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초기 유지비가 비싸다는 분석
일리 있지만 제조사 AS를 빼고 말해
실제로는 유지비가 따져보니
요즘 자동차 업계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변화하고 있다. 전기차의 장점으로는 오염물질을 내보내지 않는 데다 유지비가 저렴하다. 물론 아직까지는 차 값이 비싸긴 하지만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오래 타면 저렴한 유지비 때문에 총 비용은 내연기관차보다 적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 초기에는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높은 유지비를 각오해야 하며, 3년 후부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유지비는 역전된다고 한다. 흔히 전기차 유지비는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하다는데 어떻게 된 것일까?
글 이진웅 에디터
초기에는 전기차 유지비가
휘발유차보다 132% 높다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위프레딕트는 2016년부터 출고된 400여 개 모델, 1,300만 대 이상의 서비스 이력을 검토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평균 유지비를 산출했다. 유지비는 수리, 유지 보수, 진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따른 비용을 반영한 것으로 연료비와 지역 검사(국내에서 교통안전공단 혹은 그로부터 위임받은 정비소에서 2년에 한번 진행하는 자동차 검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계절 타이어 교체와 보험 비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여기서 전기차 구입 첫 3개월 동안 평균 유지비는 123달러, 휘발유차 평균 유지비 53달러로, 전기차가 132% 더 높게 나왔다. 또한 1년 동안 전기차 유지비는 평균 306달러, 휘발유차 189달러로 전기차가 62% 더 높았다.
문제 파악과 해결하는 데
내연기관차보다 오래 걸려
인건비가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 구입 후 초기 유지비가 전기차가 더 높은 이유는 인건비(흔히 공임이라고 부른다) 때문이다. 위프레딕트의 CEO 제임스 데이비스는 “전기차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내연기관차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평균 인건비가 내연기관차보다 2~3배 더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100여 년 넘게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한 내연기관차와 달리 이제 막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한 전기차는 데이터가 많이 축적되지 않았고, 전문 인력도 충분히 양성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이 고스란히 전기차 초기 유지비에 반영되는 셈이다”라고 밝혔다.
3년이 지나면
전기차 유지비가 더 저렴해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운행 3년이 지나면 전기차와 휘발유차의 유지비는 역전된다고 한다. 운행 3년 이후 휘발유차의 평균 서비스 비용은 749달러이지만 전기차는 514달러로 31% 더 낮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이 적으며,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할 부품(소모품 등)이 많지 않다.
데이비스 CEO는 “시간이 지나면서 전기차의 누적 서비스 비용은 낮아진다”라며 “앞으로 전기차에 대한 정보와 기술이 확산되면 평균 인건비도 낮아지면서 전기차의 초기 유지비도 더 저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에서 판매, 운행되는 자동차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다른 나라의 상황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흔히 전기차의 유지비는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초기 비용은 전기차가 더 많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일까? 위 내용대로 보면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보급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내연기관차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차에 적용된 기술이 아직은 많은 정비사들에게 생소한 편이며, 차에 발생한 문제를 파악하는데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시간이 길어지면 당연히 인건비도 높아지며, 결국 이는 소비자에게 높은 점검 비용으로 이어진다.
또한 차를 수리할 때 들어가는 수리비를 살펴보면 부품 비용보다 공임비가 더 많이 나온다. 전기차를 운행하는 A씨는 상대 차와 부딪혀 차량의 앞쪽 범퍼와 헤드램프 부위가 파손되었는데, 수리비는 110만 원 나왔고 수리 기간은 원래 4일이었지만 실제로는 일주일이 걸렸다.
당시 서비스센터는 전기차 범퍼에 센서, 그릴, 기타 장식물 등 부속 장치들이 연결되어 있어 수리할 때 작업량이 더 많이 투입되어 공임이 높게 책정되었으며, 수리 기간 지연에 대해서는 해당 부속품이 없어 새로 주문해 공급받기를 기다렸고, 일부 부품은 새로 도장 처리하느냐 늦었다고 했다.
제조사의 AS 서비스를 활용하면
유지비가 크게 줄어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신차 구입 후 일정 기간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모터, 감속기, 인버터 등 전기차 전용부품에 대해 10년/16만 km로 내연기관차보다 더 긴 보증기간을 제공한다. 정상적인 운행 중 문제가 발생할 경우 무상 보증 수리를 받을 수 있다. 당연히 이때 진행하는 점검 비용도 무료다.
또한 신차 구매 이후 무상 점검도 몇 차례 진행해 준다. 현대차의 경우 8년간 8번 무상점검이 가능하며, 쉐보레는 3년 3회 무상점검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워셔액 정도는 무상으로 보충해 주는 경우도 있다. 그 외 명절에 무상 점검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제조사의 AS 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유지비가 크게 줄어든다.
소모품 교환 비용과
충전비는 당연히 적게 든다
또한 소모품 교환 비용과 연료비는 기존에 알려진 데로 전기차가 더 적게 든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다 보니 엔진오일을 필요로 하지 않고, 휘발유나 디젤을 넣지 않기 때문에 오일필터도 필요가 없다. 게다가 이 엔진오일과 오일필터가 소모품 중 가장 자주 교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그 외 파워오일, 냉각수, 브레이크 오일, 타이어, 변속기(감속기) 오일은 교환이 필요하지만 이는 내연기관차도 마찬가지고, 요즘 냉각수 등 몇몇 소모품은 아예 교환이 필요 없기도 하다.
전기차 충전비는 옛날보다 전기 요금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내연기관차의 연료비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현재 가장 비싼 초급속 충전기의 전기 요금은 환경부 기준으로 1kWh 당 309.1원이 부과된다. EV6의 77.4kWh의 배터리를 완충하면 2만 3,924원이 나온다. 다만 실제로는 100% 완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보다 적게 나온다.
또한 가장 비싼 초급속 충전기를 이용했을 기준이며, 아파트나 공영주차장 등에 있는 일반 급속충전기를 사용했을 경우 더 적게 나온다. 전기차 차주에 따르면 한 달 충전요금은 진짜 많이 나와봐야 10만 원대다.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수리비 폭탄을 맞을 수 있다
다만 자차보험을 가입하지 않을 경우 수리비 폭탄을 맞을 수 있어 이 부분은 주의해야 한다. 특히 배터리 부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수천만 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청구 받게 된다. 위 항목에서 아꼈던 유지비의 배 이상을 수리비로 지불하게 된다. 제조사 과실로 인정된다면 보험처리할 것도 없이 무상수리가 되지만 하부 충격 등 소비자 과실로 인정된다면 고스란히 수리비를 부담해야 된다. 부분 수리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안전을 위해 주로 배터리 전체 교체가 이뤄진다.
자차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보험 처리를 하면 된다. 대신 다음 해부터 보험료 할증을 감당해야 하지만 수천만 원의 수리비를 부담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따라서 전기차를 구입하게 된다면 자차보험은 무조건 가입하자.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유지비는 전기차가 더 저렴하다
즉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유지비는 초기나 그 이후나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가 더 저렴하다는 말이 맞다는 것이다. 위프레딕트의 연구 내용도 맞는 말이긴 하나 AS와 보험과 관련된 부분을 빼먹었기 때문에 전기차의 초기 비용이 내연기관차보다 높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소모품 교체나 충전비는 당연하고, 수리비는 보증 수리나 보험 처리를 하면 되고, 차량 점검도 제조사가 제공하는 무상점검 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된다. 유지비 관련해서 다룬 내용이기 때문에 차량 구입은 일시불로 했다고 가정했으며, 당연히 매달 나오는 할부금액은 유지비에서 제외했다. 몇 년 후에는 전기차 관련 기술도 지금보다는 더 발전할 것이니 전기차 유지비는 물론 전기차 가격도 더 내려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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