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판매량 상승, 불매운동 끝?
여전히 교통법규 위반 집중신고 및 테러 대상이 되고 있어…
2019년 여름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 일본차도 예외가 아니었다. 일본차 판매량이 많이 감소했고, 닛산과 인피니티는 국내에서 철수했다. 원래 독일 3사와 폭스바겐 다음으로 일본차들이 잘 팔렸는데, 이제는 볼보와 지프, 미니가 더 잘 팔리고 있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일본차 판매량이 회복하는 것을 보면 불매운동이 끝난 거 같기도 하고, 일본차에 여전히 반감을 가지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불매운동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일본차 불법행위만 골라서 신고하는 사람도 많은 편이다.
글 이진웅 에디터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2019년 여름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는 생각보다 꽤 컸다. 판매량이 절반 이상 떨어져 월 1,000대 이상 팔던 렉서스와 토요타는 3~400대 수준으로 8위와 9위로 떨어지고 혼다는 15위로 재규어, 푸조, 링컨보다도 못 팔았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올해 초에는 꽤 저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판매량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불매운동 이전보다는 여전히 못한 수치이긴 했다. 올해 1월 3사 합쳐서 1,035대에 불과했지만 8월에는 1,918대로 꽤 늘어났다. 9월에는 1,593대로 줄어들었다.
특히 렉서스는 간간이 월 1,000대를 넘기기도 했으며, 렉서스 ES는 수입차 판매 10위 안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8월에는 ES는 혼다와 토요타 전체 판매량보다 많이 팔았다. 브랜드 전체 판매량을 살펴보면 렉서스는 933대, 혼다는 518대, 토요타가 467대를 판매했다. 특히 혼다는 올해 초 192대에서 시작해 500대까지 올라왔으며, 8월에는 토요타보다 많이 팔기도 했다.
9월에는 렉서스가 644대, 혼다가 513대, 토요타가 436대를 판매했다. 이번에도 가장 많이 팔린 일본차는 ES로 461대를 기록했다. 수입차 전체 판매량 중에서는 11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CR-V가 260대, 어코드가 216대, 라브4가 131대, 캠리가 109대를 판매했다.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불매운동이 끝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일본차에 테러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하지만 커뮤니티 등을 보면 일본 불매운동이 끝난 것 같지가 않다. 불매운동이 시작된 후 번호판 체계가 앞의 2자리에서 3자리로 변경되었는데, 이 3자리 번호판이 붙은 일본차는 불매운동 시작한 이후에 샀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에 ‘매국노’라며 비난한 적이 있었다.
또한 일본차를 타고 다닌다는 이유로 차에 테러를 가하는 사례도 있었다. 차에 까나리 액젓이나 심지어 유독 물질인 염산을 뿌리는 사례가 있는 반면, 타이어를 찢거나 열쇠로 긁기도 했다. 도 넘는 행동에 “불매운동에 참가하는 것은 자유지만 남의 재산에 피해를 주면 안 된다”, “시민의식 아직 멀었다”와 같은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지금도 여전히 일본차라는 이유로 테러를 당하는 사례가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본차 오너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하나 올라왔는데, 글쓴이는 “개인적으로 일본을 싫어한다. 남들 다 한번은 가본다는 일본 한 번도 간 적 없다”라고 밝혔다. 사실 일본차도 원래 리스트에 없었고, 일본이라는 이유로 마음에 안 들었는데, 그런 감정 제외하고 정해진 돈으로 내가 소비자로서 차만 놓고 봤을 때 일본차는 그래도 인정할 만하고 메리트가 있었다”라며 혼다를 구매했다.
하지만 일본차 구매 이후 글쓴이의 차는 테러에 시달려야만 했다. 담뱃재는 물론 가래침도 서너 번 맞아봤으며, 쓰레기도 구석구석 막 쑤셔 넣었다고 한다. 글쓴이는 “제가 일본 차를 타서 그런 게 아니라 정치적 감정을 남들에게 주입하려 하고, 그게 다르면 공격하는 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과연 옳은 것인가 싶다”라며 반문했다.
“일본차라서 신고했다”
교통법규 위반 행위 신고
그 외에도 일본차의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신고했다는 인증글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 보통 누가 교통법규 위반을 하더라도 자신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귀찮아서라도 신고를 잘 안 하는 편인데, 일본차는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을 하는 모습이 보이면 칼같이 신고하는 사례가 많다.
한 네티즌은 노인 요양원 앞 공원 입구에 있는 횡단보도에 주차한 렉서스를 신고했으며, 다음날 새벽에 그 장소로 나가보니 위치만 약간 바뀌어 있고 여전히 횡단보도를 막은 상태로 주차가 되어 있었다. 이건 신고하지 않았지만 다음날도 저렇게 주차하면 재신고한다고 했다.
그 외 인도 중앙에 올라가 있는 렉서스를 신고한 네티즌도 있으며, 하루에 고속도로에서 3대 위반한 것을 다 신고한 네티즌도 있었다. 심지어 일본차가 위반하는 것을 포착하기 위해 40분 동안 따라다닌 네티즌도 있었다. 특히 번호판 앞에 세 자리가 적힌 일본차가 집중 신고 대상이 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일본 불매운동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일본차의 교통법규 위반행위를 집중적으로 신고하는 이들의 활동에 일부 네티즌들은 ‘속 시원하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불필요한 적개심이다’라며 찬반양론을 펼치고 있다.
불매운동은 자유지만
너무 과격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
개인이 일본 불매운동에 참가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은 자유다.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인데, 그 누구라도 뭐라고 할 권리는 없다. 일본산을 사던, 한국산을 사던, 그 외 타국 제품을 사던 개인의 선택이다.
일본차의 교통법규 위반행위를 신고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다. 교통법규 위반은 일본차이기 전에 일단 차를 운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나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위반을 했지만 그로 인해 누군가는 사고가 나거나 날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과격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일본차가 싫은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의 재산인 자동차를 파손시키는 것은 엄연히 범죄에 해당된다. 지금도 여전히 일본차에 테러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것이 진정 불매운동의 의미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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