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전 한창인 에디슨모터스
별안간 실사 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관련 업계는 회생 가능성 우려 끊이지 않아
쌍용차의 새 주인 찾기가 이번에도 연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가장 큰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었던 에디슨모터스의 회생 계획안 제출이 임박한 시점인데, 과연 무슨 일이 있어서 과정이 지연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여부 현황과 관련해서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전체적인 스케줄이 뒤로 지연된 상태라는 것인데,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지금부터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글 김성수 에디터
논란과 의혹이 끊이질 않는
에디슨모터스의 인수전
최근까지 쌍용차의 주인 자리를 유지해오던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소유권을 포기한지도 1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새로이 인수자를 찾고 있던 쌍용차는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쳐 유력한 후보자를 눈앞에 둔 상황인데, 바로 에디슨모터스다.
에디슨모터스는 국내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로 함양과 군산에 공장이 위치하여 천연가스버스, 전기버스, 전기트럭 등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다. 에디슨모터스의 대표이사, 강영권 회장은 SBS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의 PD로 활동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큰 관심이 쏠리는데 한몫 더했다.
여러 번 다루었듯이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 등을 생산한 경험을 바탕으로 쌍용차를 인수하여, 쌍용차 고유의 라인업들을 전동화 모델로서 탈바꿈시켜 회생하겠다는 대략적인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쌍용차 인수 후 세계적인 첨단 전기차 회사에 걸맞은 사명으로의 변경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런저런 사건사고 및 난항이 많았던 쌍용차이기에, 사명 변경을 통한 분위기 쇄신과 동시에 상황을 개선할 만한 전략도 대략적으로 전해졌다. 과거 국내 자동차 시장의 한 축을 담당했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던 코란도와 무쏘 등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디자인의 모델을 생산하며 AS 측면에서도 그 질을 한껏 끌어올릴 것이라는 계획이다.
다만 시장에서 원하는 상품을 내놓을 것이란 포부가 있다곤 하더라도, 천문학적인 쌍용차의 부채를 업은 채 경영을 펼친다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에디슨모터스는 기존 쌍용차의 프래임을 적극 활용해 개발 비용을 낮추고, 쌍용차의 자산을 담보로 산업은행 등의 금융기관의 도움을 받아 경영을 펼칠 것이라 밝혔다.
일전에는 강 대표의 이 발언에 대해 산업은행 측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여 화제를 모았던 일도 있다. 산업은행 측은 아직까지 어떠한 자료도 받아보지 않은 상황인데, 대출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에 불편함을 표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그냥 빌리는 게 아닌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자사의 자료를 검토한다면 충분히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하며 자신을 표했다.
의혹과 해명의 연속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에디슨모터스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에디슨모터스가 과연 완성차를 제조할 만큼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가 생산하는 전기버스는 대부분의 부품을 중국에서 들여와 재조립해 판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에 현실적인 전기차 개발 능력은 전무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강영권 대표는 앞의 비판과 관련해서는 “악의적인 비판”이라는 입장이다. 에디슨모터스에서 생산하는 전기버스 생산 비용 중 중국산 원자재의 비용은 미미하다는 주장과 함께 현 전기차 제조사가 중국산 부품을 상당 부분 반영하여 생산하는 상황이 드물지 않은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지켜보는 이들의 우려와 에디슨모터스의 자신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가운데, 최근 인수 절차가 연장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해 정밀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에디슨모터스가 법원에 실사 기간 연장을 요청해 승인받았기 때문이다.
당초 에디슨모터스의 정밀 실사는 이달 23일까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에디슨모터스 측이 “살펴봐야 할 자료가 방대해 시간이 촉박하다”라고 주장하자 실사 기간이 이달 30일까지로 1주일 연장됐다. 이에 따라 본 계약과 에디슨모터스의 잔금 납부일 정도 각각 12월과 내년 1월로 밀리게 됐다.
법원은 “어떤 문제가 생겼다기보다 쌍용차가 큰 회사이기에 방대한 자료에 대한 실사 시간이 부족해 에디슨모터스가 실사 기간을 연장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관련 업계에서는 지속적인 절차 지연이 인수 가능성의 우려를 보이는 것이라는 시선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에디슨 모터스를 통해 쌍용차가 회생이 가능할지 우려를 지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앞의 실사 일정 연기가 내년 대선 시기까지 인수 일정을 연기해 공적 자금을 수혈받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강 대표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이번 연장은 살펴볼 자료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실시한 것이다. 우리는 오히려 인수 절차를 빨리 진행하고 싶은 입장이다”라며 확실히 선을 그었다. 이어 계속해서 인수능력 의심이 제기되는 현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회생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지우기 어려워 보인다. 현실적인 수치만 보더라도 1년 매출이 약 900억 원 수준인데 반해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이익은 무려 2조 9,297억 원이다.
현실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조금만 바꾸어 생각해 본다면 무모해 보이는 도전에 기꺼이 발을 내던진 강 대표의 결단이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과연 강 대표는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경영인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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