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의 대표 브랜드 포르쉐, 엔트리급인 박스터, 카이맨부터 대표 모델인 911, 세단인 파나메라, SUV인 카이엔, 전기차인 타이칸까지 다양한 유형의 스포츠카를 생산하고 있으며, 성능과 옵션, 품질까지 빠지는 부분이 하나 없어 모두가 선망하고 있는 꿈의 브랜드다.
지금은 생산이 종료되었지만 끝판왕 모델인 918도 있다. 외계인을 고문하다 못해 갈아서 만들었다는 말이 나올 만큼 모든 부분에서 최고 수준을 보여주고 있으며, 브랜드 위치로는 슈퍼카 전문 브랜드인 맥라렌과 페라리보다 아래로 평가받고 있지만 P1, 라페라리와 당당히 경쟁하기도 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가끔 포착되고 있는데 보기 힘든 만큼 떴다 하면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된다.
글 이진웅 에디터
911을 바탕으로 한
포르쉐의 첫 슈퍼카 959
우선 포르쉐의 슈퍼카 역사에 대해 잠깐 살펴보자. 911을 만들던 포르쉐는 랠리 출전을 목표로 959를 개발했는데, 이것이 포르쉐가 처음으로 만든 슈퍼카다. 1987년 출시되어 337대만 한정 판매되었으며, 911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그런 탓에 디자인이 911(930) 많이 비슷하다.
당시 포르쉐가 갖고 있던 기술력을 총동원한 모델로, 2.9리터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얹고 트윈터보를 장착해 450마력을 발휘했다. 제로백은 3.9초, 최고 속도는 315km/h로 당시 페라리 288 GTO가 갖고 있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의 타이틀을 뺏었다. 참고로 엔초 페라리가 이때 자존심 상해 내놓은 차가 F40이다.
5단 수동변속기가 장착되었는데, 특이하게 G단이 있다. 오프로드 주행 시 1단보다 큰 힘을 낼 수 있는 기어로 편의상 0.5단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G단 다음에 1단부터 5단까지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6단까지 있다고 봐도 무방하며, 기어비 조절을 통해 실제 6단 변속기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구동방식은 RR기반의 AWD이며, 당시에는 최첨단 기술에 속했던 상황에 따라 전륜과 후륜의 동력 배분을 달리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터보가 2개 올라가다 보니 고온에서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공랭식이 아닌 수랭식을 적용했으며, 마그네슘 휠,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리저버가 달린 유압식 댐퍼, 에어 서스펜션 등이 적용되었다.
레이싱카를 양산한
911 GT1 스트라센버전
959 다음으로 등장한 슈퍼카는 911 GT1 스트라센버전이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911을 기반으로 만든 차이며, 르망 24시, FIA GT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레이스카로 만들어졌다. 이를 일반인에게 판매하기 위해 양산형으로 만든 것이 스트라센버전이다. 스트라센버전은 독일어로 도로용 버전을 뜻한다.
6기통 3.2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대출력 536마력을 발휘했다. 제로백은 3.9초이며, 최고 속도는 320km을 발휘했다. 총 25대가 생산되었으며, 그 외 성능이 강화된 에보 버전과 개량된 후기형 모델이 한대씩 추가로 생산되었다.
V10 엔진이 탑재된
카레라 GT
2004년 포르쉐는 카레라 GT를 내놓았다. 르망과 F1등 그동안 포르쉐가 축적한 모터스포츠 기술력을 총동원해 개발했다. 다만 당시 포르쉐의 상황이 상당히 어려웠던 탓에 도중에 프로젝트가 중단되었다가 카이엔이 대성공해 자금이 확보된 덕분에 개발을 완료해 출시할 수 있었다.
카레라 GT는 911에 적용한 RR 레이아웃이 아닌 MR 레이아웃을 적용했으며, V10 엔진을 사용했다. 5.7리터 배기량으로 612마력을 발휘했다. 제로백은 3.9초이며, 최고 속도는 330km/h을 발휘했다. 변속기는 6단 수동변속기만 장착되었다. 또한 독특한 배기음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섀시는 카본파이버, 차체와 그 외 곳곳에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해 무게를 경량화했다. 공차중량이 불과 1,380kg밖에 되지 않으며, 제동능력을 높이기 위해 세라믹 복합소재를 사용한 브레이크를 적용했다.
루프는 수동으로 여닫을 수 있지만 무게가 불과 2.4kg에 불과해 별 어려움 없이 장착 및 탈착이 가능하다. 뉘르부르크링 기록은 7분 28초 71로 911 GT2 RS가 나오기 전까지 포르쉐 중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총 1,270대가 생산되었으며, 국내에도 소량 수입되어 8억 8천만 원에 판매되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중고가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한다.
카레라 GT의
후속 모델로 데뷔
918 스파이더는 카레라 GT의 후속 모델로, 2010년 918 RSR 콘셉트로 제네바 모터쇼에 처음 등장했다. 디자인은 포르쉐의 전설적인 모델 중 하나인 917과 RS 스파이더 디자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카본 파이버 강화 플라스틱으로 차체를 제작했고, RS 스파이더에 사용되는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레이스카 구성으로 개량했다.
이후 201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양산형 모델이 공개되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918 RSR콘셉트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으며, 걸윙도어를 일반도어로 변경하고, 측면에 있는 머플러를 엔진룸 쪽으로 이동시킨 것 정도의 변화가 있었다.
V8 엔진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추가
전작인 카레라 GT가 V10 엔진을 탑재했던 반면 918 스파이더는 V8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4.6리터 V8 엔진은 608마력, 55.1kg.m을 발휘하며, 전기모터는 전륜 129마력, 후륜 156마력을 발휘한다. 합산 출력은 887마력, 합산 토크는 130.5kg.m을 발휘한다.
전기모터 덕분에 비슷한 출력을 발휘하는 내연기관차 대비 압도적인 토크를 발휘한다. 그 덕분에 가속성능이 압도적인데, 제로백은 불과 2.6초, 제로이백은 7.3초, 제로삼백은 20초며, 쿼터마일은 10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보니 전기모터 단독으로 차를 구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배터리 용량은 6.8kWh이며, 1회 충전 시 16~31km를 엔진 구동 없이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에 온도 조절 시스템이 적용되어 어떠한 주행 조건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918 스파이더는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하면서 연비까지 훌륭하다. 유럽 기준으로 복합 연비가 33.3km/L이다. 즉 100km을 주행하는데 드는 연료는 불과 3리터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정식 수입 당시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에서 엔진만으로 연비 측정을 했는데 복합 9.6km/L이 나왔다. 웬만한 슈퍼카나 대형차보다 훨씬 더 잘 나온다.
첨단 소재로
차체를 경량화했다
918 스파이더는 첨단 소재를 활용해 차체를 경량화했다. 섀시 부품은 가볍고 높은 강도를 자랑하는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 CFRP로 제작되었으며, 전후면 에이프런은 충격에 강하고 흠이 잘 나지 않는 폴리우레탄을 사용했다.
전면 유리는 가볍고 얇으며, 유연성 있는 소재를 사용했다. 그 덕분에 순수 내연기관보다 무거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하고도 공차 중량은 1,700kg에 불과하다. 918 스파이더에는 스페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바이자흐 패키지가 존재하는데, 탄소 섬유로 제작된 루프와 리어윙, 아웃사이드 미러, 마그네슘 휠이 장착되어 차체 무게를 1,640kg까지 줄였다.
후륜 조향 시스템과
전자 댐핑 시스템
918 스파이더에는 후륜 조향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두 개의 전기기계식 액추에이터가 후륜의 좌우측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최대 3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저속에서는 서로 반대 위상으로, 고속에서 서로 같은 위상으로 후륜을 조향하는 것은 요즘과 동일하다.
PASM 시스템에 포함된 전자 댐핑 시스템은 주행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하며, 차고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노면이 불규칙한 곳에서는 지상고를 높여 바닥이 긁히지 않고 지나갈 수 있으며, 고속 주행 시에는 지상고를 낮춰 최적의 성능을 구현한다.
하드탑 사용
수동으로 루프 오픈 가능
918 스파이더에는 다른 포르쉐 스파이더 모델들과는 달리 강화 플라스틱과 카본 파이버 재질로 이루어진 하드탑을 사용한다. 하드탑을 개폐해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전동식이 아닌 수동식으로, 전작인 카레라 GT처럼 좌우 2피스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직접 분리해 전면 트렁크에 수납해야 한다. 아무래도 전동식 시스템을 적용하면 차체 무게가 증가해 그만큼 성능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수동식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파생 모델
바이자흐 패키지
파생 모델로 바이자흐 패키지가 있다. 일반 모델과 성능은 동일하지만 경량화된 덕분에 가속 성능이 더 좋아졌다. A필러와 측면 유리, 리어 윙, 리어 뷰 미러, 프레임이 카본 파이버로 적용되며, 실내에 적용된 가죽은 알칸타라로, 알루미늄은 카본 소재로 변경되었다.
그 외 경량 마그네슘 휠이 장착되며, 운전석과 조수석에 6점식 안전벨트가 적용되었고 후면 범퍼 가장자리에 카본 파츠가 추가로 적용되었다. 가격은 92만 9천 달러로 일반 모델보다 8만 4천 달러가 더 비싸다.
뉘르부르크링 랩타임
6분 57초 기록
2013년 918 스파이더 출시 당시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을 측정했다. 그 결과 6분 57초를 기록해 당시 1위를 기록했다. 경쟁 모델인 라페라리와 맥라렌 P1은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을 측정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11위라는 상위권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양산차 중에서 918 스파이더보다 빠른 차는 911 GT2 RS MR, AMG GT 블랙 시리즈, 아벤타도르 SVJ, 우라칸 퍼포만테 등이 있다. 918보다 빠른 차 중에서 포르쉐 911 파생모델만 4종 있다. 포르쉐의 기술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부분이다.
918대만 생산되었으며
국내에는 정식 3대
직수입으로 몇 대 들어왔다
918 스파이더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918대만 한정 생산, 판매되었다. 국내에는 정식으로 3대가 배정되었고, 이건희 회장이 2대를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직수입으로 몇 대가 더 들어와 있는데, 정확한 대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 수입 당시 약 12억에 판매되었다. 한정 생산된 모델인 데다 포르쉐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명작이다 보니 향후에 중고차 가격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autopost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