민수용 모델인 헌터가 경쟁 모델이다. 1977년에 처음 출시되어 지금까지 풀체인지 없이 생산되고 있으며, 2024년에 신형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쿠페 RB는 에란겔, 미라마, 사녹에 새롭게 추가된 차로, 같은 스포츠카인 미라도와 달리 2명만 탈 수 있다. 스포츠카답게 가속력이 상당히 좋지만 내구력이 낮아 집중사격을 받으면 금방 터진다.

원본 모델은 볼보 P1800인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가장 비슷한 디자인이다. 1961년 처음 출시되어 1973년에 단종된 차로, 10년 동안 5만 대도 생산되지 못했다. 하지만 내구성이 매우 좋은 것으로 유명한데, 세계에서 가장 긴 거리를 달린 차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무려 523만 km을 알렸다고 한다. 배틀그라운드에 나온 차들 대부분이 국내에서는 그다지 인지도가 높지 않았는데, 게임 덕분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원본 모델의 인지도가 높아졌다.

autopostmedia@naver.com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