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싼타페 끝판왕 우루스
카이엔, 레인지로버, 렉서스까지?
변천사 살펴보니 생각보다 놀랍다
혹시 ‘강남 싼타페’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사실 대다수 네티즌들은 강남 싼타페보단 강남 쏘나타를 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강남 쏘나타’ 하면 보통 BMW 5시리즈나 벤츠 E클래스를 떠올리며, 강남 싼타페 하면 레인지로버나 카이엔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벤츠 G바겐이 대세인 듯하다.
이런 말이 생겨난 이유는 앞서 언급한 차들이 강남에서 쏘나타, 싼타페만큼 흔하게 보여서다. 그냥 재미로 넘길 수도 있지만 실제로 강남에선 앞서 언급한 차량들이 쏘나타, 싼타페만큼 흔하게 보이는 게 현실이라 틀린 말도 아니다. 이 영역에서도 브랜드 간의 경쟁이 치열한데 오늘은 강남 싼타페의 변천사와 함께 최근 포르쉐가 출시한 끝판왕 신차를 살펴보자.
글 박준영 편집장
대치동 학원가에 수십대
렉서스 RX
2010년대 초반 렉서스가 한창 국내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던 시절, 이차는 해가 저물어가는 저녁 강남 대치동 학원가 근처에서 너무나 쉽게 볼 수 있었던 차량이다. 사실상 강남 싼타페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차는 특히 중년 여성 운전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 보통 이차는 아이의 등하교, 학원 이동을 책임지는 ‘엄마차’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잔고장이 없기로 유명한 렉서스의 품질 수준과 풍부한 편의 사양까지 갖췄으니 뭐가 더 필요할까? 당시엔 반일감정 때문에 일본차를 타기 눈치 보이는 시기도 아니었다 보니 어떻게 보면 최고의 차였다.
강남 아빠들의 싼타페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강남 엄마들이 렉서스 RX를 탔다면, 강남 아빠들은 레인지로버를 즐겨 탔다. 랜드로버 역시 레인지로버로 국내 판매량을 상당히 끌어올리던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사막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며 뛰어난 오프로드 능력을 갖췄음에도 온로드에서의 럭셔리한 승차감까지 갖췄으니 강남 아빠들에겐 최고의 SUV가 될 수밖에 없었다. 롤스로이스 ‘컬리넌’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원래 이 차는 온로드 승차감도 훌륭하지만 오프로드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법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에서 이차를 타고 산에 가는 사람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지금은 잔고장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도 많이 추락했지만, 당시 레인지로버는 ‘부자들이 타는 자동차’로 인식되어 브랜드 가치까지 높았다.
강남 싼타페의 대반란
포르쉐 카이엔
솔직히 포르쉐가 이차를 성공시킬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 했을 것이다. 특히 골수 마니아들이라면 누구보다도 이차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 그러나 대중들의 평가는 달랐다. 포르쉐가 만드는 스포츠카도 좋지만, 가족들과 함께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이 포르쉐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불티나는 판매고를 올리는데 성공했다.
한국에서 역시 2세대 카이엔이 정말 많이 팔려 강남에서 카이엔은 진짜 싼타페만큼이나 많이 보였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특히 2세대 디젤 모델이 많은데, 3세대에 접어들어선 디젤 모델이 아예 사라졌다. 그래도 포르쉐 타는데 디젤보단 가솔린을 타는 것이 근본이다.
이게 갑자기 이렇게 뜰 줄은…
벤츠 G바겐
랜드로버에 레인지로버가 있다면 벤츠엔 G바겐이 있다. 이전 세대 G바겐은 솔직히 온로드에서 타기 너무 불편한 차였다. 승차감은 말할 것도 없고 애초에 오프로드를 가라고 만들어놓은 차였기 때문에 온로드 고속주행 안정성도 불안한, 그러면서 기름은 열심히 들이 마시는 무식한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차가 성공한 이유는 G바겐이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고? 이 각진 외모는 뭇 중년 남성들의 꿈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신형 모델로 체인지 되고 나선 온로드 주행능력도 눈에 띄게 올라가 이제는 데일리카로 타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쏟아진다. 물론 그러면서 판매량은 불티나게 팔렸다. 요즘같이 고유가 시대에 G63 AMG를 데일리카로 탄다면 당신은 매월 기름값으로만 100만 원 이상 지출할 각오를 해야 한다. 진짜 강남 아빠 아니면 못 타겠다.
포르쉐는 잠깐 나가있어
람보르기니 우루스
한동안 고성능 SUV 시장은 포르쉐 카이엔의 독주 체제였다. 이 차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람보르기니는 2018년 LM002에 이은 브랜드 두 번째 SUV를 세상에 선보였다. 그간 람보르기니 하면 데일리로는 절대 탈 수 없는 무지막지한 슈퍼카를 만드는 회사로 인식됐지만, 우루스가 나오면서 패밀리카로도 활용할 수 있는 데일리 슈퍼 SUV를 만드는 브랜드가 됐다.
람보르기니의 전략은 매우 잘 들어맞았고, 우루스는 지금도 신차를 출고하려면 기본 1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디자인은 누가 봐도 끝판왕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잘 빠졌으며, 성능 역시 두말할 필요가 없다. 사실 몇 마력이니 토크가 어느 정도니 그건 중요하지 않다. 이차는 람보르기니다. 이 한마디로 모든 게 정리된다.
재미난 것은 우루스에 자존심 상한 포르쉐가 반격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포르쉐는 최근 카이엔의 초고성능 모델인 카이엔 터보 GT를 공개했다. 솔직히 이 정도까지 성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마 무시하다. 출력은 650마력,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는 3.3초가 소요된다. 최고 제한속도는 300km/h인데 “3050국가에서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라는 댓글이 달릴 거 같다.
성능 면에선 포르쉐가 만든 최고 성능 자동차라니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심지어 우르스보다 더 빠르다고 하니 일단 포르쉐의 승리다. 그러나 과연 이차가 우루스의 인기를 넘어설 수 있을까? 이차가 뭘 해도 우루스를 넘어서기 어려운 이유는 포르쉐이기 때문이다. 어디 가서 브랜드 가치로는 꿀리지 않을 포르쉐이지만 람보르기니 앞에선 한수 접을 수밖에 없다. 강남 초고성능 싼타페의 최후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요즘 경차에도 첨단사양이 전부 들어가있어 승차감이나 편리성에 전혀 손색이 없다. 경제 살리기 하려면 겉치레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 나라경제가 흥청망청 할만큼 여유로울땐가 ? 부동산 거품 꺼지고 금리 인상하면 많은 가정이 거지꼴 난다. 제발 비싼차들 마구잡이로 사며 길막고 주차할데도 없게 만들며 낭비 말고 아껴야 할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