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 파워는 현대 하청인가?” 현기차 품질 1위 했다는 소식에 네티즌들 반응 냉담한 이유

현대차그룹, 미국 JD 파워 품질조사 1위
만년 꼴등이었던 기아, 새로운 왕이 됐다
현대차, 제네시스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 시큰둥하다?

국내에서 수출된 라면, 과자 등을 해외에서 먹어본 경험이 있을까? 아마 국내에서 먹을 때보다 더 맛있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더 맛있었던 이유가 있었다. 국내에서 해외로 수출하거나 현지에서 직접 생산한 라면과 과자들은 모두 가격 대비 양이 더 많았고 크기가 더 컸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오늘 살펴볼 내용이 이와 유사한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미국 JD파워 신차 품질조사에서 모두 상위권을 기록했다. 결과만 봤을 때는 분명 축하할 일은 맞지만일부 네티즌들은 “국내 품질이나 신경 써라”, “수출용 차량 품질만 신경 쓰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도대체 네티즌들은 왜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오늘은 미국 JD파워 품질조사 결과와 국내 현대차그룹 품질 이슈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글 정서연 에디터

2006년 현대차 1위
2016년 기아 1위

과거, 미국 JD파워 신차 품질조사에서 국산 브랜드가 1위를 할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늘 하위권을 맴돌았던 현대차와 기아의 순위가 급 치솟았다. 2006년 JD파워 초기 품질조사에서 현대차는 전체 37개 브랜드 가운데 3위, 토요타를 제치고 일반 브랜드 1위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 2016년, 만년 꼴찌에 머물렀던 기아 순위도 꾸준하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렉서스와 벤츠, BMW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모두 제치고 JD파워 초기 품질조사 종합 1위에 올랐다. 초기 품질조사는 구매한 지 3개월 이내인 신차 불만 건수와 고장 경험 등을 지수화한 것이다. 보유 단계 품질 불만이나 고장을 경험하는 건수로 평가하는 내구 품질조사가 종합적인 상품성을 평가하는 매우 중요한 척도가 된다. 그런데 이번에 현대차그룹이 내구 품질조사에서 엄청난 성적을 보여줬다.

‘2022년 내구 품질조사’
32개 브랜드 가운데 기아 1위

내구 품질조사는 신차 품질조사와 함께 자동차 품질 평가의 중요한 척도로 여겨진다. 차량 구입 후 3년이 지난 고객들을 대상으로 184개 항목에 대한 내구품질 만족도를 조사한 뒤 100대당 불만 건수를 집계한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만족도가 높다는 의미인 것이다.

올해 조사는 2018년 7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총 32개 브랜드, 139개 모델, 2만 9,487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기아가 145점을 받아서 전체 브랜드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기아는 일반 브랜드 1위에 오른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전체 브랜드 1위를 차지하며 ‘최우수 브랜드상’을 받았다. 일반 브랜드가 고급 브랜드를 제치고 단독으로 내구품질조사 전체 브랜드 1위에 오른 것은 역대 기아가 최초다.

모두 최상위권 기록
현대차 3위, 제네시스 4위

기아뿐만 아니라 현대차와 제네시스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7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48점을 받아서 기아와 147점을 받은 뷰익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제네시스는 올해 155점을 받아서 전체 브랜드 4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고급 브랜드 4위였지만 올해는 159점을 받은 렉서스를 제치고 고급 브랜드 1위에 올라 ‘최우수 고급브랜드상’를 수상했다.

과거 미국 유수 기관 품질 평가에서 토요타와 렉서스, 혼다와 닛산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자리를 바꿔가며 상위권을 차지했던 그때와 같은 상황을 국산차가 연출한 것이다. 이에 일부 언론 매체에서는 “이제는 내구 품질에 대한 의심을 받지 않아도 된다”라는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의 소비자들은 대부분은 실용 가치를 가장 먼저 보고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브랜드 1위
역대 최다 수상 기록

기아, 현대차 그리고 제네시스까지 최상위권을 기록하면서 자연스럽게 현대차그룹이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15개 자동차 그룹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 점수인 147점을 기록해서 158점을 받은 도요타와 172점을 받은 GM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리고 현대차그룹은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브랜드상 2개와 차종별로는 9개의 상을 받아서 총 11개 부문에서 수상을 했다. 현대차 싼타페가 중형 SUV, 쏘나타는 중형 차급에서 1위에 기록했고 기아 쏘렌토는 중대형 SUV 차급에서 선두를 차지하며 총 3개 차종이 ‘최우수 품질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현대차 아반떼는 부문, 벨로스터는 준중형 스포츠카,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는 준중형 SUV, 쏘울은 소형 SUV, K5는 중형차 차급에서 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최고 자리에 오르면 뭐해”
“해외에서 인기 많으면 뭐해”

미국 주요 언론은 현대차그룹의 역대급 기록에 대해서 “기아가 새로운 왕”,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제이디파워의 내구품질조사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한국 브랜드가 내구성 신뢰도 평가를 지배한 반면, 유럽 브랜드들은 가장 많은 소비자 불만을 야기했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반응이 달랐다. 국내 소비자들은 “JD파워 혹시 현대계열사 아닐까?”, “급발진은 평가항목에 없나?”,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욕먹지 않는 기업이 되자”, “수출 품질만 높이지 말고 국내 제품들도 신경 써주세요”, “JD파워 신차 품질조사에서 현대차그룹이 1위를 했다는 기사를 점심 먹고 다 소화한 후에 봐서 다행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소비자들이 냉랭한 반응을 보인 이유로 최근 발생한 현대차그룹의 품질 이슈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제네시스 G80 차량 떨림
미국과 국내에서 발생

2020년, 현대차가 자동차 시장에 내놓은 차량들이 잇달아 품질 이슈에 발목이 잡혔다. 대표적인 고급 차량 브랜드 제네시스 GV80은 차량 떨림 논란이 불거지면서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집단 소송이 제기됐다. 집단 소송을 제기한 미국 소비자들은 주행 중 차량 흔들림, 떨림, 진동 등의 증상으로 인해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설계 및 제조 결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제네시스 GV80의 차량 떨림 문제는 국내에서도 2020년 5월부터 발견된 현상이었다. ‘제네시스 GV80 클럽 카페’에서는 다수의 차주들이 유사한 증상을 경험했다고 증언하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후 차량 떨림 현상에 대한 신고가 잇따르자 현대차는 두 달간 GV80의 출고를 중단하기도 했다.

아이오닉 5도 품질 이슈?
냉각수 소실 문제

제네시스 GV80과 함께 지난 4월에 출시된 아이오닉 5도 품질 이슈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일부 차량에서 냉각수 소실 문제가 발생해서 차주들의 민원이 제기된 것이다. 온라인 ‘전기차 동호회’에 사진과 함께 관련 게시글을 올린 한 차주는 “냉각수 경고등이 뜬 이후 보닛을 열어보니 저전도 냉각수가 거의 없었다”라며 “출동하신 기사님도 이상하게 여겼고 결국 자정이 넘어 서비스센터에 견인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전기차의 냉각수 소실 문제는 배터리의 발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화재 위험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기차에 적용된 리튬 이온배터리는 발열에 굉장히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단종된 전작 코나 EV의 경우 수차례 화재가 발생하면서 리튬 이온배터리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국내에서 계속되는 현대차그룹의 품질 문제 논란과 리콜에 최근 현대차그룹은 국내 품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나섰다. ‘시장 품질 개선 혁신 TF팀’을 꾸려서 품질 문제와 관련해서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품질 불만 사례를 체계적으로 데이터화해서 하나의 품질 관리 시스템에 통계화를 한 후 이를 기반으로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참고해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 JD파워 신차 품질조사 결과와 현대차그룹의 국내 품질 이슈에 대한 대응 방침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그래도 앞으로 출시될 현대차그룹의 신차들을 기대하는 반응을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점점 내연기관차의 출시를 줄이고 전기차 출시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7종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고 2025년까지는 23종의 신형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김진수 기자  |  fv_editor@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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