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타이거우즈 효과로 펄펄 날았다
제네시스 판매량 폭등은 진실일까?
현대차그룹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되면서, 그동안 잘나가던 제네시스 브랜드 이미지에 다시 한번 제동이 걸렸다.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이어가던 현대차그룹은, 미국 판매량이 37만 536대로 동기 대비 9.1%가량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허나, 이러한 기사들이 무색하리만큼 미국 현지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과거 타이거 우즈가 코너길에 감속을 제대로 하지 않아 차가 대파가 된 이력이 있었고, 타이거 우즈는 가벼운 골절 외엔 멀쩡하게 걸어 나와, 이러한 부분을 마케팅으로도 활용했었으나 현지에선 제네시스의 안전성에 관련한 이미지는 별달리 관심이 없다는 지적이 속출하고 있다. 과연 어느 편의 이야기가 사실일지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해보자.
글 권영범 에디터
그동안에
무얼 했을까?
제네시스. 국내의 경우 아직 법인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해외의 경우 모든 국가에서 현대차와 법인을 따로 분리하여 진출했고, 그만큼 현대차가 고급화 전략에 치밀하고 간절했었다.
본격적으로 해외 판매에 돌입한 건 2016년, 북미 및 중동, 호주, 러시아 등지로 해외 수출도 하였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아 지금보다 해외 인지도가 많이 낮았으며, 판매량도 저조했었다.
브랜드 출범 당시 “제네시스는 2004년 개발 단계부터 10년 넘게 준비해 왔으며,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성장해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것”이라며 포부를 밝힌 바 있었다.
그러나, 2020년까지 줄곧 호조를 이뤘던 시절은 없다시피 했고 한때 G70이 북미시장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되면서 호황을 누리기도 했지만, 찰나의 순간에 불과했었다.
확실하게
상승세는 보이고 있다
제네시스가 해외에서 런칭한 이후 북미에서 판매된 대수는 6.948대로 집계되었으며, 시장 점유율은 불과 0.04%에 불과했다. 이후 2017년, 2018년, 2019년 총 3년간 판매된 연간 판매량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2017년 한해 판매량은 20,612대로 시장 점유율 0.12%, 2918년 한 해는 10,312대로 전년도 대비 49.97%가량 낮아진 수치이며, 시장 점유율은 0.06%에 불과했다.
이후 2020년은 2019년 대비 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16,384대로 전년도 대비 22.8% 감소한 수치이며, 시장 점유율은 0.11%로 현대차가 다짐한 도약은 무색하리만큼 지지부진한 실적이었다.
그러나, 2021년 급작스러운 호제가 찾아왔다. 1달 평균 1,300대 수준으로 팔리던 차량들이, 평균 2,800대를 넘어, 지난 7월에는 북미 제네시스 역대 월간 판매량 5,180대를 기록하며, 북미 제네시스 역사상 전례 없는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2021년 3분기 판매량이
과거 연간 판매량을 넘어서다
수치로만 바라본다면, 올해 제네시스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월간 판매량 표를 보면 아시다시피, 2021년 3분기 월간 판매량 총 집계는 29,453대로 2016년부터 걸어왔던 판매량들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온 경차와 기아차 또한, 지난 8월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6개월 사이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265.8% 증가한 제네시스의 판매량 덕분에 평균 감소량이 6%대로 머무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타 브랜드들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업계의 평가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프리미엄치곤
차별점이 없다
미국 현지에서 제네시스의 반응은 생각보다 미적지근하다. 그도 그럴 것이 GV80 만 바라보더라도 갖가지 결함 때문에 집단 소송이 걸렸던 것은 물론이오, 한때 현대차 딜러에서 제네시스와 병행 판매까지 아우러져 이름만 프리미엄이라는 혹평이 주였다.
그러나 이는 국내 여론과도 크게 다를 것은 없다. 현재 서울 강남과 경기도 하남, 안성, 수지에 위치하는 제네시스 전용 전시장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현재 자동차와 전시 공간을 나눠쓰며, 실 구매층들의 피드백 또한 “프리미엄 브랜드 치고 응대가 별로다” 혹은 “다른 차 취급을 바라면서 정작 계약은 현대차 대리점에서 한다”라는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람이 느끼는 것은 똑같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언제까지 한때의 일이며,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는 각기 다른 딜러쉽과 판매망을 갖춰 고질적인 현대차의 저렴한 이미지를 타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던 결함들을 어떤 식으로 논란을 잠재우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나갈지 현대차의 행보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사실, 제네시스가 북미에서 라인업과 판매망을 구축하는 데 있어 꽤나 차질이 많았었다. 품질 문제를 떠나 북미 현지 딜러들과의 마찰로 인해, 신차 투입이 지연되고 G70이 출시되던 당시만 하더라도 기존 현대 브랜드 딜러와의 갈등이 심각하여 판매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타이거 우즈의 사건에 힘입어 GV80을 필두, 그리고 다른 모델들의 신차효과가 어우러져 제네시스의 호조가 이어진 게 아닌가 하는 예상을 해본다. 현재 제네시스는 중국 시장을 시작으로 영국, 독일, 스위스에도 진출을 시작하였다. 가파른 상승세에 취해 그릇된 판단이 공들여온 성을 무너트리는 일이 없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