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전기차 열풍은 어느 제조사건 피해 갈 수 없는 현실이다. 세계 1,2위를 앞다투는 인기 완성차 제조사들은 물론 국내 대표 완성차 제조사인 현대기아차 역시 전기차 모델 라인업의 증설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현재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제조사라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새 주인 찾기가 한창인 쌍용차도 전기차 라인업 구축을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시기까지 오고 말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결국 첫 번째 전동화 모델 코란도 E모션을 생산했지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아쉬운 목소리가 주를 이르고 있다. 이러한 쌍용차가 놀랍게도 수출길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과연 어떤 상황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글 김성수 에디터
코란도 E모션의 첫 공략 무대는
유럽 시장이 될 전망이다
지난 16일, 쌍용차의 첫 전동화 SUV 코란도 E모션이 수출 선적 기념식을 열고 본격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코란도 E모션은 지난 15일 평택항에서 초도 물량 약 200대가 선적되었으며 독일, 영국 등의 유럽 지역으로 수출되어 현지 11월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지난 8월 24일, 정용원 관리인 및 정일권 노동조 위원장 등 생산 관계자들과 함께 평택 공장에서 코란도 E모션 양산 기념식을 실시하였으며 이번 유럽 수출 선적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출시로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코란도 E모션은 국산 모델 최초의 준중형 SUV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기도 한 모델이다. 코나 일렉트릭이나 니로 EV는 소형 SUV이고 아이오닉 5와 EV6가 엄밀히 따지자면 SUV보단 CUV에 가까운 모델이다 보니 어찌어찌 국산차 최초의 타이틀을 지니게 된 셈이다.
쌍용차는 코란도 E모션에 대해 “패밀리카로 손색없는 거주공간과 활용성을 갖췄을 뿐 아니라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전체적인 유선형 라인을 가미해 드라이빙의 재미까지 제공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경량화와 무게중심 최적화를 위해 쌍용차 최초의 알루미늄 후드 및 밀폐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하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코란도 E모션에는 61.5kWh 배터리팩이 장착되어 1회 충전시 최대 339km(WLTP 유럽 기준)를 주행 가능하다.
쌍용차 관계자는 “코란도 E모션 등 전기차 라인업 확충을 통해 친환경차 중심으로 수요가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 확충을 통해 미래 경쟁력 역시 갖출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현 상황 타개할 모델이
코란도 E모션이 아닌
렉스턴 스포츠?
코란도 E모션의 국고 보조금은 768만 원으로 확정되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국내 출시와 관련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과 영국 등 유럽 시장에의 수출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쌍용차가 국내 판매를 미루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로는 바로 반도체 수급 난항 때문이다. 아직까지 반도체를 수급하는데 난항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코란도 E모션의 대량 생산으로까지 이어지기에는 제한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따라서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 모두에 코란도 E모션 출시를 진행하기보단 유럽 수출 이후 부품 수급이 원활해지는 시점이 오기 전까지 국내 출시는 미뤄질 것이라고 쌍용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렇다면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 모두를 공략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쌍용차가 해외 시장 공략으로 눈길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쌍용차의 위 행보를 유럽의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탄소감축 규제에 따른 패널티를 받기 이전에 하루빨리 코란도 E모션의 출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 쌍용차의 58개에 해당하는 세부 모델 및 트림들이 EU의 내연기관차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한참 초과한 상태이기에 전기차 출시를 통해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유럽 수출의 필요성이 시급한 상황인 것은 맞지만 코란도 E모션의 유럽 시장 내 호평은 기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쌍용차는 코란도 E모션의 선적과 함께 국내외 시장에서 호평을 이어가고 있는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의 주요 시장 론칭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으로 코란도 E모션 수출 행보는 국내 인기 내연기관 모델의 적극 공략을 위한 발판으로 작용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주력을 차지할 전동화 모델은
새로 출시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냉정하게 코란도 E모션이 자동차 시장 내에서 흥행을 거둘 것으로 보긴 힘든 것이 사실이다. 주행거리가 상당히 아쉬운 것은 물론이며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코란도 E모션의 디자인에 관해서도 부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국내 출시가 점점 미뤄질수록 그 경쟁력은 훨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란도 E모션의 전망은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려운 시기를 겪는 와중에도 인기 모델 공략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는 모습은 그나마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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