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하는 입장에서는 잘 모르지만 택시기사는 꽤 고달픈 직업
택시기사로 일하다 보면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을 살펴보았다
버스와 도시철도가 모두 끊긴 상황에서, 혹은 목적지까지 빨리 가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교통수단인 택시, 타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편하게 이용하지만 택시를 운전하는 택시기사라는 직업은 생각보다 꽤 고달픈 직업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잘 모르지만 택시기사들은 일하는 과정에서 여러 고충을 겪는다고 한다. 정말 별의별 경험을 다 해본다고 한다. 현직 택시기사에게 들어본 택시의 세계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포스트는 지난 1월 5일에 진행된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것이다.
글 이진웅 에디터
취객이 기사에게 욕설, 폭행 후
경찰에게는 성폭행 주장한 사건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나?
지난 연말, 만취 상태로 택시에 탄 승객이 택시 기사에게 욕설과 폭행을 한 후 경찰이 출동하자 오히려 택시 기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건이 있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택시 기사도 해당 영상을 봤으며, 직접 겪은 일에 대해 언급했다.
여성 취객이 택시에 탑승해 서울을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택시 기사에게 성적으로 안 좋은 이야기를 했다. 이때 택시 기사는 ‘내가 잘못 걸렸구나’, ‘내가 믿을 것은 블랙박스밖에 없다’라고 생각했으며,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양손을 일부러 블랙박스에 보이게끔 올려놨다고 한다.
이후 택시 기사는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나는 여성에게 관심이 없다”라고 했더니 탑승한 여성 승객이 “네가 나를 거절해?, 어이없네”라며 기분 나쁜 말투로 답했다. 그렇게 가는 도중 눈앞에 파출소가 보였고, 택시 기사는 바로 차를 세웠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여성 승객은 택시비도 안 내고 바로 내렸다고 한다. 그런데 경찰이 부르니깐 또 왔다고 한다. 그러고는 “저 남자(택시 기사)가 나를 성추행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경찰은 택시 기사에게 “성추행 뭐 한거 있냐?”라고 물었고, 택시 기사는 “그냥 블랙박스 보시죠?”라며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줬다. 이후 경찰관은 여성 승객에게 “택시비도 안 내고 성추행은 무슨 성추행이냐, 무고죄로 역고소 당할 수 있다”라고 하더니 그 여성 승객이 “내가 성추행당했다는데 내 말은 안 믿고 저 사람 말을 믿냐?”라며 울었다고 한다.
경찰도 황당했는지, 택시 기사를 살짝 불러 “진술서만 한 장 쓰고 일하러 가시죠”, “나머지는 저희가 다 처리할게요”라고 했다. 한 달 뒤에 검찰청에서 전화가 왔으며, “그 여성 승객이 반성을 많이 하고 합의를 하고 싶어서 형사조정위원회를 열려고 하는데 나와 줄 수 있나?”라고 물어보았다.
택시 기사는 택시비 2만 5천 원 정도 때문에 그 여성 승객의 인생을 망칠 수 없다고 판단해 검찰청에 갔더니 여성 승객이 인사를 90도로 숙이면서 사과했고, 그날 일 못한 것과 정신적 피해랑 해서 80만 원 정도를 합의금으로 받았다고 한다.
예전에는 개인택시 가격을 아는 아주머니들이 위와 비슷한 행동을 하면서 경찰에는 성폭행 신고를 했으며, 택시 기사에게는 “나에게 3천만 원 줄래? 아니면 1억 날릴래?”라며 울며 겨자 먹기로 합의금을 받아냈다고 한다. 참고로 성범죄를 저지르면 택시면허가 취소되며, 그 택시면허의 가격이 8천만 원에서 1억 원 정도 했을 시기였다.
인터뷰했던 택시 기사는 “다행히 나는 대처를 잘했고, 블랙박스 증거도 확실했기 때문에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라며, “지금은 블랙박스가 다 있으며, 실내도 찍고 있으니 위처럼 꽃뱀 행동을 했다가는 역관광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해라”라고 언급했다. 반대로 남성 취객이 탑승했을 때는 싸움이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택시 기사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어떻게 생각하는가
택시 기사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돈 못 번다”, “천한 일을 한다” 등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다. 인터뷰한 택시 기사는 이에 대해 “이러한 이미지를 만든 것은 택시 기사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자기 자신을 낮춰서 비치는 경우가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자신은 왜 그런 건지 모르겠으며, 자신 주위의 택시 기사들은 어렵다는 이야기를 안 한다고 한다. 물론 어렵게 일하는 택시 기사들도 전국에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승객들에게 “힘들어요”, “어려워요”, “돈 못 벌어”라고 말하는 것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는 데 한몫한 것 같다며 의견을 밝혔다.
하루는 영업 지역에서 외국인을 태웠는데, 동남아 계열 사람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동하는 도중 “기사님 너무 불쌍해요, 돈 못 벌어, 돈 없어”라고 말했다. 그래서 택시 기사는 외국인 승객에게 혹시 얼마 버티냐고 물어봤더니 “나 270만 원 버는데, 택시 기사는 200만 원도 못 벌어”라고 답했다고 한다.
택시 기사는 금팔찌 찬 모습을 보여주며 “나 괜찮다, 돈 많이 번다”라고 했더니 외국인 승객은 “아니다. 나 택시 많이 탔는데, 택시 기사들 다 돈 없다고 하더라. 100~200 번다”라고 했다. 전국에 있는 택시 기사들 불쌍함이 아닌 자부심을 가지며, “저희 힘들어요, 돈 못 벌어요”라는 말을 승객에게 안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아는 기사가 한 명 있는데, 초등학교 자녀가 있다고 한다. 어느 날 제네시스 G90을 구입했다고 한다. 그 기사에게 제네시스 뭐 하러 샀냐고 물어봤더니, 자기 아들을 개인택시로 데려다주는데, 친구들이 “쟤네 아빠 택시기사래”라며 놀림을 당한다고 한다. 참고로 그 택시 기사는 한 달에 600 정도를 번다고 한다.
그 택시 기사는 자신 때문에 아들이 무시당하는 것이 싫어서 1억을 주고 G90을 샀는데, 그 이후 친구들의 대접이 달라졌다고 한다. 이 일화를 언급하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택시 기사가 돈 못 벌고 하찮은 직업으로 생각해서 그런 식으로 많이 무시를 당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직업에 귀천이 없으며, 범죄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는 것도 아닌데, 우리가 굳이 불쌍하게 보일 필요는 없다. 너무 자존감을 낮추지 말자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연말이 되면
겪게 되는 일
인터뷰한 택시 기사는 지난 크리스마스 때 울 뻔했다고 한다. 원래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솔로들이 와서 클럽에서 새벽 늦게까지 놀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9시 딱 되자마자 모텔 가는 콜만 뜨고 나서는 그대로 끝나버렸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에 4분의 1~3분의 1 정도 줄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도 승객이 택시에 타게 되면 뒷좌석에서 별의별 대화가 오간다고 한다. 남자와 여자가 부킹이 잘 돼서 나와 택시에 탔는데, 남자가 여자에게 대놓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택시 기사는 운전하면서 듣는데 ‘이거 경찰서 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후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여자가 남자의 뺨을 때리면서 “기사님 내려주세요”라고 할 줄 알았는데, “나쁘진 않아”라고 답해 ‘이게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외에 부킹에 실패한 경우 나타나는 행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남자들은 “너 때문에 안됐잖아”라며 남 탓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래놓고선 2주 정도 뒤에 또 나이트에서 부킹 하는 모습을 본다고 한다. 여자들은 “우리끼리 놀러 온 거잖아”, “오늘 남자들 너무 별로였어”라며 자기합리화를 잘 시킨다고 한다.
요금 안 내고
도망가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던데…
돈 안 내고 도망간 승객은 많았지만 이 사례가 자신이 경험한 것과 들은 사례 중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불과 몇 달 전에 아는 택시 기사에게 들은 이야기였는데, 젊은 여성이 택시에 탑승했다. 만취 상태였으며, 안절부절못한 상태로 “기사님 빨리 가주세요”라고 했다. 집이 외진 데 있는 산속이었는데, “도착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잽싸게 내리더니 뛰기 시작했다고 한다.
해당 택시 기사는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끼고 있어서 냄새를 잘 못 맡았었는데, 마스크를 벗어보니 웬 똥 냄새가 확 올라왔다고 한다. 설마 싶어서 뒤를 돌아봤더니 뒷좌석에 똥을 싸고 돈도 안 내고 갔다고 한다. 저 승객은 무조건 잡아야겠다 싶어서 뛰려고 하는데, 그새 산속 어딘가로 없어졌다고 한다. 태어나서 그렇게 산을 빨리 올라간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한다.
수색대 출신이었던 택시 기사는 이에 질 세라 경찰에 신고하면서 도주 경로를 예상하고 산을 훑는 과정에서 여성 승객과 마주쳤다고 한다. 그리고 여성 승객의 어깨를 잡았는데, 힘이 상당히 셌으며, 특공무술까지 선보였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도 택시 기사는 다리를 잡아 도주를 못하게 했으며, 이후 경찰이 와서 여성 승객의 신원 조회를 했는데, 특수부대 소속 여군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나중에 술 깨고 나서 해당 택시 기사에게 전화해서 정중히 사과를 하고 원만하게 해결되었다고 한다.
Outflank Scene i bear ever seen !
기시쪽 말만든고 기사 쓰지 맙시다. 술먹 은놈은 호구 로역길수. 있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