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생산한 디젤 모델 가격 인상
스포티지 65만 원, 쏘렌토, 카니발 75만 원이 인상된다
2021년 계약한 소비자도 추가금 발생 소식에 논란이 이는 상황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반도체 수급 대란으로 인해 유례없는 출고 지연이 발생했던 바 있다. 인기 모델들은 기본 2-3개월 지연은 물론이며 모델에 따라 무려 1년 가까이 지연이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 지연이 장기화되다 보니 결국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2022년으로 진입하며 2021년에 계약을 진행한 소비자들이 추가 지출을 하게 된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는데, 이 문제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란이 되고 있다.
글 김성수 에디터
스포티지 65만 원, 쏘렌토, 카니발 75만 원 인상
디젤 모델에 한한다
2021년을 자동차 시장을 설명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은 바로 출고 지연 대란이 아닐 수 없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강타해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겼고, 그로 인해 출고가 예정된 모델들이 기약 없는 출고 대기를 맞게 되었다.
출고 대기 기간도 모델들마다 천차만별인데, 인기 모델들은 1년 가까이 출고가 지연되기도 했다. 그래도 어느덧 2021년 하반기에 차량을 계약했던 소비자라면, 슬슬 계약했던 모델들을 출고 받을 시기가 다가온 시점인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닥쳐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문제는 중심에 선 제조사는 기아다. 지난 1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디젤 모델을 계약한 고객들에게 60만~80만 원 상당의 추가 금액을 내야 한다고 통지했다는 것이다. 대상 차종과 금액은 디젤 모델에 한하며 추가 금액은 스포티지 65만 원, 쏘렌토, 카니발 75만 원이다.
기아가 디젤 모델들의 가격을 인상하게 된 이유는 2022년 들어 강화된 배출가스 인증 방식 기준 때문이다. 디젤차의 배출가스 자기진단장치인 OBD는 배출가스 저감 관련 부품의 오작동으로 배출가스가 기준치보다 증가할 때 차량 계기판을 통해 경고하는 장치로, 유럽 방식을 기준으로 채택하고 있었다.
유럽의 측정 기준이 WLPT로 바뀌며
국내 제조사 모델에 탑재되는 부품도 변화
그간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은 유럽연비측정방식을 기준으로 삼아 저감장치를 탑재해왔지만, 2022년부터 유럽에서 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PT)을 채택하기로 선언하며 국내 기준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OBD 인증 방식이 WLPT로 변경하면 기준치 충족을 위해 배출가스를 기존보다 줄여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생산된 차는 강화된 규정을 따르기 위해 관련 부품을 추가로 장착해야만 한다.
앞서 언급한 디젤 모델에 부여되는 추가 금액은 바로 해당 부품을 장착하며 생기게 된 요금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출고 지연 현상으로 인해 해당 가격 인상 부담을 2021년에 계약한 차주들 역시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도 기아의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디젤 모델은 약 30주 이상 대기 기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021년 계약을 진행했던 소비자라면 슬슬 차량 인도를 받을 시점이지만 별안간 추가금 지불 소식을 받게 된 것이다.
배출가스 인증 기준 변화는
예정된 수순이었단 반응
오래도록 출고를 기다린 고객들은 가격 인상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해 계약을 하면서 디젤 모델 가격 인상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아 측은 “디젤 모델 가격 인상 고지를 받고 일부 고객들이 어떻게 된 일이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지만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기아의 대응 방식에 불만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한 사실이다. WLPT 채용은 이미 예견된 상황인데, 구체적으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현대차는 이미 강화된 규정에 부합하는 부품이 탑재되어 연식변경 모델의 가격 인상분에 포함하였으며, 추후에도 연식변경 시에 가격 인상분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기아 관계자는 “강화된 규정에 대응하기 위해 부품을 추가로 탑재해야 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지난 9월께 가격 인상 관련 지침을 전달했지만,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을 완전히 해소할 순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계약을 이미 한 건데 자기들 멋대로 가격을 올려도 되는 건가?”, “계약 위반 아닌가”, “해마다 가격 인상도 선 넘는데 외국차 사라는 거네”와 같이 부정적인 반응이 상당했다.
2022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벌써 제조사와 소비자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리 생산이 2022년에 돌입했다고 해도, 2021년에 22년형 모델을 기준으로 계약한 모델의 가격을 인상하는 조치는 납득하기 힘들 듯하다.
그렇지 않아도 출고를 오매불망 기다리던 소비자들에게 디젤 모델의 가격 인상 소식은 상당히 아쉬움으로 남을 듯하다. 기아 입장에선 불가피한 조치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방향으로 상황이 마무리될 수 있길 바란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