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태로 진짜 인수 가능할까?” 잘 되나 싶던 쌍용차 인수과정 또 삐걱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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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수는 언제쯤 마무리?
법정관리부터 인수과정까지…총정리
에디슨모터스∙쌍용차 인수 과정 마찰 多
“이번에는 또 어떤 문제가 생겼나요?”

지난해부터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해서 힘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본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본계약을 체결하기도 전부터 자금 조달 난항, 기술 유출 시비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가 많은 것으로 보였지만 일단 본계약은 체결이 됐고 상황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또 다른 문제가 새롭게 드러났다. 바로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이 에디슨모터스의 제3자 관리인 추가 선임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도대체 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은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과정과 최근 언급된 문제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정서연 에디터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조선일보

지난해 4월,
또 법정관리 돌입

쌍용차는 2020년 12월 법원에 자율 구조조정지원을 신청했다.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 유치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21년 4월, 법원은 쌍용자동차에 대해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당시 쌍용차는 처음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2009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상황이었다. 다른 국산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했고 내세울 만한 미래 기술도 없었다. 그래서 쌍용차를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곳도, 투자를 하겠다는 곳도 찾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조선일보
좌=SM그룹 / 아주경제, 우=에디슨모터스 버스 /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예비실사 마감
인수제안서 접수

아무도 쌍용차를 인수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지난해 8월까지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는 SM그룹과 에디슨모터스를 비롯한 11개의 국내외 업체가 있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SM그룹과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인수할 가능성이 큰 후보로 꼽았다.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는 자금 마련을 위해 사모펀드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와 손을 잡고 쌍용차 인수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원래 유력 후보자였던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카디널 원 모터스의 주요 경영진이 입국해 여전히 의지를 내비쳤었다. 다만 충분한 투자자를 확보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업계에서는 카디널 원 모터스가 쌍용차의 북미 판매망을 맡는 방안 등도 거론되기도 했다.

에디슨 모터스 컨소시엄 / 에디슨모터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결국 서울회생법원은 최종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전기버스 제조기업 에디슨모터스와 사모펀드 KCGI,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세미시스코로 구성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전 초기부터 참여를 선언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쌍용차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왔다. 2,000억 원대 후반대의 인수가격을 써냈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보완 서류 제출시 인수가격을 올리면서 자금력에 대한 우려 불식에 나서기도 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쌍용차 임직원의 도움을 토대로 3년 내에, 이르면 내년부터 쌍용차를 흑자 경영으로 바꿔놓으려 한다”라며 “현재 10만 대 이하로 떨어진 생산능력도 점진적으로 30만 대까지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한국경제
좌=에디슨모터스 / KBS뉴스, 우=에디슨모터스 강영권 회장 / 아주경제

인수 계약 미뤄지고
마찰 발생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말 에디슨모터스는 정식 인수 계약을 맺고 인수 대금 10%인 310억 원 계약금 납부를 완료해야 했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는 법원에 계약일 연장을 신청하면서 계약 체결 기한은 1월 10일로 연기됐다. 인수 조건과 세부 내용을 두고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채권단과 마찰을 빚고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에디슨모터스는 협상 중인 계약서에 최종 인수 완료 전,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의 사업 계획과 자금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항을 넣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었다. 이에 쌍용차 내부에서는 ‘경영 간섭’이라는 목소리가 높아, 협상은 교착 상태가 된 것이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중앙일보

아파트 단지로 개발해서
운영 자금을 조달?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자금 조달 난항에 빠졌다는 것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회생을 위해 운영 자금 8,000억 원을 조달해야 했다. 먼저 산업은행 대출을 추진했지만 산업은행이 사실상 대출을 거부해 무산됐다. 그러자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평택시와 함께 아파트 단지로 공동 개발해 운영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의 의견에 평택시가 크게 반발했다. 평택시는 “시가 동의한 바 없이 관련 내용을 언론에 알린 에디슨모터스 측에 유감”이라며 “쌍용차는 아직 인수 과정에 있는 회사로, 인수 기업 확정 전까지는 평택공장 이전 및 부지 개발에 대한 논의 자체가 어렵다”라고 밝혔다. 상황이 계속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자 업계 관계자들은 “매출 900억 원대 중소기업인 에디슨모터스가 매출 3조 원 회사인 쌍용차를 인수하는 게 애초 무리가 아니었느냐”라는 분석을 하기도 했다.

쌍용자동차 협력사 간담회 / 조선비즈

본계약 협상 마무리
본계약 체결 추진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가 지난해 11월 M&A 양해각서를 체결한지 두 달여 만에 쌍용자동차 인수·합병 본계약 협상을 마무리짓고 본계약 체결을 추진했다. 지난 10일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측에 따르면 본계약 세부협상 과정에서 경영권 개입 논란 등 난항을 겪었지만 이견을 조율하고, 합의를 마쳤다. 이제 쌍용차는 3월 1일까지 회생채권 변제계획을 포함한 쌍용차 경영정상화 방안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면 된다.

이대로 일이 잘 풀리나 싶었지만 또다시 삐걱대기 시작했다. 쌍용차 협력사들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이 에디슨모터스의 제3자 관리인 추가 선임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리고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경영에 개입하기보다 채권 변제 계획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뉴스1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
공동 관리인 선임 반대

에디슨모터스는 원활한 인수 절차 진행을 위해 쌍용차 출신 이승철 부사장을 영입하고, 이 부사장을 제3자 관리인으로 선임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그런데 최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최근 회생채권 회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에디슨모터스의 공동 관리인 선임을 적극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상거래 채권 보유 회원사의 채권 확보를 위해 340여 개의 협력사가 모여 구성한 단체다.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채권자, 주주 등 채무자 회사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을 중립적인 관점에서 공정하게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 관리인으로 선임돼야 한다”라면서 “채권단과 대립적인 위치에 놓여있는 인수인이 추천한 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것은 관리인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에디슨모터스의 공동 관리인 선임을 통한 회생계획안 관여로 인해 협력사에 심히 불평등한 사안이 발생할 것이 우려된다”라고 강조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과정에서 또다시 삐걱거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파리가 두꺼비를 잡아먹는 황당한 느낌이 들었는데 역시나”, “처음에는 중국에 팔리느니 차라리 에디슨이 인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뭐..”, “애초에 억 단위 회사가 조 단위 회사를 인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였어”라는 반응을 보였다.

추가로 “주식으로 돈 벌고 발 빼려는 건 아니지? 새우가 고래를 못 먹는 건 알겠는데 이건 아니지”, “에디슨모터스 자금마련은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전기차 시대도 다가오는데 디젤차 하나 겨우 만드는 회사는 이제 그냥 역사로 보내주자”, “지금 상황은 정말 첩첩산중이고 산 넘어서 산이다”, “에디슨은 그냥 버스나 안전하게 잘 만드세요”라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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