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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벌써 한물간 건가요?” 셀토스 티볼리가 쌈싸먹던 소형 SUV 시장 갑자기 얼어붙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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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가 내놓는 모델마다 붙는 별명들이 있다. 소볼리, 중볼리, 대볼리가 그것이다. 이는 소형 SUV 티볼리의 인기에 힘입어, 쌍용차가 일종의 전략으로 이후 출시되는 모델에 티볼리의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생긴 별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티볼리는 정말 쌍용차를 먹여 살린 효자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티볼리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줄곧 소형 SUV 시장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티볼리뿐만이 아니다.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 현대차 코나, 기아 셀토스까지. 소형 SUV는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며 그만의 입지를 굳건히 해왔다. 하지만, 요즘 그 기세가 꺾이고 있다. 누군가는 ‘갑작스러운 하락세’라고 표현하지만, 정말 갑작스러운 일일까? 소형 SUV의 인기가 얼마나 사그라들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정지현 에디터

한때는 자동차 시장의
중심에 있던 소형 SUV
최근 몇 년간은 가히 ‘소형 SUV가 국내 자동차 시장을 이끌었다’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소형 SUV 시장에서 유독 돋보였던 모델들은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 그리고 쌍용자동차의 티볼리였다.

소형 SUV의 작고 귀여운 디자인은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운전하기 편한 차체 사이즈는 초보운전자들에게 제격이었다. 소형 SUV 시장이 뜨거워지자 이에 질세라 현대, 기아 역시 여러 종류의 소형 SUV를 내놓았는데, 현대의 경우 베뉴와 코나를, 기아의 경우 스토닉과 셀토스를 출시했다.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월 2,000대도 못 넘겨…
그런데 최근 소형 SUV 시장의 하락세가 예사롭지 않다. 실제로 판매량을 보면 판매하는 차량에 비해 그 기록이 초라하기만 한데, 월 판매 2,000대를 넘기지 못하는 모델도 다수 존재한다. 모델들을 각각 살펴보면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먼저 현대차 코나는 동급에서 유일하게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며 차별화 전략을 선보였지만, 부분변경 이후로 디자인이 발목을 잡아 판매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티볼리는 기업 상황이 문제다. 법정관리 상태의 쌍용차를 사기에는 아무래도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첫 번째 이유
가성비가 떨어진다
뭇 소비자가 말하는 가장 큰 원인은 떨어지는 가성비다. 실제로 지난해 소형 SUV의 실적은 개소세 인하 혜택 축소 전후로 나뉘는 모양새다. 지난해 상반기 소형 SUV 판매량은 약 11만 1,285대였다. 하지만 7월부터 높은 금액의 차량을 살수록 세금 혜택을 더 누릴 수 있게 개소세 제도가 바뀌자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 판매량은 8만 6,920대로 상반기 대비 22.9% 감소했다. 특히 상반기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셀토스와 XM3가 월 6,000대를 넘겼던 것과 비교해, 7월 이후에는 셀토스를 제외한 모델은 월 2,000대도 넘기기 힘든 수준으로 전락했다.

개소세 혜택이 줄어
준중형 SUV와 큰 차이 없다
풀옵션 기준 모델의 가격을 살펴보면 셀토스 3,125만 원, XM3 2,780만 원, 트레일블레이저 3,144만 원 등이다. 풀옵션 기준으로 보자면, 준중형 SUV의 일반 트림을 살 수 있는 가격대이며, 가성비로 옵션을 잘 꾸린다면 중형 SUV의 하위 트림과 비슷한 가격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현대차 현직 딜러 역시 “소형 SUV는 첫차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개소세 혜택 인하 이후에는 가성비가 떨어지는 면이 있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하지만 소형 SUV 하락세의 원인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두 번째 이유
아반떼의 질주
타 세그먼트의 신차 출시 역시 소형 SUV의 부진을 앞당겼다. 실제로 작년 초,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완전변경되며, 성공적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올해까지도 그 인기는 식지 않고 있는데, 판매량을 보면 그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아반떼 판매량은 4만 222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현대차 그랜저는 5만 2,830대, 포터는 5만 2.111대, 기아 카니발은 4만 6,294대를 판매했는데 아반떼가 이들의 뒤를 이어 국산차 중 4번째로 많이 팔렸다. 준중형 세단은 소형 SUV의 가장 센 경쟁자이기도 하니, 아반떼의 흥행이 소형 SUV 시장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세 번째 이유
준중형 SUV의 인기
앞서 언급한 가성비 문제를 한 번 더 생각해 보자. 개소세 혜택이 줄어들면서 가성비도 줄어들었고, 풀옵션 소형 SUV의 가격이 준중형 SUV의 일반 트림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이 말은 풀어서 설명하면, 소형 SUV를 살 돈으로 좀 더 보태 좋은 준중형 SUV를 살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여기에 가격도 가격이지만, 최근 준중형 SUV 시장에서 완전변경 모델이 대거 출시되면서 품질까지 향상돼 여러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모델이 노후화되면서 제힘을 쓰지 못하던 준중형 SUV, 현대의 투싼과 기아의 스포티지가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으면서 승승장구 중이다.

네티즌들 반응 살펴보니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거든”
소형 SUV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은 어땠을까? 일각에선 “국산차 너무 비싸다. 가격 현실화가 필요하다”, “가격 20%-30% 내리면 적정가 될 듯”, “풀옵션 편의 사양의 소형차 가격이 대형 승용차급이 되니까 외면당한 거다”,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니까 그런 거지, 소비자는 바보가 아닌데”라며 가격이 문제라는 의견을 더했다.

또한 “어차피 빚지는 거 윗급으로 가는 거지 뭐”, “국산차 가격이 수입차와 차이 없는 시대에… 멍청한 사람들이 줄고 있다는 소리겠죠”라는 반응도 쉽게 포착할 수 있었다. 여기에 “유행이 지나갔잖아”라며 소형 SUV는 이미 트렌드가 아니라는 의견도 살펴볼 수 있었으며, “차박하려고 다들 중형 이상을 사니까 그렇지”라며 새로운 트렌드인 ‘차박’에 어울리는 건 좀 더 큰 차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미래의 일은 함부로 확언할 수 없지만, 뭇 전문가가 말하는 지금의 상황 그리고 소비자 선호도를 기반으로 전망을 조금 내다보자. 업계에서는 개소세 인하 혜택이 준 뒤로 가성비로 승부를 보던 소형 SUV의 매력이 떨어졌고, 대신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었다고 증언한다.

게다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준중형 세단과 준중형 SUV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시점이기에 소형 SUV의 수요가 적을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차박 등의 새로운 문화가 생기면서 소형보다는 더 큰 차체를 가진 모델에 눈을 돌리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요컨대, 위와 같은 내용을 염두에 둔다면 소형 SUV의 전망이 밝지 않을 것을 알 수 있겠다. 독자의 의견은 어떤지 궁금해진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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