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생산량 끌어올리기 위해 특근 신청
올해 말까지 109만대 생산해야…
노사합의 다 했는데 공장 사업부 대표들이 반대, 결국 노조 반대표로 돌아서
노조는 회사의 불합리한 대우에 대처하고 적법한 이익을 누리기 위한 단체로, 노동자들의 권리 중 하나지만 현대차 노조는 대중들에게 인식이 좋지 않다. 현대차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을 잘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 노조와 관련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른 자동차 공장 대비 임금은 높은데 비해 생산효율은 상당히 떨어지는 문제,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품질 문제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 현대차가 반도체 부족난으로 생긴 생산 차질을 만회하기 위해 특별 연장근로 인가를 신청했다. 심지어 노사 합의도 원만하게 진행했다. 하지만 공장 사업부 대표들은 특별 연장근로를 거부할 것임을 만장일치 거부했다. 노사갈등과 더불어 노노갈등이 발생해 사측도 난감해하는 상황이다.
글 이진웅 에디터
노사는 일요일 특근 등 합의하고
특별 연장 근로 인가 신청
현대차는 반도체 부족난으로 올해 3분기까지 생산 목표의 92%에 불과했다. 또한 10월 생산량은 14만여 대로 겨우 지난 4월 수준을 회복한 상황이다. 반면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차량 주문은 크게 늘어나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몇몇 모델들은 출고 대기까지 6개월을 넘어 1년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
현대차의 생산량이 줄어들다 보니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 역시 가동을 줄이게 되면서 2차, 3차 피해가 속출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4분기에는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기로 했으며, 지난 2일, 고용노동부에 특별 연장근로 인가를 신청했다.
특별 연장근로(일명 특근)는 돌발, 긴급 상황에서 업무량이 폭증했을 때 한시적으로 주 52시간을 넘어 일할 수 있는 제도다. 사측은 근로자 동의를 얻어 고용노동부에 신청할 수 있다. 특별 연장근로 신청은 그동안 생산 차질을 빚게 한 반도체 수급난이 개선될 기미로 해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위드코로나 움직임이 전 세계에 퍼지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노조도 사측의 이번 결정에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특별 연장근로가 승인되면 연장근무에 돌입, 4분기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사측은 노사 협의를 거쳐 일요 특근도 시행키로 했다. 현대차 일요특근은 주 52시간제가 시행된 2018년 7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공장 사업부 대표는
특근 동의 서명 거부
하지만 지난 8일, 현대차 사업부 대표는 특근과 관련해 9개 사업부 대표 회의를 진행했으며, 완성차 1~5공장 사업부 대표들은 특근 동의 서명을 거부하고, 일요일 특근을 실시하지 않는다에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사업부 대표는 “노동계는 노동 단축을 위해 수십 년간 싸워왔다”라며 “조합원의 건강권을 해치는 주 7일 노동을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현재 조합원을 대상으로 특근과 관련해 동의서를 접수하고 있었지만 사업부 대표가 공식적으로 노조 지도부에 반대 입장을 낸 것이다.
소속 노조원들에게 일요 특근에 참여하지 말라고 사실상 지침을 내린 것이다. 현대차 직원이 일요일 특근을 하려면 노사 합의와 별개로 각자 특별 연장근로에 동의해야 한다.
현대차가 지난달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판매 목표치를 416만 대에서 400만대로 수정했다. 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에 109만 대 이상 생산, 판매해야 하는데, 일요일 특근을 하지 않고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특근 거부 자체는
문제가 없다
노동자는 현재 주 52시간 이상 근무가 불가능하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회사가 법으로 처벌받게 되어 있다.
하지만 회사 상황에 따라 주 52시간을 넘겨 일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 특별 연장근로 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다만 그전에 근로자 동의를 받아야 하며, 근로자는 특근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특근을 거부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공장 대표부가 거부함으로써
노조도 반대표로 돌아선 상황
현대차 특근에 관련해서는 노조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원만히 합의하고 근로자들로부터 특근 동의서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공장 대표부가 이를 거부한 상황이다. 공장 대표부는 말 그대로 한 공장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한 공장 전체 근로자들을 관리 감독한다. 이런 사람이 특근을 거부한다고 하면 그대로 해당 공장 근로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당초 특근에 대해 합의를 해놓은 상황인데, 공장 대표부의 반대로 인해 노조 역시 갑작스럽게 반대표로 돌아선 상황이다. 사 측도 이에 대해 상당히 난감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의 노조 행보 때문에
좋은 소리는 못 듣고 있다
사실 그동안 현대차 노조들이 열심히 일해 왔다면 특근을 거부했다고 이렇게까지 논란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여러 차례 노조에 대한 논란이 많다 보니 이번에도 좋은 소리는 못 듣고 있다.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노조와 협의를 한다고 양산 돌입이 늦어지고 있으며, 생산 효율화 측면에서 공장별로 물량 배정을 변경하는 데도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한다. 최근 스타리아 일부 물량을 전주공장으로 이관하는 과정에서도 울산4공장 노조원과 전주공장 노조원들과 몸싸움이 일어난 바 있다.
거기다가 작년에는 근무태만 행위가 적발되어 사측으로부터 징계를 받기도 했다. 3명이서 해야 되는 일을 돌아가면서 1명이 일하고 2명은 쉬고 있으며, 올려치기 및 내려치기를 통해 휴식시간을 늘렸으며, 더 나아가 조기 퇴근을 하는 사례도 있다.
근무 시간에 와이파이를 차단했다는 이유로 노사간 갈등이 발생한 점도 유명하다. 심지어 공장 내부 근무 영상에서도 유튜브를 보면서 조립하는 행위가 찍히기도 했다.
노조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제안이 들어오면 공장 가동 중단을 무기로 파업하는 사례가 많으며, 임단협에서도 노조의 요구를 사측이 들어주지 않으면 파업 카드부터 꺼내고 본다. 이런 식으로 임금을 올리다 보니 현재 현대차 울산공장의 임금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인 반면, 생산 효율은 낮은 편에 속한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냉소적이다. “일은 하기 싫고, 돈은 제일 많이 받고 싶고, 유튜브는 봐야겠고, 정말 최악이다”, “양심이 있으면 그런 말이 나오나?”, “내 차 언제 만들 거냐 지금 몇 개월째 기다리고 있다”, “일하고 싶은 사람들 많은데 다 자르고 새로 채용해라”, “누구는 돈 더 받고 싶어도 특근이 없어서 난리인데, 현대차는 특근 안 하려고 난리” 등이 있다.
조만간 있을
노조 선거를 의식한 것?
노사가 합의했는데, 사업부 대표가 반기를 든 점은 이번 달 말에 있을 노조 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울산공장 내 각 계파가 현 지도부와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율을 끌러 올리기 위한 정치적인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노갈등으로 회사는 생산을 늘리지 못하고 퇴직 예정자는 결국 퇴직금이 줄어드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라며 “무엇보다 차량 출고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말했다.
회사 발전을 저해한다는 노조
언제 개선될까?
현대차 노조에 대한 비판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개선되는 모습은 거의 보여주지 않고 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 타결한 게 어떻게 보면 그나마 발전된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근로자들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너무 권익만 생각한 나머지 사측 입장은 물론 더 나아가 소비자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현대차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방해요소가 노조라고 할 정도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 행동을 살펴보면 개선 가능성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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