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벳은 미국을 대표하는 슈퍼카다. 포드 GT와 닷지 바이퍼도 있지만 포드 GT는 한정판인데다가 너무 비싸며, 바이퍼는 2017년 단종되어 콜벳만 남게 되었다. 또한 포드 GT와 바이퍼는 중간에 단종되었다가 부활한 적이 있지만 콜벳은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단종되지 않고 쭉 이어져 왔다.
하지만 국내에서 콜벳은 꽤 저평가되고 있는 모델이다. 아무래도 유럽산 슈퍼카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인데다 브랜드가 쉐보레라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콜벳은 유럽산 슈퍼카들과 비교해 전혀 꿀리지 않으며, 오히려 여러 슈퍼카 중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글 이진웅 에디터
8세대에 오면서
슈퍼카로 완전히 변신했다
먼저 레이아웃이 변경되었다
7세대까지는 스포츠카 중에서는 상위권에 위치해 있었지만 슈퍼카로 인정받기에는 애매한 모습을 보였으며, 파생 모델인 Z06과 ZR-1만 슈퍼카로 인정받은데 반해 8세대 모델은 기본 모델인 스팅레이도 슈퍼카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우선 차체 레이아웃이 FR에서 MR으로 변경되어 자동차 부품 중 가장 무거운 엔진과 변속기가 중간으로 이동했다. 그 덕분에 무게 배분이 더 좋아졌고, 구동륜인 후륜에 더욱 무게를 실어줄 수 있게 되어 접지력이 높아졌다.
외관 디자인이
유럽 슈퍼카와 비슷해졌다
레이아웃과 플랫폼이 변경된 덕분에 디자인도 유럽산 슈퍼카들과 비슷해졌다. 이전 세대보다 훨씬 날렵하고 볼륨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면부는 F22, F35등 전투기에서 영감을 받아 더욱 공격적으로 디자인되었다.
이외에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된 헤드 램프, 일체감 높은 도어, 엔진 냉각 및 에어로 다이내믹을 위한 측면 공기 흡입구, 7개의 공기 배출구가 있는 엔진룸 해치, 바깥쪽 끝에 있는 쿼드 배기 팁, 애니메이션 효과가 포함된 LED 테일 램프가 외관 디자인의 핵심 요소다. 외장 색상은 총 12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정말 미국차 맞아?
미래지향적인 실내디자인
미국차들은 그동안 대체로 실내 디자인이 꽤 투박한 편이였다. 이것이 국내에서는 꽤 호불호가 갈렸는데, 아메리칸 스타일이라며 호평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너무 딱딱하고 저렴해 보인다며 혹평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8세대 콜벳은 상당히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나왔다. D컷 스티어링 휠에 풀 디지털 계기판이 적용되었으며, 센터패시아에 있는 8인치 디스플레이는 운전석으로 기울어져 잇다. 그 외 센터 콘솔의 위치가 상당히 높으며, 센터 콘솔 우측에는 버튼이 한 줄로 배열되어 있다. 그 외 가죽 소재를 많이 사용해 고급스러움까지 표현했다.
고배기량 V8 OHV 엔진
제로백은 무려 2.9초
요즘 많은 슈퍼카들이 다운사이징 한 터보 엔진을 장착하는 편인데, 콜벳에는 여전히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을 사용한다. 게다가 아직도 OHC가 아닌 OHV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6.2리터 LT2 엔진은 기본 490마력, 64.2kg.m을 발휘하며, Z51 팩을 적용한 모델은 495마력, 65.0kg.m을 발휘한다. 7세대 모델보다 35마력이 증가했다.
엔진 성능은 슈퍼카 중에서는 낮은 편에 속하지만 대신 가속 성능이 상당하다. Z51 팩 기준 제로백이 무려 2.9초다. 이전 세대의 3.7초보다 훨씬 빨라졌다. 콜벳보다 성능이 훨씬 높은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 맥라렌 720S,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와 제로백이 동일하다. 제로이백은 12.0 초다. 변속기는 처음으로 8단 DCT를 사용했는데 변속 스피드가 PDK와 비슷한 정도라고 한다. 최고 속도는 296km/h까지 낼 수 있다.
성능을 높이기 위해
콜벳에 적용된 기술들
신형 콜벳은 단순히 제로백만 빠른 것뿐만 아니라 성능 측정기라고 불리는 뉘르부르크링 기록도 좋다. 7분 29초 9로 100마력 이상 높은 람보르기니 우라칸과 비슷한 기록이다. 랩타임을 측정한 차들 중에서는 꽤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이를 위해서 콜벳에는 성능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기술을 적용했다.
MR 구조로 변경한 덕분에 무게 배분이 좋아졌고, 접지력이 높아지는 것 외에 제동 시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되는데 미드십 레이아웃은 이 과정에서 앞뒤 무게 배분이 50:50으로 가까워져 제동 성능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여기의 전기모터가 유압을 만들어내는 eBoost 브레이크가 적용된다.
서스펜션에는 가속도계를 통해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MRC 4.0이라는 개선된 전자 장치가 적용되었다. 빠르고 원활하게 반응하며, 동급 최고의 승차감에 기여한다. 또한 리프트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움푹 들어간 곳이나 가파른 진입로 및 여러 가지 도로 방해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차고를 40mm 높일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의 기어비는 16.25:1에서 15.7:1로 개선되었으며, 프런트 스플리터와 오픈 투피스 리어 스포일러가 코너링 시 그립력을 향상시키면서 180kg의 다운 포스를 추가한다. 후륜에는 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가 적용되어 있으며, 리어 타이어에 분배되는 토크를 조절하는 트랜스 액슬이 포함되어 있어 놀라운 차량 안정성을 제공한다. 주행 모드는 총 6가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에코부터 스포츠까지 취향에 맞게 선택 가능하다.
차세대 기술로
업그레이드된 편의 사양
신형 콜벳에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되어 더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이외에 NFC와 원터치 블루투스 페어링이 적용해 스마트폰을 차량에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으며,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타이어 압력 경고는 타이어가 최대 압력에 도달하면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시스템을 갖추었으며, Bose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되어 실감 나는 사운드를 제공한다. 퍼포먼스 데이터 레코더는 고해상도 카메라와 연동하여 트랙 주행을 기록할 수 있으며, 이를 다른 드라이버와 비교를 할 수 있다. 주행 성능이나 옵션 사양이나 절대 저평가 받을 만한 차가 아니다.
성능보다 더 무섭다는
훌륭한 가성비
신형 콜벳은 성능도 높지만 그보다 더 큰 장점은 가성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위 같은 성능을 갖추고도 가격은 5만 9,995달러부터 시작한다. 한화로 약 7,067만 원이다. 제로백이나 뉘르부르크링 기록이 비슷한 다른 차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그렇다 보니 미국 내에서 인기가 많아 현재 물량을 확보하기 쉽지 않으며, 딜러들이 웃돈을 붙여 1~2억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2억에 산다고 해도 사실 꽤 저렴하다고 할 수 있는데, 엔트리급 슈퍼카들이 기본적으로 3억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콜벳을 만든 쉐보레도
무시당할만한 브랜드가 아니다
콜벳을 만든 쉐보레도 국내에서야 여전히 남아있는 대우차 이미지와 현대차가 국내 시장을 장악한 탓에 무시당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오랜 역사를 거쳐오면서 상당한 기술력을 축적한 브랜드로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기술력이 많이 들어가는 스포츠 카인 카마로와 슈퍼카인 콜벳을 만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1911년 설립되어 올해 11월 3일부로 109주년을 맞게 되며, 모기업인 GM은 자동변속기와 터보차저를 세계 최초로 양산차에 적용했으며, 우주로 나간 월면차와 강력한 영구자석인 네오디뮴 자석은 GM이 각각 보잉과 스미토모와 함께 공동 개발했다. 그리고 무려 8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버번은 모든 SUV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다.
콜벳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
콜벳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가격은 슈퍼카가 아니지만 외관은 엄청난 슈퍼카”, “콜벳 자체가 국내에서 저평가되고 있는데 요즘 보기 드문 진짜 스포츠카 다운 면모가 많이 살아있다”, “볼 때마다 진짜 멋지다”등이 있다.
그 외에 “흔하게 보는 포르쉐 박스터 같은 차보다 이제는 콜벳 같은 차가 끌린다”, “저런 차 국내에도 출시 좀 해줘라”, “가성비 하나로 모든 슈퍼카들을 박살 내는 차”등도 있다.
그보다 더 강력한
파생 모델도 등장 예정
파생 모델도 출시 예정이다. 기본 모델인 스팅레이도 충분히 강력한데, 파생 모델은 얼마나 더 강력할지 상상이 안된다. 그랜드 스포츠는 스팅레이와 동일한 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600마력 이상을 발휘한다고 한다. E-레이가 그랜드 스포츠를 대체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Z06은 이전 세대에 장착된 슈퍼차저를 버리고 자연흡기로 복귀한다. 새로운 LT6 V8 엔진이 적용되는데, 배기량은 5.5리터로 줄어들지만 OHV에서 DOHC로 변경되고 성능은 600마력 정도로 높아진다고 한다. ZR-1은 Z06과 동일한 엔진에 트윈터보를 장착해 850마력을 발휘한다고 하며, ZR-1보다 상위 모델인 ZORA도 등장한다. ZR-1과 동일한 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해 1,000마력을 발휘하며, 슈퍼카를 넘어 이제 하이퍼카까지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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