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시승기 1억 4천만 원짜리 럭셔리 SUV로 오프로드 해본 느낌은 이렇습니다

1억 4천만 원짜리 럭셔리 SUV로 오프로드 해본 느낌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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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차’,’남다른 멋’. 우리가 소위 말하는 ‘미국차’들이 보여주는 영역이다. 점점 더 영민해지고 똑똑해지는 유럽차들과는 다르게 미국차는 꾸준히 오랫동안 투박한 멋을 지켜왔다. 하지만 요즘 많은 미국차들은 점점 투박한 감성이 퇴색되어가는 중이다. 특히 캐딜락은 오래전부터 유럽차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그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미국차도 점점 시대에 발맞춰 똑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시승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요즘 사라져가는 미국차 고유의 멋을 잘 간직한 몇 안 되는 대표적인 자동차다. 이 차를 두고 얼마나 좋은 연비를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환상적인 코너링 성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논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이 차는 아쉬운 부분들이 여럿 존재한다. 하지만 남들과는 다른 치명적인 ‘멋’을 가졌다. 그 멋이 너무 강렬하기 때문에 다른 부족한 부분들을 용서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차는 그런 몇 가지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들이 타는 차다.

먼저 발행된 ‘XT5’ 시승기를 통해 말씀드렸듯 이번 시선집중은 ‘XT5’와 ‘에스컬레이드’를 가지고 오프로드 시승기를 진행하게 되었다. 어느 차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망설임 없이 에스컬레이드를 선택했다. “에스컬레이드로 오프로드라니!”라고 할 수도 있다. 사실 내가 그랬다. ‘완벽한 도심형 SUV’ 일 것 같은 이 차로 오프로드에 도전한다는 것은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픽업트럭을 베이스로 만들어졌으며 똑똑한 4륜 구동 시스템을 갖춘 에스컬레이드이기 때문에 의외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겠다는 묘한 기대감 속에 시승에 임했다. 과연 에스컬레이드는 도심이 아닌 산속에서도 여전히 멋진 녀석이었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시선집중은 오프로드에서 만나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사진 박준영 기자


크고 아름답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제원
이차는 ‘크고 아름답다’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길이 5,180mm, 너비 2,045mm, 높이 1,900mm, 휠베이스 2,946mm, 그리고 공차중량은 2,675kg에 달한다. 길고 넓고 높다. 그리고 아주 무겁다. 하지만 에스컬레이드에 탑재된 6.2리터 V8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최대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2.2kg.m를 발휘하기 때문에 크게 부족함을 느낄일은 없다.

자동 10단 변속기와 조합을 이룬 에스컬레이드 플래티넘의 복합연비는 6.8km/L로 엔진제원과 무게를 감안한다면 생각보다 좋은?! 연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이는 상황에 따라 4기통만 사용하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아, 멋있다”
무슨 수식어가 더 필요할까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플래티넘’은 정말 멋있다. 2013년에 등장한 현행 에스컬레이드는 소소한 연식변경을 거치며 2019년형 까지 오게 되었다. 출시된 지 꽤 지났지만 여전히 고유의 멋을 잃지 않은 모습이다.

큰 덩치와 화려한 외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과시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독특한 자동차다. 다른 캐딜락 차량들이 보여주는 무게감 있으면서도 세련된 중년 신사 느낌이 에스컬레이드에도 잘 녹아있다고 할 수 있겠다.


미국 고급차 감성이
짙게 배어난 인테리어
다만 호화스러움까지 기대했던 사람들이라면 인테리어를 보고 실망할 수도 있다. 다른 캐딜락 차량들에서도 볼 수 있었던 캐딜락 특유의 고풍스러운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화려함보다는 정갈한 느낌을 살렸다.

사용된 소재들은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았으며 손에 닿는 촉감도 좋은 편이다. 다만 옛날 픽업트럭에서나 볼 수 있었던 칼럼식 기어 레버는 조금 실망적인 부분이다. 좋게 생각한다면 특유의 감성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라고 포장할 수도 있겠다. 센터패시아의 터치식 버튼들도 운전 중엔 정확한 조작이 어려울 때가 있어 이 부분은 물리적인 버튼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된다.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
2열과 3열 좌석
많은 사람들이 에스컬레이드의 2열과 3열을 궁금해한다. ‘이렇게 큰 차는 뒷좌석도 광활해 아주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탑승해보면 에스컬레이드의 실내공간은 광활하게 넓은 수준까지는 아니다.

2열 좌석은 편안한 여행이 가능하지만 3열은 헤드룸과 레그룸이 모두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성인 남성이라면 장거리 여행때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픽업트럭이 베이스이기 때문에 승차감 역시 레인지로버의 그것을 생각하였다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

다만 사진처럼 2열과 3열 시트를 접으면 드넓은 적재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시트를 접는 방법은 아주 쉽다. 트렁크를 열고 오른쪽에 위치한 버튼을 한번 눌러주면 끝이다. 다시 세울 때도 방법은 동일하다.

시트가 평평하게 접히기 때문에 짐을 싣거나 차박을 하기에도 좋다. 실내는 이쯤 살펴보고 이제 한번 달려보자. 먼저 온로드 주행 느낌을 전달해본다.


생각보다 운전이
그리 불편하지 않다
에스컬레이드를 논할 때 단골 멘트로 등장하는 것이 있다. “이렇게 큰 차는 서울에서 운전하기 불편하다”, “우리나라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차량” 과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에스컬레이드를 직접 운전해보면 생각보다 크기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 않다.

넓은 사이드미러와 높은 차체 덕분에 시야가 넓고, 좁은 골목길을 지나가는 것만 아니라면 서울 어디든지 다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다. 다만 주차까지 편한 것은 아니다.

픽업트럭이 베이스인
보디 온 프레임 SUV
승차감은 기대하지 말자
‘완벽한 도심형 고급 SUV’로 보이는 에스컬레이드는 생각보다 승차감이 좋지 않다. 특히 방지턱을 넘을 땐 미간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푹신한 침대 같은 편안한 승차감을 기대한 사람들은 실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에스컬레이드는 픽업트럭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SUV이기 때문에 애초에 승차감을 기대할 수 없는 자동차다. 모노코크가 아닌 보디 온 프레임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캐딜락은 최대한 고급스러운 주행 질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인다. 초당 1,000회를 감지하여 서스펜션 댐퍼를 영민하게 제어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이 적용되었으며 프레임 보디 SUV 특유의 통통 튀는 승차감을 제외한다면 가속 시나 고속도로 주행 시 충분히 고급스러운 주행 질감을 선사한다. 방음 역시 훌륭하게 잘 되어있는 편이다.

호탕한 V8 사운드
머슬카의 느낌을 간직하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요즘 보기 드문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을 가지고 있다. OHV 타입의 구식 엔진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이 엔진 덕분에 미국차 특유의 멋을 그대로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르렁대는 머슬카 스타일의 V8 사운드는 귀를 즐겁게 해준다. 창문을 닫고 있을 땐 사운드를 제대로 들을 수 없지만 터널에서 창문을 조금 열고 달려보면 시원시원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이 맛에 V8을 타는 거지!”라고 외치게 될 것이다.


에스컬레이드로 오프로드를?!
2H 4H 4L까지 존재한다
웬만한 오프로드는 순정 상태로도 무난하게 도전할 수 있다. 픽업트럭이 베이스인 보디 온 프레임 구조를 가졌기 때문에 돌덩이 같은 차체 강성을 가졌으며, 서스펜션은 앞 독립형 더블 위시본, 뒤 5링크 구조를 가진 리지드 액슬이 적용되었다.

사륜구동 시스템 역시 2H, 4H, 4L로 나누어져 있어 웬만한 험지에선 픽업트럭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주파가 가능하다. 조건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으니 마음놓고 달리기만 하면 된다.

후륜 서스펜션
리지드 액슬의 마법
후륜 서스펜션은 리지드 액슬 타입이다. 구식이라며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장단점이 명확한 서스펜션이다. 아주 단단한 쇠 파이프를 이용해 좌우 바퀴를 고정해 놓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양쪽 끝 스프링을 사이에 두고, 휠을 설치한 차축을 차체에 얹은 것이다.

때문에 연결된 양쪽 바퀴는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없어 온로드에선 승차감이 나쁘고 영민한 움직임에 대처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오프로드에선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진과 같이 한쪽 바퀴가 들리게 되는 상황에선 반대쪽이 내려앉기 때문에 험지에서 차체가 요동치더라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함과 동시에 타이어는 안정적으로 그립을 찾아간다. 즉, 레저활동에 최적화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불규칙한 노면에선 GIF 이미지와 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리지드 액슬은 간단하고 단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구성도 좋은 편이다. 즉 도심형 SUV 로만 생각하지만 의외로 오프로드를 위한 기본기도 탄탄하다는 것이다.

2H 4H 4L
상황에 따라 활용 가능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풀타임 4륜 구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오프로드 상황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2H, 4H, 4L 모드가 마련되어있다. 2H는 뒷바퀴에 동력을 집중시키는 2륜 구동 모드이며, 4H는 네바퀴에 모두 동일한 구동력을 분배해 안정적인 험지 탈출을 도와준다.

4L은 험난한 오프로드 또는 차량의 한쪽 바퀴가 빠졌을 시, 다른 바퀴가 지면에 접지가 되어있지 않는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드다. 구동력을 한 바퀴에 집중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사용하면 된다.

‘순정’ 상태로
즐길 수 있는 오프로드
사진과 같은 험난한 길도 순정 상태로 지나갈 수 있다. 다른 차량들 대비 넉넉한 차고와 오프로드에도 최적화된 차체 구조 덕분에 국내에 위치한 웬만한 오프로드 코스라면 무리 없이 지나갈 수 있다.

의외의 모습
산속에서도 훌륭했다
완벽한 도심형 SUV라고 생각했던 에스컬레이드를 산속에서 시승해보니 새로운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온로드에서 아쉬웠던 승차감은 오히려 오프로드에서 일반 SUV들보다 훌륭했고 도심 속에서 뿐만 아닌 산속에서도 충분히 빛나는 자동차였음을 알게 된 것이다. 흙먼지를 잔뜩 머금은 에스컬레이드에서 충분한 마초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1억 3,817만 원
에스컬레이드의 가치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플래티넘을 손에 넣기 위해선 1억 3,817만 원이 필요하다. 캐딜락에서 지원하는 공식 할인은 750만 원 정도가 있다고 해도 이 가격대에선 매우 다양한 선택지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에스컬레이드를 선뜻 구매하기란 쉽지 않다.

이차는 과연 어떤 가치가 있을까. 요즘은 SUV도 종류가 다양해져 저마다의 개성을 지니고 있다. 빠르고 영민한 SUV를 원한다면 포르쉐 카이엔을 선택하면 되고 유연한 승차감과 프리미엄 감성을 누리기 위해선 레인지로버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태리 감성을 좋아한다면 마세라티 르반떼같은 선택지도 존재한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이차들과는 전혀 다르다. 다시 말하자면 에스컬레이드만의 멋과 존재감, 그리고 감성이 이차의 가치를 대변해준다.

4.6km/L
이 차를 타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것
시승을 하면서 8기통 6,200CC 엔진을 가진 2.7톤 짜리 자동차라면 ‘얼마나 사악한 연비를 보여줄까’라고 걱정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단 나쁘지 않았다. 총 596.2km를 주행할 동안 기록한 평균 연비는 4.6km/L였으며 주행 비율은 오프로드 2 고속도로 3 도심 5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잘 나와주었다. 우리의 법인차 제네시스 G80 스포츠와 큰 차이가 없다.

넉넉한 토크 덕분에 엑셀을 깊게 밟지 않는 이상 2,000rpm 내에서 대부분의 가속을 해결할 수 있으며 정속 주행 시 4기통만 사용하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작동하여 연비 개선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에서 쭉 정속 주행을 한다면 공인연비에 가까운, 혹은 상황에 따라서 그 이상의 연비를 얻어낼 수 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다
오프로드 시승 제안이 왔을 때 ‘XT5’와 ‘에스컬레이드’ 중 망설이지 않고 에스컬레이드를 선택한 것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멋들어진 도심형 SUV라고만 생각했던 에스컬레이드의 새로운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에스컬레이드를 타고 있다면 순정상태로도 대한민국의 웬만한 곳은 다 지나다닐 수 있다고 생각해도 되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차에 오프로드용 타이어를 장착하고 튜닝하여 산속에 내던질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몇 없을 것이다. 큰 바위를 지나며 산속의 공기를 느끼는 것은 이 차량보다는 지프 랭글러에게 훨씬 잘 어울리는 영역이기도 하다. 에스컬레이드의 다른 매력을 발견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자. 오토포스트 시선집중이었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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