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파열, 불법개조 판스프링
이번에는 매끈하게 마모된 타이어까지…
도로 위에는 항시 예기치 못한 위험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다. 도로의 상태뿐만 아니라 주위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에도 본인의 안전이 언제든 위협받기 일쑤인데, 난폭 운전 습관이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운전습관 외에도 차량 안전 점검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하는 위협도 존재한다. 당장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에 방치해 두었던 요소들이 타인에겐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오늘은 타인에게 잠재적 위협을 가하는 도로 위 차량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글 김성수 에디터
슬릭타이어 수준으로까지
마모해버린 대형 타이어
남자들의 자동차 남차카페에 최근 한 충격적인 제보 사진이 올라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제보자가 도로 위를 주행하고 있는 한 트럭의 타이어를 찍은 사진이 그 화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었다. 제보자가 게재한 사진은 상당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대형 화물차의 뒷바퀴 타이어 트레드가 심하게 마모되어 기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수준으로까지 변해 있는 상황이었다. F1에서 마른 노면을 주행할 시 사용되곤 하는 슬릭타이어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대형 트럭이나 화물차 등의 타이어 마모 한계선은 일반 승용차 및 SUV 타이어 마모 한계선의 2배인 3.2mm이다. 하지만 위 사진의 트럭 타이어는 그 수준을 월등히 뛰어넘은 모습이다.
자칫하면 큰 사고로 번지는 경우가 허다한 대형 화물차이기에 더욱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지만, 이렇게까지 마모된 타이어를 방치한 상태로 운행을 이어가는 모습은 타 운전자들에겐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타이어 마모로 인한 사고는 대형 사고로 직결될 가능성이 상당한 문제다. 타이어의 마모 정도가 클수록 제동에 필요한 마찰이 줄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미끄러운 도로나 빗길 주행 시 사고로 번질 수 있다.
더욱이 몸집이 큰 대형 화물차일수록 미끄러지는 정도가 더 커질 것이기에 타인에게도 상당한 폐가 되는 상황임은 부정할 수 없다. 과연 타이어의 가격이 자신을 포함한 무고한 운전자들의 위험을 감안할 정도로 부담되는 가격인지 의문이 든다.
불법 개조 판스프링 사례 및
브레이크 파열 사례도 끊이지 않는다
대형 화물차로 인한 큰 사고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가운데 위와 같은 사례마저 포착되면서 이처럼 이기적인 대형 화물차 운전자들에 대한 네티즌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실제로 대형 화물차와 관련한 사고 소식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사례로는 불법 개조 판스프링 사례를 들 수 있겠다. 판 스프링은 자동차 서스펜션에 사용되는 부품 중 하나로, 탄성을 이용해 안정성을 유지한다. 여러 개의 판 스프링을 겹쳐서 사용하기 때문에 소음이 많고,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값이 저렴하고 하중을 잘 견딘다는 장점이 있어 버스나 트럭에 주로 사용된다.
그런데 몇몇 대형 화물차 기사들 사이에서 판 스프링을 불법으로 개조하여 적재물 고정 장치로 사용하는 사례가 다수 적발되어 문제가 되었다. 또한 이는 탈부착 방식으로 개조된 판 스프링이 주행 중 빠져 주변 차량을 덮치는 사고로도 이어졌다.
또한 탄성이 좋은 특성 때문에 주행 중인 차량이 도로 위의 판 스프링을 밟아 튀어 오르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판 스프링이 말 그대로 도로 위 안전을 위협하는 살인 무기로 변모한 것이다.
사실 판 스프링 개조는 교통안전공단의 튜닝 승인을 받으면 개조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승인을 위해선 판 스프링을 차체에 고정해야 하기 때문에 화물을 싣고 내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탈부착 판 스프링을 장착한 화물차가 많다.
이러한 불법 탈부착 판 스프링으로 인한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정부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결에 나섰지만 화물차 기사들은 “대안 없이 일방적인 단속 강화는 화물차 기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라며 반발했다.
브레이크 파열 및 과적으로 인한 사고 사례도 상당하다. 지난달 19일, 삼척시에서 암석을 싣고 주행 중이던 25t 트럭이 도로 옆 암석층을 들이받아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도로의 곡선과 경사로 인해 브레이크가 파열되어 발생한 사고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4월에는 제주에서 대형 화물트럭이 4중 추돌로 60여 명의 사상자를 발생시켰던 사례가 있다. 해당 차량 역시 내리막을 주행하다 브레이크가 파열되어 정류장의 버스를 들이받는 사고를 유발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위 사고를 초래했던 브레이크 역시 차량의 노후로 인해 자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보니 주기적인 관리와 정비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사고 발생 가능성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타이어 사례만 보더라도 화물차 운전자들이 정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인지 우려를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대형 차량일수록 작은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몇 번을 강조하더라도 부족하지 않다. 해당 사고가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당장의 정비로 인한 지출이 사고로 인한 지출보다는 훨씬 저렴할 것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화물차 운전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운전자들이 정비에 더욱 신경을 쓰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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