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주책이었죠” 다시 나와도 무조건 망할거 같다는 소리 듣는 전설의 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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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제왕 쌍용 로디우스
현대,기아 라이벌 없었던 그차

요즘 들어 못생긴 차를 다루는 콘텐츠를 많이 작성하는 거 같다. 그러다 보니 요즘에 핫하게 못생겼단 녀석들을 보더라도 이젠 “오, 이쁘네!”할 정도로 단련이 된 거 같다. 출시 당시 신들이 산책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쌍용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그 차 바로 오늘의 주인공 로디우스 되시겠다.

과연 신들의 산책이란 단어를 누가 선택했고, 누가 결재를 올렸으며, 아니 그것보다도 생김새는 왜 이런 건지 도무지 납득이 가질 않았던 로디우스. 벤츠의 W124 플랫폼을 활용하여 쌍용의 플래그쉽 세단 체어맨의 현가장치를 활용해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쳤었다. 하지만, 이 당시에도 디자인에 관해 “이거 너무한 거 아닌가”라는 말이 끊임없이 나올 정도로 심각했었다. 오늘 이 시간은 로디우스가 걸어왔던 길을 같이 살펴보자.

글 권영범 에디터

행보관이
사랑한 그 차 로디우스
2004년 5월 11일 로디우스가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 투입되었다. 출시 초기에는 유일했던 11인승 미니밴이었고, 공간 대비 시트를 많이 집어넣어 넓다는 느낌을 주는 모델은 아니었다.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유효했던 ‘벤츠’의 기술력을 한껏 이용하여 홍보에 적극 활용했고, 체어맨의 플랫폼 그리고 서스펜션을 장착해 어느 정도 각광을 받았으며, 국내 미니밴 최초로 파트타임 4WD를 제공했지만…. 이듬해 2005년 7월 그랜드 기아차는 그랜드 카니발을 내놓으면서 순식간에 몰락하고 만다.

당시 로디우스는 출시했을 당시 프리미엄을 표방하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고급스러움을 어필했다. 하지만 국내에 출시했던 어느 미니밴을 찾아봐도 후륜 구동을 사용한 미니밴은 없었으며, 내부 공간을 극대화하여 많은 인원을 수용해야 하는 미니밴답지 않게 변속기가 실내 공간으로 침범하였고, 전고가 다른 미니밴들 대비 문턱과 전고가 높아졌다.

출시 초반 고급스러움을 어필하기 위해 전륜에는 더블위시본 타입의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가장 최상위 트림인 플래티넘의 경우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 (EAS)가 적용되어 나름 화재였고, 이후 2006년식부터는 리어 쪽에만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확실히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한 모델은 승차감이 카니발 대비 월등히 좋았던 건 사실이었다.

미니밴인데
슬라이딩 도어가 아니네요?
로디우스가 출시될 당시 제조사 발표는 미니밴인데, 리어 도어가 열리는 방식이 일반 세단처럼 열리는 보통의 스윙 방식이었다. 이 부분을 놓고 제조사 측은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으며, 소비자들 간의 논쟁이 펼쳐졌다.

이중 가장 무게가 실리는 의견은 바로 ‘체어맨의 플랫폼이라 적용을 못했다’였는데, 이 의견은 명백한 오류로 밝혀졌다.

1세대 카니발의 경우 크레도스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즉 크레도스의 원판 마쯔다 크로노스의 플랫폼을 활용한 것이기도 한데, 카니발마저도 중형 세단의 것을 활용해 만든 미니밴인 걸 감안한다면 결국 쌍용의 설계 능력과 여건이 부족했다는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비단 국산 차 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미니밴들을 들춰보면 승용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든 미니밴들 또한 슬라이딩 도어를 채택하였다.

고급차의 컨셉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변경 없이 출시했다는 설도 존재하나, 이 당시에 나왔던 쌍용차들의 대부분이 독자 개발을 하여 내놨던 차량이 없었음을 생각하면 이마저도 설득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쌍용의 역대급 명기
XDi 270 그리고
T-트로닉 5단 조합
그래도 전기형 로디우스의 경우는 파워 트레인의 신뢰도가 좋았다. 뉴렉스텐에서 부터 적용된 XDi270 커먼레일 디젤 엔진 그리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T-트로닉 5단 트랜스미션은 당대 나왔던 디젤 엔진들에 비하면, 좋은 엔진 회전 질감과 정숙성, 그리고 능구렁이 담 넘어가는 듯한 부드러운 변속감은 오너들에게 만족감을 안겨줬다.

벤츠의 OM602 엔진의 블럭을 활용하여 보어를 줄이고, 연료 분사 장치를 전부 다 뜯어고친 이 엔진은 최대 출력 165마력, 최대 토크 34.7kg.m를 내뿜어 그 당시에는 제법 강력한 퍼포먼스를 내었다.

“이야 힘 좋다!”, “디젤은 역시 쌍용이지”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퍼포먼스가 괜찮았고, 심지어 경쟁 엔진인 A 엔진 초기형보다 연비가 잘 나왔었다.

다만, XDi 엔진의 고질병인 매연이 큰 걸림돌이었다. 결국 제조사 자제적으로도 매연을 잡지 못했을뿐더러 점차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지 못해 2011년 12월 결국 유로 5 대응 유예기간 만료 때까지 기간을 꽉 채워 단종되었다.

오히려 원가절감된
모델이 더 괜찮다는 평
2007년 7월에 약간의 부분변경을 거쳐 뉴-로디우스가 탄생하게 된다. 앞 범퍼 디자인을 수정하였고, 사이드에 붙어있던 몰딩은 전부 다 삭제했다. 이와 동시에 범퍼가드도 삭제하여 민둥산이 된 로디우스.

그러나 이 모습이 오히려 더 낫다는 평이 지배적으로 많았다. 심지어 동호회 내에서도 오히려 이 모습을 보고 계약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으니 말이다.

2009년형부터는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EAS)를 삭제하는 것으로 시작해 2011년형은 편의 장비인 하이패스 ECM 룸미러, 크루즈 컨트롤, 동승석 에어백 전 트림 기본 장착을 하였다.

그러나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 타이어 공기압 측정 시스템(TPMS)가 삭제되어 일각에선 알짜배기 옵션을 빼먹었다면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여담으로 삭제되었던 TPMS는 훗날 2015년에는 안전규제 강화로 인하여 다시 장착된다.

사골 소리를 듣기
시작한 로디우스 유로
2011년 뉴-로디우스가 결국 유로 5 배출가스 규제를 못 맞추는 바람에 잠시 동안 단종이 되었다. 이후 유로 5 규제를 맞추기 위해 코란도 C에 적용되었던 XDi200 LET 엔진을 장착하여 2013년형으로 출시하게 된다.

기존 엔진 대비 인젝터 레일 압력을 더 증대시켜 1,800bar까지 올랐으며, 최대출력은 낮아진 대신 최대 토크가 2kg.m 가량 높아졌다.

즉 이번 다운사이징 엔진은 최대 출력 155마력, 최대 토크 36.7kg.m로 특이점이라면 최대토크 발생 시점이 무려 1,500RPM 이란 점이다. 쌍용차가 이 엔진을 장착한 로디우스 유로를 발표할 때도 낮은 RPM에서 최대 토크가 발생해 운용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그건 소비자들이 판단해야 할 몫이었다. 낮아진 배기량과 최대출력은 고속도로 주행 시 여과 없이 바로 드러났으며, 국내 유일 오프로드가 가능한 미니밴이란 명성마저 떨어지게 되는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된다.

결국 2013년 2월 로디우스는 완전히 사라지게 되고, 페이스리프트 격인 코란도 투리스모가 출시하게 된다. 비교적 잘생긴 외모와 파워 트레인의 개선, 그리고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나름 선방했었지만 결국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여건 때문에 2019년 7월에 완전한 단종을 맞이하게 된다.

일각에선 “로디우스 다시 살려내면 잘 팔릴 거 같은데”라는 의견이 종종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쌍용의 개발여건과 그동안의 개발실적을 바라보면 기대를 안 하는 게 더 나은 현실이다. 현재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인수하기로 확정이 난 상황이지만, 에디슨모터스에게 모든 걸 맡기고 기대하기엔 시간이 너무 모자라지 않은가 싶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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