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이슈플러스 “결국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르노가 야심차게 한국 출시했다가 1년만에 사라진 수입차

“결국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르노가 야심차게 한국 출시했다가 1년만에 사라진 수입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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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캡처가 단종됐다고?
조용해도 너무 조용히 단종된 캡처
어쩌다가 1년 만에 단종을 맞이하게 된 것일까?

르노 캡처, 르노에서 지난 2013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소형 SUV 이자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포문을 연 개척자로도 통하는 나름대로 기념적인 모델이다. 1세대는 르노삼성 QM3로 판매가 이뤄졌고, 르노삼성의 태풍 마크를 부착하긴 했지만 차량 자체를 수입해서 판매한 차량이다 보니 수입차로 분류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었다.

이후 2020년 5월 2세대로 거듭난 신형 캡처를 출시하였다. 다행이게도 기존 QM3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대폭 개선하여 출시한 만큼, 이때 당시 캡처를 향한 여론은 굉장히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국내 출시 1년 만에 소리 소문 없이 단종을 맞이한 씁쓸한 역사를 가졌는데, 과연 르노 캡처는 어쩌다 이런 상황에 마주하게 되었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해보자.

 권영범 에디터

처음엔
모든 게 완벽했다

1세대 캡처인 QM3는 출시 당시만 하더라도 유로피언 감성과 우수한 연비를 앞세워 마케팅을 펼쳤었다. 이후 이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어필이 되어 대한민국 소형 SUV 시장에서 나름 괜찮은 점유율을 보였고, 각종 렌터카 업체들에게도 꾸준히 수요가 있을 정도로 잘 팔렸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쁨도 잠시였다. 경제 불황과 소형차를 구매하고 불만족스러웠던 고객들 상대로는 엄청난 히트를 쳤던 건 사실이었지만, 쌍용차의 티볼리를 비롯한 여러 경쟁사들의 신차가 줄줄이 이어 나오면서 QM3의 가치는 완전히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심지어 2014년에는 KNCAP 충돌 테스트에서 과락 점수를 받은 차량 중 한대로 손꼽혀 안전성에 대한 비난을 피해 가지 못했다.

국내 실정과 맞지 않은 차량의 기본 구성과 안전사양의 부재, 아무리 소형차급이라고 하지만 너무 심하게 텅텅 거리는 승차감, 심각한 내장재의 품질, 주행거리가 누적될수록 경쟁사들 대비 높아지는 메인터넌스 비용 등등 점차 QM3의 민낯이 밝혀지자 2016년부터 하위권으로 추락하게 돼버리는 계기가 되었다.

개과천선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걸까

지난 2020년 5월 QM3가 단종되면서, 기존에 달려 나왔던 르노삼성의 태풍 마크를 떼고 르노 마크를 적용하여 출시한 캡처가 출시되었다. QM3에서 가솔린 파워 트레인의 부재가 아쉬웠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1.3L TCe 그리고 1.5L dCi가 출시되었다.

출력도 개선을 이뤘다. 디젤 모델은 최대 출력 116마력을 발휘하였고, 1.3L TCe는 XM3와 동일한 최대 출력 152마력을 발휘하였다. 변속기는 기존 6단 DCT에서 7단 DCT로 변경되면서 효율을 더욱 증대시켰다.

특히나 내장재의 품질이 일취월장하게 좋아졌다. 기존에 혹평 받던 QM3의 내장재와 달리 재질 면에서도 많은 개선이 이뤄졌으며, 1.3L TCe 엔진에는 닛산 GT-R에 사용하던 ‘미러 보어 코팅’이라는 실린더 코팅 기술을 사용하는 등 최신 기술을 접목시켜 정숙성을 향상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각고의 노력이 무색하리 만큼, 캡처의 판매 의지는 미약했다 홍보가 꾸준하지 않아 차량의 존재감이 너무 많이 부족하였고 인지도도 바닥을 쳤다. 오죽하면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캡처보다 클리오가 더 많이 팔리고 유명할 정도니, 이 정도면 르노삼성 측의 성의가 많이 부족했었단 걸 여실 없이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1년 만에 단종을
맞이하게 된 사연

캡처가 출시된 이후, 1천 대 초도 물량을 제외하면 월평균 판매량이 150대 수준에 머물렀다. 나날이 갈수록 경쟁 상대들은 편의 장비와 안전 장비를 개선하고 추가하여 판매에 돌입했던 것에 비해, 캡처는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표면적으로 보면 캡처는 판매 부진에 시달려 단종을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질적으로 르노삼성에서 밝힌 주된 이유는 바로 ‘인증 문제’였던 것이다.

르노삼성의 말에 따르면 캡처는 소재 관련 인증에 문제가 생겼고,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단종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했다. 아울러 비슷한 포지션을 가진 XM3가 같은 시기에 연식변경을 거쳐 한참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시기였기에, 캡처의 희생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던 것이다.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은 소형 SUV의 점유율이 많이 낮아졌다. 때문에 한때 소형 SUV 시장을 장악하고자 야심 차게 내놨던 모델들도 점차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는 요즘이다 보니, 캡처가 조용하게 단종의 수순을 밟은 것도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현재 XM3가 공격으로 나서기 위해 내부적으로 준비를 많이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캡처가 사라진 만큼 그 자리를 대신할 엄청난 녀석을 기대해 보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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