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인 차량, 번호판이 바뀐다?
아우디 A7, 번호판 바뀌는 장면 포착
검거된 아우디 운전자,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번호판 관련 이슈들 총정리
평소에는 보기 힘든 차, 신차 나오기 전 테스트카, 자신의 드림카 등을 운전할 때 본다면 가끔 핸드폰을 들어서 사진을 찍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후 도로에서 포착한 사진을 커뮤니티에 올려서 공유를 하거나 소식을 전달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도로에서 포착된 차량의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자동차, 신차 테스트카의 사진은 아니고 글을 올린 사람은 번호판에 주목하라며 자동차의 뒷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그런데 사진을 자세히 보니 번호판이 바뀌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과연 이게 어떻게 된 일인 것일까? 오늘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번호판이 바뀌는 자동차’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글 정서연 에디터
아우디 A7
번호판이 바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 ‘실시간으로 번호판이 바뀌는 아우디 A7′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글은 12월 15일에 올라왔으며 12월 17일 기준 조회 수 25만 회를 넘었고 추천 3,000개를 넘기면서 많은 네티즌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도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이 게시글은 현재까지도 기사화되고 있다.
해당 게시글에는 딱 자동차의 뒷모습이 찍힌 사진 한 장과 사진을 설명하는 글이 몇 줄 적혀있었다. 해당 차량은 14년식 아우디 A7 3.0 TDI였다. 포착된 사진을 살펴보면 보통의 자동차 뒷모습이 포착된 사진과 다를 바 없지만 번호판이 뭔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번호판 위에 새로운 번호판 반쯤 내려온, 내려오고 있는 아우디 A7의 뒷모습이 딱 포착된 것이다.
차량이 포착된 곳은
통행이 많은 곳이었다
글쓴이는 “어제 부산 만덕터널 입구에서 발견했다. 경찰에 바로 신고했으나 1시간 후에 찾지 못했다고 연락이 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백미러로 보니 앞 번호판도 똑같은 구조였고 가변이 되는 번호판이 분명한 거 같았다”라며 “끝까지 따라가 보려다가 차량이 너무 많이 끼어들어 놓쳤다”라고 덧붙였다.
부산 만덕터널 근처는 평소에도 차량들의 통행으로 매우 혼잡한 도로였다. 차량 통행이 없는 곳도 아니고 바로 뒤에 차량이 있고 주변에 차량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 속 아우디 A7 차주는 후면 번호판을 ‘102가 OOOO’에서 ’67머 OOOO’로 바꿨다. 뒤에 있던 운전자는 번호판이 바뀌는 것을 보자마자 바로 자신이 목격한 상황을 찍은 후 따라가서 검거에 도움을 주려고 했지만 실패한 것이었다.
“지금 007 영화 찍고 있나요?”
“범죄에 이용되는 자동차다”
이 게시글을 본 네티즌들은 “헐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지금 부산에서 트랜스포머나 007 영화 촬영 중인가요?”, “영화 촬영 아닌가요? CG 같네요”,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현실에서..?”, “드라마 모범택시에서 봤는데”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차량 조회했는데 대포차라면 분명 범죄에 이용되는 차다”, “이런 술법 사용하는 사람들 은근 많을 텐데 이번 기회에 안 걸린 사람들 모두 잡혔으면”, “리모컨 누르면 가림판 나오는 방식인데 자동차 많은 곳에서 누르셨네”, “범죄에 악용될까 봐 무섭네요”, “범죄단체에서 사용할 것 같네요”, “꼭 잡혔으면 좋겠습니다”, “범죄에 사용되는 차일 수도 있습니다. 빨리 찾아서 조치해야 합니다”라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도 있었다.
네티즌들의
검거를 위해서
힘을 모았다
네티즌들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지적하며 빠른 검거가 필요하다”라며 가려진 번호판의 번호를 추측하고, 차량의 모델 이름을 비교해서 검거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모습들을 보였다. 그리고 특정된 번호를 경찰청 국민신문고에 제보한 네티즌들도 있었고 다른 네티즌은 위장용으로 사용한 번호판이 조회조차 되지 않는 정부의 번호판 정책 변경 예시용 번호라는 점을 지적하며 범죄 가능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자동차 등록 번호판은 대한민국에서 공식적으로 등록되는 모든 자동차에 부착되며 이를 통해 자동차의 등록 지역, 소유주 등을 식별할 수 있다. 자동차의 주민등록번호인 셈이다. 현행법에는 번호판 훼손 차량은 자동차 관리법에 의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또는 최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부과 대상이다. 일부러 번호판을 훼손하거나 고속도로 통행료 미납이나 불법 주정차, 과속·적재물량 등 불법 행위를 하고도 단속을 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로
결국 검거했다
게시글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검거를 위해서 해당 차량을 찾아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심지어 당일 목격한 후 경찰에 블랙박스 영상 및 사진을 넘기기도 한 네티즌도 있었다.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모습과 시민들의 신고로 결국 번호판이 자동으로 바뀌는 차량을 운행하던 4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번호판이 바뀌는 차량을 운행한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가변 번호판을 장착한 차량이 운행 중이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약 20분 후, 경찰은 14일 오후 3시 30분쯤 연제구의 한 도로에서 A씨 차량을 발견했고 수색한 끝에 번호판 안쪽 위에 숨겨진 롤스크린과 위조된 번호판을 발견해 A씨를 입건했다. 그리고 A씨는 과거에도 불법 번호판을 부착해 차량을 운행하다 적발돼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이 아니었다고?”
“자랑하려다가 자폭했나?”
결국 검거됐다는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두 번째였다니”, “처음이 아니었어? 무조건 형사처벌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순기능으로 검거했네”, “신고하신 분 대단하다!”, “자랑하다가 자폭한건가?”, “요즘 번호판 관련해서 이슈가 많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사건에 대해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검거 경위와 범행 내용을 확인 중인 상황으로,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번호판을 마음대로 바꾸는 롤스크린 형식의 번호판은 개인이 직접 만들기 힘든 만큼, 전문 제작 업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청테이프를
붙인 오토바이?
최근 ‘번호판이 바뀌는’ 아우디 A7 승용차의 모습이 포착돼 많은 네티즌들의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이번에는 청테이프로 번호판 일부를 가린 오토바이가 등장했다. 사진 속 오토바이 운전자는 헬멧이나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도로 위에 서있다. 그런데 번호판의 앞 글자와 뒷글자가 청테이프로 가려져 있다. 해당 장소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백양대로 부근이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아우디가 생각나네”, “이젠 번호판을 청테이프로 튜닝하네”, “대놓고 저리 하니까 뭐라 할 말이 없다”라며 혀를 내두른 반응을 보였다. 이 밖에도 번호판을 구겨서 훼손하거나 전단지 등으로 가리고 주행하는 오토바이의 모습을 봤다는 네티즌들의 목격담이 사진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에 종종 올라온 적이 있었다.
번호판 없이
달리는 수입차?
울산에 한 수입차 매장에서 나온 신차들이 번호판을 달지 않은 채로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번호판을 달지 않은 수입차는 700여 미터 달려서 선팅 업체를 도착했다. 신차에 번호판을 붙이기도 전에 미리 선팅 작업을 해놓으려고 직원이 직업 운전해서 갔던 것이다.
그런데 수입차 업계에서는 이런 일이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고 한다. 다른 수입차 매장에서는 각종 수입차를 실은 카캐리어가 수입차 매장 앞에 도착했고 이윽고 번호판이 없는 신차들은 길 건너 맞은편에 있는 선팅 업체로 들어갔다. 운전자는 “짧은 거리라서 문제없다”라고 주장했지만 거리에 상관없이 번호판 없이 도로를 주행한다면 명백한 자동차관리법 위반인 데다가, 등록되지 않은 차량과 사고가 나면 제대로 보상받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수입차에 임시 번호판을 단다면 해결될 문제지만, 수입차 업계는 추가로 드는 비용 때문에 임시 번호판을 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지금 번호판을 가리고 바뀌는 것도 문제지만 신형 번호판이 더 문제가 많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신형 번호판이 반사가 제대로 안되는 성능 문제에 이어 이번에는 들뜨고 찢어지는 품질 문제가 제기됐다. 2020년 7월에 도입한 신형 번호판은 시인성 확보 성능이 좋아 교통사고 예방 효과까지 있다는 것이 파악되어 채택했지만 번호판을 덮는 필름에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국정감사에서는 반사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들뜨고 뜯겨지는 등 쉽게 손상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신형 번호판의 훼손 정도는 다양했다. 번호판 숫자 주변이 들떠있어 공기층이 형성됐거나 모서리 주변이 들떠서 언제든 벗겨질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번호판 손상 책임이 운전자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번호판이 들뜨거나 찢어진 채 차량을 운행하다간 자칫하면 벌금을 낼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관리법에 따르면 교통 표지판과 달리 자동차 번호판은 품질에 대한 명확한 근거나 보상 기준이 없다”라며 “신형 번호판을 도입하고 있는 이 시점에 번호판에 대해 확실한 기준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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