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도 전기차 출시했다
그런데 나오자마자 논란?
주행거리 159km 이게 맞나?
대다수 완성차 제조사는 탄소중립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기차 제품군 확대 및 보급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도 마찬가지이다. 미니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지난해 전기차를 선보였다.
미니 코리아가 내놓은 미니 일렉트릭은 그간의 미니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귀여운 외모를 가졌기에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한 미니 일렉트릭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무슨 일인지 한 번 알아보자.
글 장수연 에디터
미니 일렉트릭
어떤 모델인가
미니 일렉트릭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미니 일렉트릭은 프리미엄 소형 세그먼트 유일의 순수전기차이며 미니 브랜드의 완전 전기화 시대를 여는 첫 번째 모델이다. 해당 모델은 미니 쿠퍼 S를 기반으로 제작돼 3도어 해치백만의 뚜렷한 정체성을 지닌 디자인으로 감각적인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미니는 미니 일렉트릭의 강점으로 브랜드 특유의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고-카트 주행감각을 앞세웠다. 전기차로 전환되면서 미니 특유의 주행성능이 한층 강화되고, 고성능 전기모터의 특징을 사렸다는 것이다. 미니 일렉트릭엔 최신 동기식 전기모터가 탑재되어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5㎏f·m, 0→100㎞/h 도달시간 7.3초 등의 성능을 발휘한다.
디자인은 기존 내연기관
미니와 동일하다
디자인은 어떨까. 외관은 단번에 미니 패밀리임을 알게 한다. 동그란 눈망울과 두툼한 그릴, 보닛과 범퍼 양 끝에 마련한 에어덕트 장식까지 전부 기존 내연기관 미니와 동일하다. 측면의 미니 일렉트릭 전용 휠 역시 인상적이다. 독특한 사각형 조합으로 멋과 효율을 동시에 챙겼다.
실내는 미니 고유의 디자인을 유지함과 동시에 순수 전기를 상징하는 요소들이 반영됐다. 먼저 전 트림에 기본 장착되는 8.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터치스크린 기능이 포함된다. 또 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는 배터리 표기량과 회생제동으로 구성된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시인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주차 환경에서 빛을 발하는 크기와
더 무거워진 무게
크기는 길이 3,850mm, 너비 1,725mm, 높이 1,430mm다. 3도어 해치보다 15mm 짧고 15mm 낮다. 이러한 작은 크기는 좁은 골목을 지나갈 때 또는 평행, 직각 주차 등 까다로운 주차 환경에서 빛을 발한다.
무게는 1,390kg으로 3도어 해치보다 140kg 무겁다. 차체 하단에 장착된 T자형 리튬이온배터리가 원인이다. 무거워졌지만 3도어 해치보다 30mm 낮은 무게 중심, 50 대 50에 가까운 앞·뒤 무게 배분, 보강된 하체 덕분에 미니 특유의 고카트 필링을 접할 수 있다. 핸들링은 예리하고 고속으로 굽잇길을 돌아 나가도 쉽게 자세를 잃지 않는다.
제일 중요한
주행 가능 거리는 얼마나?
미니에 따르면 미니 일렉트릭엔 32.6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주행가능거리 복합 159km를 인증받았다.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배터리 용량 80%까지 채우는 데 약 36분 소요된다. 느낌이 왔겠지만 미니 일렉트릭이 논란이 된 것은 바로 “주행거리” 때문이다.
이에 미니 코리아는 “배터리 용량과 주행 거리는 차체 크기와 비례한다”라며 “배터리 용량이 크면 차 무게가 무거워지고 운동 성능은 떨어지며 가격도 비싸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니 일렉트릭 배터리는 효율, 성능, 가격 모두를 잡은 균형 잡힌 유닛”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에도 소비자들은 짧은 주행거리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실 주행 거리는
서울역에서 대전광역시청까지
얼마나 짧은지 한 번 살펴보자. 약 159km의 주행거리는 서울역에서 대전광역시청까지의 거리다. 그 이상 거리를 가려면 충전이 필요하다. 과속을 하면 대전 시내 진입 전 충전을 해야 할 수도 있다.
회생 제동을 강하게 설정하고 주행 모드를 그린 플러스로 두고 다녀야 그나마 중장거리를 뛸 수 있다. 참고로 그린 플러스는 주행 거리 확보를 위해 에어컨과 히터 사용을 막는다. 즉, 도심을 벗어나는 순간 고생 시작이다. 미니 일렉트릭 장점 중 하나인 고카트 필링도 사치다.
비슷한 가격대 수입차
비교해 보니 더욱 실망
미니 일렉트릭의 국내 판매 가격은 4,560만 원 ~ 4,990만 원이다. 미니 전기차가 4,000만 원대라면 합리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 전기차인 쉐보레 신형 볼트 EV와 푸조 e-208과 비교해 보면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진다.
쉐보레 볼트 EV는 4,130만 원에 주행거리가 414km이며, 푸조 e-208은 4,140만 원부터 시작해 주행거리는 220km다. 또 미니 일렉트릭의 주행거리는 국산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의 절반 수준이다. 참고로 아이오닉 5는 336km~429km를, EV6는 370km~475km의 주행거리를 보여준다.
“주행거리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것 알고 있다”
미니 공식 수입사 BMW 코리아 관계자는 “미니 일렉트릭은 도심형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모델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주행의 즐거움을 중요시하는 고객층을 타깃으로 삼아 개발된 차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행거리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미니는 2025년 이후 내연기관 신차 출시를 중단하고 오로지 전기차만 선보일 예정인 만큼 향후에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맞춰 주행거리 부문이 강화된 미니 브랜드의 전기차도 만나보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미니 일렉트릭의 스펙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의 의견은 심상치 않았다. “배터리 용량, 크기, 무게, 출력 등 다 따져봐도 말도 안 되는 스펙이다. 성의라는 게 전혀 안 느껴지고 이름 믿고 대충 만든 차 같다”, “주행거리가 미니가 되어버렸네”, “용량 작으면 충전도 자주 해야 할 텐데, 배터리 열화는 어쩌려고”, “전비가 다른 차들보다 확실히 낮네”, “겨울엔 상상 그 이하의 주행거리를 보게 될 것” 등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한편 일각에선 “용도와 목적에 맞게 타면 괜찮을 듯?, “미니만의 철학 유지해서 난 좋음”, “도심 출퇴근 전용에 집 회사 모두 충전 환경 되어있으면 쓸만할지도” 등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이들마저도 미니 한 대만을 구매하는 것은 망설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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