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나라 포르쉐였죠” 디자인은 몰라도 성능 하나로 모든 논란 잠재웠던 레전드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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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GT-R / 네이버 남차카페 ‘최상진’님 제보

흔히 스포츠카 하면 포르쉐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 중 대표 모델인 911은 58년동안 8세대를 거쳐 지금까지 발전해왔으며, 세대를 거듭할 수록 더욱 발전된 기술을 반영해 911은 외계인을 고문해서 만들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스포츠카의 정석으로 불리는 모델인 만큼 많은 브랜드들이 911을 타깃으로 잡고 스포츠카를 개발했는데, 섬나라 일본도 여기에 참전했다. 닛산이 실비아와 스카이라인, 페어레이디 등 여러 스포츠카를 만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GT-R을 출시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글 이진웅 에디터

닛산 GT-R / 네이버 남차카페 ‘김도학’님 제보

R34 스카이라인 GT-R 후속
2007년 출시
이전 모델인 스카이라인 R34에는 엔진과 구동방식에 따라 여러가지 트림이 존재했다. 최하위인 HR34 GT부터 시작해 ENR34 GT-Four, ER34 25 GT/GT-X/GT-V, ER34 GT-T, 마지막으로 최상위 BNR34 GT-R까지 있었다. 그 중 최상위 모델 BNR34 GT-R의 후속이 GT-R로 이어지고 나머지는 그대로 스카이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참고로 그 스카이라인은 국내에 인피니티 G와 Q로 판매되었다.

2000년에 개발을 시작한 GT-R은 2001년 콘셉트카를 내놓고, 2004년 프로토타입 모델을 선보인 다음 2007년에 등장했다. 아무래도 기술력이 많이 들어가는 스포츠카다보니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린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라인 GT-R 단종 5년이 지나서야 출시되었으며, BNR34 GT-R의 후속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코드네임도 R35로 명명했다.

출시부터 지금까지
디자인 변화는 거의 없다
GT-R은 2007년 첫 등장 이후 풀체인지 없이 페이스리프트만 진행해 지금에 이른다.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디테일한 부분만 조금씩 변경되었을 뿐 전체적인 디자인 특징은 변하지 않았다.

외관 디자인은 직선 위주의 디자인에 곡선을 어느정도 가미해 남성적인 느낌을 강조했으며, 일반적으로 스포츠카는 공기 저항을 덜 받게 하기 위해 날렵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지만 GT-R은 날렵한 모습보다는 듬직한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후면부의 볼륨감이 상당하다. 후면에는 스카이라인의 상징인 4구 테일램프가 그대로 적용되었다.

2010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했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전면 범퍼 양쪽을 약간 다듬은 것이 끝이다. 실내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했다.

2017년 출시된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전면에 있는 그릴 디자인을 변경하고 에어커튼을 추가해 냉각 성능을 높였다. 또한 후면 범퍼도 변화가 생겨 기존보다 더욱 스포티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내 디자인에도 변화가 생겼다. 경적 부분의 디자인을 개선하고, 경적 주위에 모여있던 버튼을 일반적인 다른 차들과 유사한 배치로 변경했다. 그리고 아래쪽 스포크에 실버 파츠를 가미해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센터패시아 쪽은 엔터테인먼트 관련 버튼들이 디스플레이 좌우로 이동되고 아래쪽에는 원형에서 사각형으로 변경된 송풍구와 공조 관련 버튼이 존재한다. 그 아래에는 성능 세팅을 변경하는 버튼과 비상등이 위치해 있다. 아래쪽에 있는 수납 공간은 사라졌다.

엔진 성능은 꾸준히
발전해왔다
엔진은 스카이라인 R34에 사용했던 RB계열이 아닌 VQ계열 V6 3.8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RB계열은 배출가스 기준 미달이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어 VQ계열 엔진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2007년 처음 출시되었을 때 성능은 480마력, 60kg.m을 발휘했다. 제로백은 3.9초, 최고속도는 311km/h까지 낼 수 있었다. 스포츠카 중에서는 높은 성능에 속하지만 슈퍼카와 경쟁하기에는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2010년 출시된 페이스리프트 모델에는 530마력, 62.5kg.m으로 성능을 높였다. 제로백은 3.7초로 단축되었고, 최고속도는 315km/h으로 높아졌다.

2019년 출시된 페이스리프트 모델에는 570마력, 65.0kg.m으로 더 높아졌으며, 제로백은 2.7초로 1초나 빨라졌다. 최고속도는 322km/h으로 증가했다. 엔진 성능을 높인 것 분만 아니라 티타늄 합금을 사용해 차체 무게를 감량한 점도 가속 성능이 높아진 요인이 되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슈퍼카들과 경쟁할 만한 수준이 되었다. 그 외 변속기는 보그워너 6단 DCT를 개량해 장착했으며, 구동방식은 AWD가 기본이다.

특이한 차체 구조로
이상적인 무게 배분 실현
일반적으로 엔진과 변속기는 함께 결함되어 있다. 하지만 GT-R은 특이하게 전륜에 엔진만 있고, 후륜에 변속기가 위치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엔진에서 나온 동력은 추진축을 통해 변속기로 전달된다. 그리고 변속기와 연결된 종감속기를 통해 바퀴에 동력을 최종적으로 전달한다.

또한 GT-R은 AWD 차량이다. 그렇기 때문에 변속기에 트랜스퍼 케이스도 결합되어 있는데, 여기서 또 하나의 추진축이 전륜의 종감속기로 이어진다. 즉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추진축이 2개가 존재하는 형태다. 구조가 상당히 복잡해졌지만 이상적인 무게 배분 실현에 성공했다.

궁극의 GT-R
니스모 모델
2014년, 니스모에서 튜닝한 GT-R이 출시되었다. 엔진 배기량은 그대로 두고 터빈 크기를 키웠으며, 연료분사 타이밍을 재조정해 600마력, 66.5kg.m으로 성능을 높였다. 차체에는 스폿용접을 통해 강성을 높였다. 서스펜션은 새롭게 설계한 스프링과 빌슈타인 쇽업쇼버를 적용했다.

외부에는 앞범퍼와 사이드, 뒷범퍼에 공기역학적인 바디킷을 장착하고 후면 트렁크에는 카본 윙을 장착해 기본형보다 다운포스가 100kg 더 높아졋다고 한다. 휠은 니스모 전용으로 개발된 알루미늄 6-스포크 휠을 적용햇으며, 내부에는 레카로 시트 위치를 조정해 운전하기 편하게 만들었다. 그 덕에 뉘르부르크링 기록은 무려 7.08.69를 기록했다. 다만 레이싱킷을 몇개 부착했다고 한다.

포르쉐 911 터보와
끊임없이 경쟁
애초에 닛산이 GT-R을 개발할 때 목표로 한 차가 포르쉐 911 터보인 만큼 출시 이후부터 911과 끊임없이 경쟁했다. 개발 초기에는 911 터보보다 뉘르부르크링 랩타임 6초 이상 뒤졌지만 출시 이후 닛산은 911 터보의 기록을 깼다고 선언했다. 발표 당시 기록은 7분 29초 03이였으며, 911터보는 7분 38초였다.

하지만 포르쉐 측에서는 기록에 의문을 가졌고, 양산차 그대로가 아닌 기록을 위해 세팅했을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직접 GT-R을 구입해 테스트하기도 했다. 이후 2008년 9월,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GT-R의 기록을 측정했는데 7분 54초가 나왔다.

비록 초기 모델은 GT-R이 더 뒤쳐졌지만 2010년 등장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성능 향상으로 7분 24초 22으로 대폭 단축되었다. 이후 포르쉐도 911 터보S도 측정했지만 7분 41초 23으로 GT-R보다 크게 뒤쳐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2012년형 모델로 7분 19초 10까지 단축했지만 이는 닛산의 발표일 뿐이고 정확한 측정일자와 운전한 드라이버를 공개하지 않아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2013년 GT-R 니스모 모델로 7분 08초.69로 한때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가지기도 했다.

이후 GT-R은 뉘르부르크링 기록을 측정하지 않았지만 많은 유저들이 GT-R과 911 터보를 비교하면서 어느쪽이 더 좋냐는 논쟁을 계속 이어나갔고, 지금도 대립구도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유저들은 비록 네임벨류는 떨어지지만 성능 하나만큼은 911 터보에 비견될 만큼 훌륭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닛산 GT-R / 네이버 남차카페 ‘유용규’님 제보

훌륭한 가성비
다만 지금은 옛말이 되었다
GT-R은 가성비 면에서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가격은 1억 중반으로 결코 저렴한 것은 아니였지만 이보다 몇 배나 비싼 슈퍼카와 대등한 성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가 제로백 2.9초에 가격은 국내 기준으로 5억 후반인데, GT-R은 제로백 2.7초에 가격은 1억 중반이다.

심지어 니스모 모델은 제로백이 2.4초인데 가격은 2억 초반 정도에 불과하다. 왠만한 하이퍼카 수준이다. 다만 중속 이후 추월 가속력은 부족하고 최고속도가 320km/h대에 머무는 점은 아쉽다. 그렇기 때문에 장거리 드레그 레이싱을 하면 초반에는 GT-R이 앞서나가지만 중반부터는 아벤타도르같은 슈퍼카에게 밀린다.

닛산 GT-R / 네이버 남차카페 ‘준석’님 제보

다만 훌륭한 가성비도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해 성능을 꾸준히 높여왔지만 출시된 지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풀체인지는 진행하지 않아 경쟁 모데 대비 상품성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내는 투박한 느낌 그대로이며, 파워트레인은 성능만 높아졌을 뿐 동일하다.

GT-R과 동일하게 가성비 높은 스포츠카로 명성이 높은 콜벳은 2019년 8세대 모델을 출시하면서 미드십 구조로 변경해 완전한 슈퍼카로 거듭났으며, 경쟁 모델로 지목한 911은 GT-R 등장 당시 6세대였는데, 2012년 7세대를 거쳐 2019년 8세대로 두차례 풀체인지를 거치며 더욱 발전했다. 요즘에는 GT-R 니스모가 911도 아니고 파나메라 터보 S 하이브리드에 패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닛산 GT-R / 네이버 남차카페 ‘Hwang Sou Bin’님 제보

후속 모델 출시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
출시된 지 14년이 되었고, 파나메라에게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GT-R은 아직 후속 모델 출시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지금도 아직 후속 모델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닛산 내부적으로 상황이 어려운 탓에 후속모델 개발을 하지 못하고 있거나 개발중이더라도 진행 상황이 지지부진한것으로 보인다. 2017년에는 무자격자가 품질 검사를 한 사실이 밝혀졌고, 2018년에는 배출가스와 연비 조작으로 인해 신뢰도가 대폭 무너졌다.

닛산 GT-R / 네이버 남차카페 ‘Hwang Sou Bin’님 제보

또한 르노 닛산 미쓰비시 얼라이언스 회장이 2018년 구속되었고, 2020년에는 11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금액이 한화로 무려 3조 7천억정도라고 한다. 상황이 많이 어려워져 작년 연말에는 닛산이 국내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전 세계 많은 스포츠카, 슈퍼카와 경쟁하기 위해 일본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GT-R,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지만 이대로 단종되는 점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한가지 희소식이 있다면 닛산에서 신형 페어레이디 Z에 장착되는 스포츠성을 강조한 신형 VR 엔진을 개발했다는 점이며, 신형 GT-R에 이를 기반으로 한 엔진을 장착해 성능이 대폭 높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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