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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폭로했습니다” 모두가 안 될 거라고 말하던 현대차 내부고발자의 충격적인 반전 최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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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내부 고발자’ 김광호 부장
미국서 사상 최대 규모, 사상 최초로
상상 이상의 보상금을 받았다

‘내부 고발’. 기업 내부에서 근무하는 조직의 구성원이 조직 내부에서 벌어지는 부정, 비리, 불법 등을 폭로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내부 고발은 분명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특히 한국에는 한국적 집단주의, 일명 ‘우리성(we-ness)’에 기반을 둔 문화가 형성돼 있다. 물론 이와 같은 문화에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이렇듯 공동체를 중심에 둔 문화의 경우, 개인이 ‘내부 고발’을 하기에 분명 더욱 큰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내부 고발을 하고, 값진 결과를 도출해 낸 사례가 더러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늘은 많은 독자가 익히 알고 있을 현대차 내부 고발 사건, 김광호 전 부장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최근 알려진 바에 따르면, 쉽지 않았을 그의 여정이 드디어 찬란한 빛을 마주했다는 소식이다.

정지현 에디터

화재가 발생한 쏘나타 / CarComplaints

2015년 세타-2 엔진 결함으로
미국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2015년 6월, 현대차의 세타-2 엔진 결함으로 미국서 화재가 발생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때 당시 현대차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서 리콜을 요청하자, 조사 보고서에 문제를 축소해 문제 차량의 일부만 리콜 대상에 포함시켰던 바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사실 이 처사가 국내에 비하면 훨씬 나은 것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국내 사정을 돌아 보면, 부품 결함이 발생하더라도 리콜 대신 보증수리 연장 혹은 비공개 무상수리로 처리하는 게 관례였기 때문이다.

김광호 부장 / 오마이뉴스

품질전략팀에서 리콜 업무를
맡고 있던 김광호 전 부장
2015년경 김광호 전 현대자동차 부장은 품질전략팀에서 리콜 관련 업무를 맡고 있었다. 그는 부품 결함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회사 측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담당자는 책임 회피를 위해 문제의 심각성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예컨대 문제가 심각해 리콜을 감행해야 할 정도가 100% 라면 미국은 20~30%, 국내는 10%도 안 되는 정도로 리콜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마저도 중요 결함이 아닌, 미국에서 리콜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거나 혹은 언론에 노출되어 리콜 이외 방법이 없는 경우에만 리콜 실시하는 상황이었다.

‘내부 고발자’가 되기로 결심
미국 교통부에 직접 제보했다
이런 사태를 묵과할 수 없었던 것일까? 2016년경, 김광호 전 부장은 32건의 부품 결함 은폐 사건을 공익신고하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회사 내부 감사실에, 다음으로는 자동차 안전 연구원에 비공개로 제보했지만 이렇다 할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광호 부장은 내부 제보 후 1년 동안 기다렸지만, 아무런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위와 같은 사실을 확인한 김광호 부장은 미국 교통부 내 도로교통안전국에 직접 해당 사실들을 제보하기에 이른다. 또한, 국토부로 향하기 전 언론에 일련의 사실을 폭로했으며, 법적 보호를 받기 위해 시민단체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른바 ‘내부고발자’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막대함 책임감과 동시에
철저한 자료조사가 뒷받침됐다
사실 내부 고발이라는 것은 막대한 책임이 따르는 일인 것은 물론, 동시에 철저한 자료조사가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다행히도 김광호 부장은 현대자동차에 약 26년간 재직하며 자료 수집을 철저히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어느 순간부터 ‘리콜 은폐’를 해결하는 용도로 자료의 가치를 인식했다고 한다. 이에 관련 자료를 충실히 모으고 집중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철저한 자료 확보가 없었으면 처음 문제를 제기했던 감사실에 찾아가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간 현대자동차에서 발생한 결함에 대해 알고 싶다면 클릭!

김광호 전 부장 / 시사저널 E

내부 고발의 결과는?
285억 원 이상의 보상금
그렇다면 내부 고발의 결과는 어땠을까? 문제가 발생한 지 약 6년, 내부 고발로부터는 약 5년이 지난 현시점에 그 결과가 알려졌다. 막대한 책임감과 철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한 내부 고발, 다행히도 그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1월 9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의 안전 과실에 대한 핵심 정보를 제공한 전 현대차 직원, 즉 김광호 전 부장에게 2,430만 달러 이상의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것이었다. 2,430만 달러는 한화로 285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홈페이지 / nhtsa.gov

사상 최대 규모의 보상금
어떻게 가능했나?
김광호 전 부장의 법률 대리인에 따르면, 그가 받는 보상금은 전 세계 자동차 부문 내부고발자 사건 “최대 규모”로 알려진다. 김광호 전 부장이 내부 고발을 했을 당시, NHTSA는 결함 조사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현대차와 기아가 수백만 대의 차량을 리콜했다. 또한, 지난 2020년 11월경에는 현대차와 기아 북미법인이 늑장 리콜로 2억 1,000만 달러, 한화로 2,469억 원의 민사 위약금을 지불하기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던 바 있다.

NHTSA는 공익제보자의 기여도에 따라 정부 수익의 10~30%를 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김광호 전 부장이 현대차와 기아가 낸 벌금 8,100만 달러의 30%에 해당하는 2,430만 달러를 보상받게 된 것이다. 한편, 김광호 전 부장은 한국서 이미 내부고발자로 인정받아 2019년경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포상금 2억 원 지급을 의결한 바 있다.

“고생하셨습니다”
“한국도 보고 배워야…”
쉽지 않았을 내부 고발의 여정, 그리고 그 결과로 받게 된 약 285억 원이라는 큰 보상금. 내부 고발자에 대한 예우가 갖춰진 듯한 결과에 많은 네티즌이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일각에선 “소비자를 먼저 생각한 애국자 김광호 님 고생하셨습니다”, “당연한 보상이다” “보상금 받고 앞으로는 편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등 마땅한 결과에 박수를 보냈다.

또한, “한국도 배워라, 공익 제보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나라가 바로 선다”, “같은 건으로 내부 고발한 결과가 미국 285억, 한국 2억. 이러니 대한민국에서는 내부고발해 봐야 득보다 실이 클 수밖에” 등 내부 고발에 대한 국내 처사에 대한 비판도 찾아볼 수 있었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발표 / nhtsa.gov

금액이 상당한 것도 이슈가 됐지만, 이러한 소식이 더욱 화제가 된 또 다른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이 포상이 미국 규제 기관인 NHTSA 및 미국 교통부가 지난 2015년에 만든 자동차 내부고발자 프로그램 시행 후 나온 첫 번째 보상이라는 점이다.

일부 네티즌의 의견처럼, 내부 고발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에 이와 같은 긍정적인 결과가 나와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또한, 한국서도 내부 고발자에 대한 인식과 처우가 좀 더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마친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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