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이슈플러스 “성격들 무지하게 급하시네” 정부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소상공인만 죽어나는 현실입니다

“성격들 무지하게 급하시네” 정부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소상공인만 죽어나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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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대폭 증가하는 하이브리드차 판매량
구매 혜택, 시기상조 등 이점들이 많았는데
서울청사에서 열린 BIG3 추진 회의
갑자기 저공해차 분류에서 제외된다?

몇 년 전만 해도 길을 걷다가 전기차를 보면 신기해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도로에는 친환경차들이 더 많아졌고 이젠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소비자들은 기름값, 유지비 절약, 구매 보조금 등 다양한 이유로 친환경차를 구매하고 있었고 이에 지난해 국내 친환경차 등록 대수가 100만 대를 넘기도 했다.

하지만 100만 대를 넘어서 1,000만 대까지 도달하는 것은 이제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하이브리차를 저공해차에서 제외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발표에 소비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 왜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오늘은 정부가 추진하는 저공해차 계획과 소비자들과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이 반발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정서연 에디터

LPG∙CNG는 2024년부터
하이브리드는 2025년부터

최근 정부가 차량 구매 보조금과 세제 지원을 전기·수소차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BIG3인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추진 회의를 열고 “LPG·CNG 차량은 2024년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은 2025년 또는 2026년부터 저공해차에서 제외하되 온실가스 저감효과, 가격 경쟁력 등을 고려해 부품 업체 지원 등은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 말까지 적용 예정인 하이브리드·전기·수소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 등 세제지원도 개편된 저공해차 분류체계와 연계해 감면 기한을 2024년 말 또는 2025년 말까지 2∼3년간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하이브리드차 100만 원, 전기차 300만 원, 수소차 400만 원 등 일정 한도 내에서 개별소비세를 전액 감면받을 수 있다.

원래 내년이 마지막?
“제외 시기가 너무 이르다”

앞서 환경부는 2019년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종합 계획’을 통해서 2020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저공해차 범위에서 제외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차의 높은 보급률과 대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시한이 2∼3년 늦춘 것이었다. 현재 국내 소비자들은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하면 개별소비세 100만 원과 취득세 40만 원 등을 감면받을 수 있지만 하이브리드차가 저공해차에서 제외되면 이런 혜택이 모두 사라질 전망이다.

이에 국내 자동차 업계는 국내 친환경차에서 하이브리드차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또 하이브리드차를 대체할 전기·수소차 인프라 확충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언급한 하이브리드차의 저공해차 제외 시점은 너무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전기차 부담스러워서 하이브리드 고려하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LPG로 살고 있는 르노삼성이 큰일이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부터는 왜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인지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하이브리드 판매량
월등하게 높았다

제일 먼저 하이브리드차가 저공해차에서 제외되는 것에 대해 시기가 맞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 이유는 현재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이 친환경차 판매 비중에서 월등하게 높았기 때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하이브리차와 전기차 등 국내 친환경 승용차 등록 대수는 103만 6,310대로, 이중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80%로 83만 1,753대에 달한다.

그리고 등록 대수가 아닌 매년 판매량도 늘고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동차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판매 대수는 총 22만 2,869대로 전체 친환경차 판매의 64%를 차지했다. 판매량이 높기 때문에 제외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높은 상황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저공해차에서 제외될 경우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차 400만 대, 전기·수소차 450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정책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받고 있었던 각종 혜택들
하나도 받을 수 없게 됐다?

현재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엄청난 하이브리드 혜택들 때문이다. 하이브리드는 ‘저공해차 2종’으로 분류되어 차를 구매할 때 개별소비세 100만 원, 교육세 30만 원, 부가세 13만 원, 취득세 40만 원을 면제받을 수 있다. 그리고 공항과 공영주차장 주차비 50% 감면, 지하철 환승 주차장 80% 감면, 혼잡 통행료 면제 등 주차·통행료 혜택들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차가 저공해차에서 제외된다면 이 모든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하이브리드차가 저공해차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짐작되고 있는 일이었다. 앞서 환경부가 올해 ‘무공해차’ 보급 계획을 세우면서 전기차 및 수소차만 지원 대상에 넣었고 이에 친환경차로 인식되던 하이브리드차의 혜택 입지가 좁아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디젤보다는 하이브리드
전기보다는 하이브리드?

그리고 현재 소비자들은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굉장히 적절한 차로 평가하고 있다. ‘디젤게이트’로 클린 디젤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국내 디젤 세단들이 단종되고 디젤 모델이 가장 많이 나왔던 SUV 조차도 하이브리드 모델로 대거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국내외 할 것 없이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그리고 최근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친환경차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순수 전기차나 수소차를 구매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그 이유는 충전 인프라가 보급 대수에 비해 부족하고 아직 기술 개발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에 있는 하이브리드 차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하이브리드가 저공해차에서 제외된다면 전기차에 부담을 갖고 있던 소비자들은 전기차로 넘어가지 않고 내연기관차를 계속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이브리드 말고 LPG도 큰일
QM6 팔던 르노삼성 어쩌나

하이브리드차 말고 LPG차도 저공해차에서 제외를 당할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르노삼성을 걱정하고 있었다. 지난해 LPG차는 10만 4,756대가 판매되어 전년 판매량인 12만 3,818대에 비해 1만 9,062대가 감소했다. 지난해 LPG차 중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총 2만 3,732대가 판매된 르노삼성 QM6였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LPG차는 현대와 기아차가 여전히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르노삼성은 QM6를 앞세워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은 QM6와 XM3가 견인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QM6의 LPG 모델의 판매량이 높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LPG차를 저공해차에서 제외를 해서 다양한 세제혜택이 줄어든다면 자연스럽게 QM6 LPG 모델 판매량도 줄게 될 것이고 이는 르노삼성 전체 판매량에 영향을 주면서 르노삼성의 판매 실적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내연기관차에 의존하고 있는
자동차 업체들 큰일이다

하이브리드차를 저공해차에서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서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이 아직 다소 이르다고 언급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산업연구실장은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 전기차는 아직 수익이 확보된 차종이 아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차가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재정적 압박을 해소할 수 있는 보조 수단이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국내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 300개사를 대상으로 미래차 대응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44.1%는 내연기관차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 전기차 같은 미래차 분야에서 수익이 발생한 기업 비중은 20%로, 나머지 80%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거나 진출도 못 한 상황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이브리드차가 저공해차에서 제외된다는 것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아직 미래차로 전환하지 못한 기업이 실제 제품을 양산하려면 최소 5년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라면서 “전기차 전환 정책의 속도 조절과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들도 “전기차 산업 인프라가 확대되고 있으나 단기간에 부품 업계까지 생태계를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의 적절한 보급 비율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LPG차와 하이브리드차가 저공해차 분류에서 제외된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전기차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내연기관차는 뒤처지는 것 같고 하이브리드가 혜택도 받으면서 딱 좋았는데”, “하이브리드 저공해차에서 분류되고 전기차 혜택 늘려도 부담되는 건 여전할 듯”, “제외한다고 전기차 살 것 같진 않은데 오히려 그대로 내연기관차 사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듯”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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