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헤리티지 그랜저 공개
포니 EV 콘셉트카에 이어 두번째
뉴트로 디자인으로 신선한 매력 전달
1986년에 처음 출시된 그랜저는 국내에서 최고급 승용차였으며, 웬만한 부자가 아니고서는 구매하기 어려웠다. 현재의 S클래스 정도의 위치에 있었다. 직선 위주로 각이 진 디자인으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서는 각그랜저라고 불렸다. 지금은 많이 흔해졌지만 여전히 그랜저는 고급차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사회에서도 그랜저 탄다고 하면 성공했다고 인정받을 수 있다.
그랜저가 출시된 지 올해로 35년이 되었다. 현대차에서는 1세대 그랜저를 재해석한 헤리티지 시리즈 그랜저를 내놓았다. 포니 EV에 이어 두번째다. 과거와 현재의 공존으로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젊은이들에게는 레트로 퓨처리즘 특유의 신선한 매력을 전달한다. 대중들의 반응도 매우 좋은 편이다.
글 이진웅 에디터
그릴과 램프류에
파라메트릭 패턴을 넣었다
전체적인 형태는 1세대 그랜저와 동일하다. 각그랜저 특유의 직선 위주의 디자인과 각을 그대로 유지했다. 1세대 그랜저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니 뭐 당연한 말이기는 하다.
변경된 부분은 그릴과 램프류, 사이드미러, 몰딩 정도다. 우선 전면 그릴을 살펴보면 아이오닉 5에 적용된 정사각형 픽셀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원래 그랜저 1세대에는 그릴 패턴을 살펴보면 세로형, 혹은 직사각형 패턴으로 되어 있었다. 또한 그릴 위쪽 부분의 크롬 두께가 상당히 두꺼워졌다. 깔끔함을 위해 보닛 위 엠블럼은 제거했다.
램프류는 모두 LED로 변경했으며, 아이오닉 5, 포니 EV 콘셉트카처럼 픽셀 디자인을 적용했다. 전면과 후면 모두 적용되었다. 원래 방향지시등은 범퍼에 장착되어 있는데, 헤리티지 그랜저는 헤드램프 가장 아래 한 줄에 방향지시등이 적용되어 있다. 또한 시퀸셜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범퍼에도 램프가 있지만 안개등 기능으로 변경되었다.
또한 측면에도 앞 범퍼 부위와 뒤 범퍼 부위에 픽셀 램프가 적용되었으며, 방향지시등 역할을 한다. 다만 시퀸셜 기능은 없고 그냥 전체가 깜빡거린다. 후면에는 후기형 테일램프가 아닌 초기형 테일램프 디자인이 적용되었으며, 내부 램프는 헤드램프처럼 픽셀 LED로 변경되었다. 테일램프 중 아래쪽 두 줄은 방향지시등 역할을 하는데, 시퀸셜 애니메이션이 상당히 화려하다.
휠 디자인을 살펴보면 공기저항을 덜 받게 하기 위한 디자인이 적용됨과 동시에 클래식한 모습을 많이 살린 모습이다. 실제로 그랜저에 저 휠과 비슷한 디자인이 존재했다. 중앙에 현대 영문 레터링이 적용되었는데, 한쪽으로 쏠려 있었다면 클래식한 멋을 더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옛날 현대차 엠블럼을 살펴보면 한쪽으로 현대 레터링이 쏠려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사이드미러 디자인은 1세대 그랜저 디자인과 거의 동일하지만 안쪽을 보면 거울이 아닌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어 있다. 또한 사각지대에 차가 들어왔음을 알려주는 삼각형 램프와 방향지시등 역할을 하는 픽셀 램프 4개가 적용되어 있다. 차체 중앙에는 실버 몰딩이 적용되어 있다. 원래는 검은색 플라스틱 몰딩이 적용되었는데, 고급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실버 몰딩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휠 하우스 부위에도 실버 몰딩이 적용되어 있다.
실내를 하나의
악기로 만들었다
외관에서는 1세대 그랜저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지만 실내는 완전히 달라졌다. 현대차에 따르면 내부는 콘서트홀과 유사한 음향 이론에 따라 설계되었으며, 인테리어 자체를 하나의 악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대시보드에 사운드바 기능을 내장했으며, 우퍼를 세분화한 4way 시스템, 18스피커로 콘서트홀과 같은 사운드 느낌을 제공한다.
사운드바가 내장된 대시보드 위쪽에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장착되어 있다. 운행에 관한 정보와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에서 제공한다. 센터패시아 하단에는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어 있는데, 디지털 피아노 기능이 지원되어 차내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삼익 악기와 협업을 거쳤고, 유명 아티스트들이 차 안에서 작곡을 꽤 많이 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미래지향적이고
고급스러운 디자인 적용
스티어링 휠 디자인을 보면 과거의 디자인을 어느 정도 담고 있다. 중앙에서 아래쪽으로 굵게 내려오는 모습을 그대로 담았으며, 아래쪽에는 버튼 대신 디스플레이를 넣었다. 원래 9시와 3시 방향에는 스포크가 없었는데, 그랜저 헤리티지에는 다기능 버튼을 추가하려다 보니 9시와 3시 방향에 스포크가 추가되었다. 또한 스티어링 휠 전체적인 모습도 원형보다는 D컷에 가깝다.
센터 콘솔에는 레버형 자동변속기가 적용되어 있는데, 잡기 편하도록 상당히 크게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1세대 그랜저와는 다른 모습이다. 센터 콘솔의 폭은 1세대처럼 상당히 좁은 편이다.
그랜저 헤리티지에는 조명을 통해 실내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꾸몄다. 대시보드의 좌우 끝자락에서 시작된 빛줄기가 B필러를 관통해 실내를 아우르는 모습은 백미다. 조명의 흐름이 스피커가 위치한 곳에 다다르면 스피커 유닛의 실루엣이 드러나는 재미난 기믹까지 담아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천장에는 인피니티 미러라 불리는 평행 거울을 통한 빛의 반사 효과를 응용해 유니크한 감각을 더한다. 이로 인해 머리 위에 무한한 공간감이 더해지며, 실내가 한결 넓어 보이는 효과를 제공한다. 조명 모듈의 가장자리는 은은한 간접 조명과 나무 소재로 마감해 고급감을 극대화했으며, 브론즈 컬러의 불빛은 진공관을 사용한 빈티지 오디오에서 볼 수 있는 레트로한 색감으로 오묘하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시트 역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갖고 있는데, 특이하게 헤드레스트가 없고 헤드레스트처럼 생긴 부분은 사실상 목 받침대 기능을 한다. 몸에 닿는 부분에는 알칸타라 소재를 적용했으며, 천장 불빛처럼 브론즈 컬러를 적용했다.
시트 뒷부분에는 가죽 소재로 되어 있으며, 중간에는 매듭처럼 되어 있어 마치 신발을 형상화 한 듯한 모습이다. 2열 시트는 좌우 독립 형태로 되어 있으며, 중앙에는 폭이 좁은 암 레스트가 존재한다. 암 레스트에는 별도의 버튼은 없다. 전체적으로 미래지향적이면서도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한 모습이다.
네티즌들 반응이
상당히 좋다
헤리티지 그랜저가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중장년층들에게는 옛 추억을 선사하고, 젊은이들에게는 요즘 그랜저와는 다른 클래식 특유의 멋스러운 매력을 선사하다 보니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다.
헤리티지 그랜저 프로젝트를 진행한 현대차 내장디자인팀 소속 이동원 연구원은 “디자이너는 미래를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에 우리가 그렸던 것을 되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헤리티지 시리즈 그랜저가 브랜드는 물론 직접 자동차를 빚는 디자이너에게도 의미 있는 작품임을 역설했다.
실제로 출시되면
좋겠다는 반응도 많다
반응이 워낙 좋다 보니 실제로 출시되면 좋을 것 같다는 반응도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오래된 클래식카를 전기차로 부활하는 사례가 많다. 올드미니, 재규어 E-Type, 폭스바겐 비틀 등을 옛 모습 그대로 전기차로 선보인 적이 있다.
이처럼 그랜저도 콘셉트카 그대로는 못 내놓더라도 양산차에 다듬어서 한정판으로라도 내놓으면 꽤 괜찮아 보인다. 특히 중장년층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들에게 그랜저는 최고급 승용차였다는 로망이 있다 보니 그 추억을 되살리고 싶어서 구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헤리티지 시리즈는
갤로퍼가 될 것이며
이후 계속 명맥을 이어갈 것이다
앞으로도 헤리티지 시리즈는 계속 명맥을 이어갈 것이며, 다음 작품은 갤로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갤로퍼는 현대차(정확하게는 현대정공)이 처음 만든 SUV로, 1세대 그랜저처럼 각진 디자인이 멋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그 외에 헤리티지 시리즈로 나올만한 모델을 살펴보면 엘란트라, 에쿠스, 스쿠프, 포터 초기형, 쏘나타 1세대 등이 예상된다. 과거의 명차들을 뉴트로 콘셉트로 재해석하는 헤리티지 시리즈, 소비자가 환영할만한 행보를 계속 이어가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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