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인간이라면 누구나 뼈를 갖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뼈를 갖고 있다고 그들이 모두 똑같이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는 너무 당연한 사실이라, 왜 굳이 손가락이 아프게 언급하나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할 주제도 위의 이야기와 결이 살짝 비슷한 부분이 있다. 자동차의 플랫폼에 관한 이야기다.
사전적 의미의 자동차 플랫폼은 ‘공통의 설계, 엔지니어링, 생산성, 모델과 타입을 아우르는 주요 부품들의 호환 패키지’를 뜻한다. 오늘 소개할 GV60 그리고 아이오닉 5는 플랫폼, 정확히는 E-GMP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도 ‘플랫폼 외적’으로 분명 차이점이 존재한다. 오늘은 아이오닉 5에는 없는 GV60의 특징을 알아보자.
글 정지현 에디터
드디어 출시된
제네시스 GV60
공식 사진부터 큰 화제를 몰고 등장한 모델, GV60이 드디어 출시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제네시스는 10월 6월부터 GV60의 국내 계약을 시작한다는 소식과 함께, 해당 모델의 구체적인 가격 정보를 밝혔다. 가격은 스탠다드 후륜 5,990만 원, 스탠다드 사륜 6,459만 원, 퍼포먼스 모델 6,975만 원이다.
가장 기본 모델의 경우 6,000만 원 이하이기에 보조금 100% 대상 차량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자면 50%의 보조금만을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 여러 필수 옵션을 넣다 보면 당연히 가격이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격을 접한 일부 소비자의 반응이 흥미롭다. “아이오닉 5랑 같은 플랫폼이면서 가격만 올렸네” 등의 의견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아이오닉 5와
같은 플랫폼이다
GV60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제네시스의 첫 번째 전용 전기차다. 앞서 언급했듯 스탠다드 후륜·사륜 모델과 사륜구동이 기본 적용된 퍼포먼스 모델까지 총 세 가지 라인업으로 운영되며, 세 모델 모두 77.4kWh 배터리를 기본 탑재한다. 그런데 이 E-GMP 플랫폼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시피 아이오닉 5의 플랫폼이기도 하다.
이에 항간에선 ‘제네시스는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하는 눈치다. 만약 차별점이 없다면, “그냥 좀 고급스럽게 만들어놓은 아이오닉 5 아니냐”라는 반응에 대응하지 못할 것이다. 제네시스가 이를 의식하지 않았을 리 없다.
첫 번째
무선 충전 시스템
그런 의미에서 지금부터는 GV60에는 있지만, 아이오닉 5에는 없는 것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GV60에 적용한 첨단 기술을 토대로 살펴보자. 첫 번째로는 무선 충전 시스템을 말할 수 있겠다. GV60에는 ‘양산 전기차’ 최초로 무선 충전 기술이 도입될 전망이다. 해당 기능이 있는 GV60는 단 600대 한정으로 제공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GV60에 적용된 무선 충전 기능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며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로 전기차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충전’에 관한 것이니, GV60을 시작으로 무선 충전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충전 인프라에 일종의 혁신을 가져다줄지도 모를 일이다.
두 번째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적용 범위 대폭 확대
다음으로는 어떤 점을 말할 수 있을까? 바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다. 이 기능 자체로는 그다지 놀랍지 않지만, GV60에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의 적용 범위가 대폭 확대된다는 소식이다. 기존에는 내비게이션과 클러스터, 헤드 업 디스플레이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제공했었는데, 기술의 범위를 무려 차 전반으로 확장한 것이다.
예컨대, 해당 모델에서는 전기차 통합 제어 장치, 서스펜션, 브레이크, 스티어링 휠, 에어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자동차의 주요 전자제어장치에 대한 업데이트가 추가로 가능하다. 덕분에 운전자는 별도의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도 전자제어장치를 포함한 업데이트를 할 수 있어, 항상 최신 기능이 반영된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세 번째
얼굴 및 지문 인식
다음으로는 페이스 커넥트 그리고 지문 인증 시스템을 말할 수 있다. 페이스 커넥트는 차가 운전자 얼굴을 인식하는 기능으로, 키가 없어도 도어를 잠금 및 해제할 수 있다. 도어 핸들 터치 후 B 필러에 자리한 카메라에 얼굴을 인식시켜 사용할 수 있고 최대 2명까지 등록이 가능하다. 얼굴 인식을 통해 사용자를 파악하면 운전석 및 운전대 위치, 헤드 업 디스플레이, 사이드 미러, 인포테인먼트 설정이 해당 사용자가 사전에 저장한 개인 프로필과 자동으로 연동한다.
지문 인증 시스템은 차 내 간편 결제나 발레 모드 해제 시 필요한 인증 기능을 수행한다. 페이스 커넥트와 지문 인식 시스템을 함께 사용할 경우, 물리적인 자동차 키가 없어도 운전자의 생체 정보만으로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어 주행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네 번째
디지털 키 2
마지막으로는 디지털 키 2를 말할 수 있겠다. GV60에는 디지털 키 2가 최초로 들어갔는데, 이는 기존 디지털 키와 다르게 초광대역 무선 통신을 적용해 스마트폰을 지니고 있으면 별도의 조작 없이 차 문을 열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연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며, 디지털 키 2 사용 시 도어 핸들 터치만으로 출입 후 시동이 가능하다. 필요한 경우 가족 또는 지인 최대 3명과 키를 공유할 수 있다.
GV60의 진짜 적수는
테슬라 모델 Y?
한편, 비록 같은 플랫폼을 품었지만, 아이오닉 5와 제네시스 GV60을 경쟁 상대로 보는 것에는 일종의 모순이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애초에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아이오닉 5와 가는 길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일각에선 가격 등의 측면을 비교하며 현대차보다는 테슬라, 그중에서도 모델 Y와 GV60을 함께 언급하는 경우가 종종 포착된다.
이는 GV60이 고성능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라 더욱 무게가 실리는 발언이다. 실제로 환경부의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 당시 GV60에 고성능 모델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던 바 있다. 이때 고성능 모델의 존재는 곧 테슬라의 모델 Y 퍼포먼스를 경쟁 상대 리스트에 올리기에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GV60는 공식 사진이 공개되자마자 다소 독특하면서 강렬한 첫인상에 호불호가 극심하게 갈린 모델이다. 따라서 “디자인 외의 요소에 대해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뤄져야 GV60에 승산이 있을 것이다”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그런데 과연 가격 측면에서 이런 성과를 낼지는 장담할 수 없다. 많은 소비자가 GV60의 가격이 “비싸다”라고 평했기 때문이다.
물론 플랫폼의 경우 타 모델과 같은 플랫폼을 지녔다고 해도 각종 신기술 혹은 첨단 기술이 더해져 나름의 차별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더 비싼 값을 지불하고 아이오닉 5가 아닌 GV60를 살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여부는 소비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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