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문방구에서 종종 했던 뽑기가 생각난다. 오백 원 정도를 넣으면 플라스틱 통에 든 장난감이 나왔고, 원하던 장난감이면 환호성을 지르고 그렇지 않으면 시무룩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가곤 했다. 그런데 이런 ‘뽑기’가 자동차를 살 때도 적용된다면? 이건 단지 시무룩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가고 끝날 일이 아니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신형 카니발의 도장 불량 사례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례로, 올해 여름 신형 카니발을 구매한 글쓴이가 도장 불량을 발견해 답답한 심경에 올린 게시글로 보인다. 글쓴이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그리고 카니발에 오늘 소개한 불량 외에 그간 어떤 결함이 있었는지 폭넓게 살펴보도록 하자.
글 정지현 에디터
기아가 좋아서
3대나 구매한 차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카니발을 구매한 차주가 어째서 신차를 구매하고 불만을 토로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게시글을 살펴보자 글쓴이는 문제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평소 기아에 대한 이미지 좋아 3대째 기아에서 차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곧 자신은 그간 기아에 반감이 없었고, 오직 이번 사건의 영향으로 실망감을 안게 됐다는 말이 될 것이다.
글쓴이는 2011년에 카니발, 2019년에 K9, 2021년 7월에 신형 카니발을 구매했다, 문제가 된 차량은 올해 여름에 구매한 신형 카니발이었다. 글쓴이는 영업사원과 함께 검수했음에도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불량이 존재했다며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이 노란색은 뭐지?”
새 차에서 발견된 결함
도대체 어떤 불량이길래 글쓴이가 “이번 구입 건은 기아에 대한 이미지가 바닥”이라고까지 말한 것일까? 사진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위의 사진을 보면 노란색으로 표시돼있는 부분이 보일 것이다.
이는 기아에서 노란색으로 눈에 잘 띄게 표시함으로써 수정이 필요하다는 일종의 요청을 보낸 것이다. 그런데 이 노란색이 그대로 표시된 채 글쓴이가 차량을 받게 됐으니, 결국 이를 수정하지 않고 신차를 출고했다는 말이 된다. 글쓴이 입장에서는 신차를 구매했는데, 불량품이 온 격이니,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리해서 타시죠”
영업사원의 한 마디
도장 불량을 발견한 글쓴이는 영업 사원에게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영업사원으로부터 돌아온 말은 “수리해서 타면 됩니다”라는 답변뿐이었다. 새 차를 구매했는데, 불량품이 와 억울했던 글쓴이는 “새 차로 교환해달라”라고 요구했지만, 영업사원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라는 말을 할 뿐이었다.
글쓴이는 “이게 대기업이 할 행위냐”, “대기업에서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답답한 마음을 적어 내려갔다. 하지만 이번 도장 불량 같은 경우는 안전에 큰 위협이 가해지는 불량이 아니고, 수리를 통해 개선될 수 있는 사안이다. 때문에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수리해서 타는 방법밖에는 없는 듯 보인다”라는 의견을 더하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네티즌 반응 살펴보니
“안타깝지만…”
이번에는 좀 더 자세히 네티즌의 반응을 살펴보자. 일각에선 “저 스티커가 붙여졌다는 건 불량이라는 걸 알았다는 건데, 결국 마지막까지 수정도 교체도 이뤄지지 않은 채 조립되어 출고돼버렸네요”, “열받겠네요”, “이래서 인수 전 전문 업체에서 검수해야 하나 보다”라며 글쓴이와 함께 분노하는 반응이 포착됐다.
더하여 일부 네티즌들은 “이미 틴팅에 등록까지 다 한 것 같은데 수리 말고는 답이 없어 보입니다”, “기능상에는 그나마 이상이 없긴 한데…”, “도색 도료 뭉친 것 같다. 갈아내고 재도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안타깝지만 갈아내고 도장하면 될 듯하네요”라는 의견을 더하기도 했다.
카니발 결함 리스트
살펴보니 다양했다
오늘 소개한 도장 불량 외에도 카니발에는 이미 출시 때부터 다양한 결함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작년 말, 카니발 동호회에 올라온 “신차 검수 시 꼭 점검해야 할 부분 리스트”를 살펴보면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해당 리스트는 트렁크 단차, 고무 몰딩 휨, 조수석 워크인 조립 불량, 내비게이션 디지털키 설정 누락, 슬라이딩 도어 안쪽 도장 불량, ISG 작동 시 내비 화면 꺼짐, 루프랙 조립 불량, 안전벨트 파손 및 흠집, 테일램프 내 습기 발생, 오토홀드 작동 후 엑셀 작동 시 방귀소리, 통풍 및 열선 시트 미작동, 2열 공조기 작동 불량, 엔진오일 누유, 터보차저 결합 불량, 순정 내비 시계 먹통 및 GPS 수신불량 등 매우 다양한 항목을 품고 있었다. 그만큼 카니발에 크고 작은 결함이 많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격이다.
이미 잘 알려진
카니발 결함 사태들
더하여 작년 말, 신차를 출고하고 문제가 발생한 차주들의 사연이 동호회를 통해 빠르게 업로드되었다. 오늘 소개한 도장 불량 사례들도 넘쳐났으며, 다른 불량 사례도 줄을 이었다. 실제로 한 차주는 출고 후 에어컨 AC 기능을 켜면 심한 진동 발생, 측면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선 변경 시 후측방 모니터 오작동 문제, 후방카메라 화질 불량 문제 등이 발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일부 차주는 스탑앤고 시스템 작동 시 내비게이션 화면이 꺼지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했다. 시트가 찢어져서 출고된 차량도 존재했으며, 그 외에도 2열 슬라이딩 도어 일부에 녹이 슬거나 세차 후 후미등에 물기가 스며드는 차량도 발생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쉴 새 없이 발생했다.
“제발 일 좀 똑바로”
“생산을 어떻게 하는 거야?”
오늘 살펴본 도장 불량 등의 문제 같은 경우에는 품질 문제에 해당한다. 설계결함이 아닌 품질 문제 같은 경우는 조립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하는 것이고, 이때 소비자는 기아차 소하리 공장에서 카니발을 조립하는 현장 노동자들을 탓할 수밖에 없게 된다.
많은 소비자가 조립 불량에 “생산을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제발 기아차 노조는 일 제대로 해라”, “매번 회사 탓하는 노조들 본인들 잘못부터 반성해야 한다”라며 강한 비판을 쏟아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현대차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점유율은 양사 합산으로 86%에 달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만큼 현대기아차의 품질 이슈도 쉼 없이 들려오고 있다. 내연기관차, 전기차, 수소차 등을 가리지 않고 들려오는 결함 소식에 소비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혹자는 “많이 팔리는 만큼 결함 소식이 더 들리는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확률상으론 맞는 말이지만, 그 일이 내게 닥친다고 해도 이성적일 수 있을까? 그건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이 현대차와 기아를 선택하는 만큼, 제조사도 소비자에게 믿을 만한 품질로 보답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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