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찬밥 신세던 이쿼녹스
전기차로 변신 예고했다
“야 너두 할 수 있어”. 아마 이 광고 문구를 보거나 들은 독자가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야나두의 대표적 광고 문구로, ‘수강생의 성공’을 기원하는 회사의 목표가 투영된 것이다. 광고 문구가 하나의 유행어가 되면서, 우리는 평소에도 이 문구를 자주 쓰게 됐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새로운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찾아올 예정인 이 모델에도 비슷하게 말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야 너도 할 수 있을지도 몰라”라고.
북미에서는 인기 모델이지만, 국내에서는 찬밥 신세인 모델이 있다. 쉐보레의 이쿼녹스다. 그런데 최근 이 모델이 전동화를 거쳐 탈바꿈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GM 측에서 나온 이야기이니, 단순히 소문만은 아닌 듯하다. 오늘은 이쿼녹스가 그간 한국에서 어떤 모델로 인식됐고, 새롭게 찾아올 이쿼녹스 EV는 어떤 모델이 될지에 대해 알아봤다.
글 정지현 에디터
쉐보레 이쿼녹스
어떤 모델일까?
이쿼녹스는 쉐보레에서 출시한 중형 SUV로, 미국 내에서 전체 판매량 7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실제로 해당 모델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총 27만 994대가 판매됐다. 코로나 19로 인한 2분기 판매 중단의 영향으로 판매량 자체는 2019년과 비교해 22% 감소했지만, 그럼에도 많은 미국 소비자의 사랑을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에는 2018년에 출시됐으며, 현재는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전 잠시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쉐보레 공식 사이트를 방문하면 알 수 있겠지만, 해당 모델은 ‘Upcoming’ 카테고리에 분류돼 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블레이저와 비슷한 디자인을 띨 예정이며, 일부 옵션을 기본화 혹은 추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외면
판매량 처참하다
이쿼녹스는 고향인 미국에서는 매번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하는 베스트셀러 SUV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영 힘을 못 쓰고 있다. 오죽하면 우스갯소리로 “도로에서 이쿼녹스를 보면 로또 사러 가야 한다. 그 전설의 희귀차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런데 이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18년 국내 시장에 데뷔한 이쿼녹스의 판매량은 처참할 만큼이나 저조하다. 이쿼녹스는 판매를 시작한 2018년 6월부터 12월까지 1,718대, 2019년 2,105대, 2020년에는 총 1,492대를 판매하는 데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북미에선 잘나가는데
왜 한국에선 외면받을까
그렇다면 북미에선 잘나가는 이쿼녹스가 왜 한국에서 맥을 못 추리고 있을까? 가장 큰 이유는 가격과 상품성이다. 이쿼녹스는 출시 당시 투싼과 스포티지보다 차체는 크지만 엔진 성능은 낮고, 싼타페와 쏘렌토보다 크기는 작지만 가격은 비슷했다.
참고로 당시 이쿼녹스의 기본 가격은 2,945만 원에서 3,942만 원이었다. 지금이야 다른 모델의 가격이 많이 올라 이 가격에 큰 감흥이 없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2018년에 팔렸던 스포티지의 기본 가격은 2,110만 원에서 3,115만 원, 투싼의 기본 가격은 2,395만 원에서 3,220만 원, 쏘렌토의 기본 가격은 2,785만 원에서 3,635만 원, 싼타페의 기본 가격은 2,763만 원에서 4,231만 원이었다.
전동화로 탈바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최근 이쿼녹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소비자를 찾아올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바로 전기차로의 전환을 통해서 말이다. 해외의 한 자동차 전문매체에 따르면 이쿼녹스가 얼티움 기반의 전기차로 출시된다는 소식이다. 얼티움은 캐딜락 리릭, GMC 허머 EV 등 광범위한 모델에 사용되는 플랫폼이다.
실제로 GM 측은 지난 10월 6일, GM 인베스터 데이에서 새로운 얼티움 기반의 크로스오버의 이름이 ‘쉐보레 이쿼녹스 EV’라고 밝혔다.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인 만큼, 대세를 따라가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쿼녹스 전기차
예상되는 스펙은?
아직 이쿼녹스 전기차에 대한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는 나온 바 없다. 하지만 얼티움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예측해 본 스펙은 다음과 같다. 먼저 GM의 얼티움 배터리 기술은 50kWh에서 200kWh까지 다양한 배터리 옵션을 제공한다.
또한 초급속 충전 시스템과 배터리 사양에 따라 1회 완충 시 최대 643km 주행,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초가 소요되는 성능을 수용할 수 있다. 이에 이쿼녹스 전기차 역시 긴 주행 가능 거리와 준수한 스펙을 자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자인과 가격 정보
이쿼녹스 EV는 성공할까?
디자인에 대해 말하자면, 사실 이쿼녹스 EV의 대략적인 외관 디자인은 이미 일부 유출됐다. 유출된 쉐보레 이쿼녹스 EV 디자인 특허 이미지를 보면, 전기차에 특화된 폐쇄형 전면부 대형 그릴, 날렵하게 디자인된 헤드램프, 전기차 전용 휠, 좌우가 연결된 리어램프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GM 측에 따르면, 쉐보레 이쿼녹스 전기차 가격은 3만 달러로, 한화 약 3,600만 원 정도라는 소식이다. 이는 테슬라 등 경쟁사의 중형 전기차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액이다. 따라서 국내에도 비슷한 가격으로 출시된다면 가격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네티즌 반응
살펴보니 이랬다
저조한 국내 실적을 만회할지도 모르는 이쿼녹스 전기차,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어땠을까? 일각에선 “ 정말 그 가격에 나오면 대박인데… 그럼 바로 차 바꿉니다”, “나도 출시되면 바로 산다”, “GM은 전기차를 만들어도 가격 변동이 없는데 현대는 전기차 만들어 계속 가격을 올리네”, “우리나라에도 빨리 들여와라… 본격적인 현기 독점 견제구”, “헐 보조금 받으면 경차 가격” 등 긍정적인 반응이 다수 포착됐다.
더불어 “차라리 이번에 이쿼녹스 한국에 재출시되면 바로 전기차였으면 좋겠다”, “트래버스도 만들자”라는 반응도 살펴볼 수 있었다. 다만 일부 네티즌은 “또 불나는 건 아니겠지?” 등 볼트 EV, EUV 리콜 사례를 언급하며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편, GM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매출을 두 배로 늘리고 완전한 전동화 전환을 위해 영업이익 마진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GM은 2025년까지 전기차 및 자율주행 분야에 약 41조 5,000억 원을 투자하고, 30종 이상의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자체 개발한 자동차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 ‘얼티파이’를 이용해 추가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이는 마치 스마트폰처럼 버튼 한 번 누르면 차량의 기능과 서비스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관련 분야에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던 테슬라를 제치고 GM이 향상된 자율주행 기술과 얼티파이 등을 통해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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