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이슈플러스 “누구를 위한 콧구멍 인가?” BMW 디자인이 점점 전설의 그 짤처럼 되어가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콧구멍 인가?” BMW 디자인이 점점 전설의 그 짤처럼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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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원해서 그런거라고요?
자꾸만 커져만 가는 그릴
BMW가 원하는 길은 무엇인가?

여러분들은 BMW의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부분을 골라보라고 한다면 어떤 걸 고르실지 여쭤본다. 운동성능? 흰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BMW 엠블럼? 음…. 다 맞는 말이고 그들만의 존재감을 골라보라면 한도 끝도 없다. 하지만 그중 오늘 다뤄보고자 하는 영역은 바로 ‘키드니 그릴’이다.

두 개의 시장과 같이 생긴 이 그릴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상징적인 그릴이다. 1931년에 처음으로 도입된 이후 BMW만의 패밀리룩을 구축시킴으로써,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로 자리매김하였고 한국에선 이를 보곤 콧구멍으로 부른다. 그런 그릴이 최근 BMW X8의 공식 티저가 발표되고 나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권영범 에디터

그렇다고
이 정도로
심각하진 않았을 뿐
사실 키드니 그릴이 점차 커지는 건 옛날부터 그래왔다. 다만 심심하면서 조화가 어우러지는 BMW만의 고유한 색깔과 디자인 덕분에 우리는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것뿐이었다.

과거로 돌아가 보자. 때는 1972년 E12 5시리즈를 봐보자. 가장 처음의 5시리즈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소심한 키드니 그릴이 눈에 들어오긴 한다. 사실 키드니 그릴을 중점적으로 파고들지 않는다면 그냥 ‘디자인 요소’로 받아들이고 넘어갈 정도다.

그런 그릴이 E28, E34, E39, E60, F10을 거치면서 점차 커져만 가는 그릴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후 미국 출신의 크리스 뱅글이 BMW의 수석 디자이너로 오르면서 ‘파격’을 가장한 기괴한 콧구멍이 탄생되고 있는 중이다. 기존 클라우스 루테의 디자인에 익숙해진 골수 BMW 매니아들의 눈에는 그저 기괴한 쇳덩이에 불과했다.

오죽하면 소문에 “크리스 뱅글이 살해 협박을 받았다”라는 소문까지 들릴 정도니 말 다 한 셈이다. 그러나 크리스 뱅글은 곧 세계적인 트렌드를 선도한 리더로 오르게 된다. 직선 위주의 보수적인 디자인을 탈피하고 다이나믹하면서 젊은 디자인을 도입하기 시작하였고, 결국 당시 크리스 뱅글을 싫어하는 헤이터 (Hater)들도 그의 업적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뱅글의 후임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
원래의 BMW는 페이스리프트를 LCI라 부르며 이 LCI는 기존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에 비해 소극적인 외형 변화를 추구한다. 대신 새로운 파워 트레인을 장착하여 소비자들의 만족을 샀던 BMW였다. 그러나 반 호이동크를 비롯한 또 다른 한 명이 영입되면서 디자인에 대한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그 또 다른 인물은 한국 출신의 임승모 디자이너다. 반 호이동크가 크기를 한껏 키웠다고 하면, 임승모는 전기차 i 시리즈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경계를 허물고 이어버린 결과물을 가져왔고 곧바로 양산형에 들어갈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프랭크 스티븐슨

어쨌거나 저쨌거나, 4시리즈를 기점으로 ‘뉴트리아’ 혹은 ‘돼지코’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리스 뱅글이 초기에 받았던 비판과 흡사한 내용들이 가득했다.

자동차 디자인 업계에선 디자이너가 다른 디자이너의 작업을 평가하는 일이 흔치 않다. 그러나 1세대 X5를 디자인하고 각종 슈퍼카 브랜드에서 히트작을 낸 프랭크 스티븐슨이 현직에서 물러나 은퇴한 상황에서 직접 평가를 내리는 일도 발생했다. 물론 좋은 말이 아닌 비판이었다.

미래와
파격의 집착
사실 BMW가 이러는 것도 사연이 존재한다. 그는 바로 경쟁사들 대비 심심함과 익숙함에서 비롯되는 ‘심심함’이란 점이 발목을 잡았다. 이 말이 무엇이냐 하면 디자인의 경쟁력과 차별화가 두드러지지 못하단 것이며, 전 세계 디자인 트렌드는 커다란 그릴이다.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를 더 살려내고 기존 상단과 하단의 분리 형태로 구분되었던 디자인을 탈피하고자 하는 노력과 소비자들에게 있어 BMW는 “심심하게 생긴 자동차가 아니다!”란 것을 각인시켜줄 강력한 한방이 필요했던 것이다.

같은 독일 3사를 보고 있자니 아우디는 ‘모노프레임 그릴’을 내세워 처음부터 거대한 그릴을 무기로 상징성을 뒀고 전반적으로 차가운 이미지의 세련미를 보여줬으며 비율 변경과 디테일한 마무리를 달리해 새로운 트렌드를 따라잡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시장의 요구에 맞춰 진화된 지금의 BMW라는 평가도 다수 존재한다. 2개로 나뉘던 디자인을 하나로 묶어버리고, 헤드램프보다 그릴을 위로 치켜올려 그 면적과 입체감을 강화한 게 특징이라곤 하지만, 여전히 평가는 극명하게 나뉘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중이다.

진짜로
선을 넘은 디자인
진짜로 선을 넘은 디자인이라 표현한 건 말 그대로 단순히 그릴이 커다랗고 기괴해서가 아닌, 범퍼의 영역을 전부 침범하였고 헤드라이트와 함께 물아일체가 된 디자인을 보고 표현한 글이다. 이 엄청난 크기의 키드니 그릴에 관한 비판이 점차 많아지자 반 호이동크는 “고객을 위해 바꾼 디자인이다”라며 반박하였다.

과연 피드백을 받고서 나온 게 이런 결과물일지 아이러니 한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다. 추후 자동차 디자인의 판도가 다시금 어떻게 변할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과연 이 디자인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양새가 맞는지 주변을 둘러 봐줬으면 좋겠다.

유럽에서 테스트카 포착 / 사진 = motor1

현 BMW의 디자인의 흐름을 보고 고객 혹은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반응과 언론의 반응을 보고 있자니 싸늘하기 그지없다. 과연 이러한 피드백은 BMW 측에선 고객으로 보아지 않는 것인지 묻고 싶다.

BMW도 나름대로 충성심이 높은 고객층이 많이 있다. 그건 그들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BMW가 존재하고 BMW가 추구하는 맛과 멋을 유지하면서 오늘날까지 올 수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앞으로 BMW가 미래를 선도해 나갈 것인지 아니면 혹평으로 끝나는 역사가 만들어질지 바라보며 글을 마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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