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형 롤스로이스?
크라이슬러 300C
국내에 꽤 많이 팔렸다
롤스로이스,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차량이다. 거대한 크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외관에서부터 보이는 품격, 럭셔리함의 진수를 보여주는 그야말로 럭셔리카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다.
한때 보급형 롤스로이스로 유명했던 차량이 하나 있다. 바로 크라이슬러 300c다. 크기가 꽤 컸던 데다 직선 위주로 디자인되어 있다 보니 외관만 보면 롤스로이스와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으며, 가격도 꽤 저렴한 편이어서 옛날에는 꽤 도로에서 많이 보였던 차량이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크라이슬러 300c에 대해 살펴보자.
글 이진웅 에디터
생각보다 역사가
상당히 오래된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300C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지만 사실 정식 명칭은 C가 빠진 300이며, 북미에서는 5.7리터 헤미엔진을 장착한 모델에 C를 뒤에 붙여 트림 명으로 구분, 한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에는 일괄적으로 300C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했다. 300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다. 무려 1955년에 처음 출시되었다.
처음에는 C-300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지만 해가 바뀌면서 300 뒤에 알파벳을 붙여가면서 연식을 구분했다. 1956년에는 300B, 1957년에는 300C, 1958년에는 300D 이런 식으로 1965년 I를 제외하고 300L까지 갔었다. 300시리즈는 2도어 풀사이즈 세단이었으며, 6.8리터 V8 엔진이 장착되어 당시로서 매우 높은 성능을 발휘했던 탓에 미국에서는 머슬카의 대표 모델 중 하나로 명성이 높았다.
하위 라인업으로 알파벳이 빠진 그냥 300이 1960년 추가되었다. 2도어 세단 외 4도어 하드탑 모델과 4도어 세단이 존재했다. 6.8리터 V8 엔진 외 6.3리터 V8 엔진이 추가되었다.
1966년 300L이 단종되면서 300이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 4도어 세단이 삭제되고 7.2리터 V8 엔진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그리고 1968년에 헤드램프에 라디에이터 디자인과 동일한 커버가 추가되어 헤드램프를 사용하지 않을 때 덮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1969년에 디자인이 한차례 변경되었고, 1970년 7.2리터 V8 엔진이 추가되어 1971년까지 생산되고 단종되었다.
1998년, 300M이 출시되었다. 1965년 판매된 300L의 뒤를 잇는다는 의미로 M이 붙었다. 하지만 기존 300시리즈와 비교하면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기존 300시리즈가 직선 위주의 디자인이었던 반면 300M은 유선형 디자인이 적용되어서 부드러워졌다. 유럽 시장을 겨냥한 모델이라 유럽 디자인 트렌드를 따랐다. 크기도 작아졌다. 300L에서는 전장이 무려 5,542mm, 전폭은 2,019mm, 휠베이스는 3,150mm였는데, 300M은 전장 5,024mm, 전폭 1,890mm, 휠베이스 2,870mm로 작아졌다.
엔진 배기량도 낮아졌다. 이전에는 6리터, 심지어 7리터가 넘는 V8 엔진이 존재했는데, 300M에서는 3.5리터 V6 엔진이 적용되었고, 심지어 유럽에 판매하는 차는 2.7리터 V6로 배기량을 또 줄였다.
평가는 꽤 좋았다. 모터트렌드에서 1999년 올해의 차를 수상했으며, 카앤드라이버에서는 1999년과 2000년에 베스트 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도 정식 수입되었는데, 2.7리터 모델과 3.5리터 둘 다 들어왔다.
벤츠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된 300 출시
2004년 우리가 흔히 아는 크라이슬러 300이 출시되었다. 현대인들에게는 사실상 이 모델이 300의 1세대 모델로 통한다. 놀랍게도 벤츠의 W211 E클래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차량인데, 1998년 다임러-벤츠가 크라이슬러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그룹명도 다임러-크라이슬러로 변경했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W221 E클래스의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닌 어느 정도 변형했으며, 플랫폼 이름도 LX로 별도로 명명했다. 300은 세단 외 왜건 모델이 존재했으며, 형제 차로 닷지 차저, 챌린저, 매그넘이 존재한다.
보급형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외관 디자인
외관 모습은 옛날 300시리즈처럼 직선 위주로 디자인되어 꽤 듬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크기도 전체적으로 300M보다 커졌다. 중앙에 넓은 그릴을 중심으로 좌우에 원과 사각형을 결합한 헤드램프가 적용되었으며, 측면 모습은 보닛, A필러, 루프 라인, D필러, 트렁크 부분까지 모두 각이 잘 서 있다.
후면은 세로형 테일램프가 적용되었으며, 트렁크에는 엠블럼과 300 엠블럼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다. 이 때문에 후면 디자인이 꽤 심플해 보인다. 번호판은 범퍼에 적용되어 있으며, 듀얼 머플러가 적용되었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차를 보고 롤스로이스와 헷갈린다. 세부적인 디자인 요소는 완전히 다르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이 직선 위주로 되어있는 데다 크기도 커서 꽤 듬직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가격은 롤스로이스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보니 국내에서 시판 당시 꽤 많이 팔렸었다. 2000년대 중후반과 2010년 초반까지 도로에서 300을 꽤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다만 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이 이 점이 역효과로 작용하기도 했는데, 돈 없는 사람들의 허세부리기용, 범죄 조직의 보스들이 많이 애용했다.
실내 디자인은
평범한 수준
실내 디자인은 그저 그런 평범한 수준이다. 스티어링 휠은 꽤 큼지막한 편이며, 계기판은 흰색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센터패시아에는 가장 위쪽에 송풍구와 아날로그시계가 적용되었으며, 아래쪽에 미디어, 그 아래쪽에 공조 버튼이 존재한다.
센터 콘솔은 변속기 부분을 지나 대각선으로 다시 올라가며, 그 끝부분에 콘솔박스가 존재한다. 대중 브랜드인 크라이슬러지만 대형 세단이다 보니 크롬과 우드 소재를 적용해 나름대로 고급스러움을 표현했다.
2.7리터 엔진부터
6.1리터 엔진까지
디젤 엔진도 존재한다
엔진 라인업은 꽤 다양하다. 2.7리터 V6 엔진은 190마력을 발휘하며, 3.5리터 V6 엔진은 250마력을 발휘한다. 5.7리터 V8 헤미엔진은 340마력을 발휘하며, 기통휴지 기능이 있어 평소에는 4기통으로만 작동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미국에서는 이 엔진이 장착된 모델에 300C라는 이름을 붙였다.
고성능 모델로 6.1리터 V8 헤미엔진이 장착된 SRT-8이 있다. 425마력을 발휘했으며, 제로백은 4.9초다. 3.0리터 V6 디젤엔진도 장착되었는데, 벤츠에서 생산된 것으로, 정확한 엔진 이름은 OM642다.
출시 이후
크게 호평을 받았다
300은 출시 이후 크게 호평받았다. 2005년 모터트렌드가 올해의 차로 선정되었으며, 카엔드라이버 등 많은 매체에서 2005년과 2006년 연속으로 베스트 10 안에 300을 포함했다. 오토모빌 매거진 역시 2005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했다.
그 외 2005 북미 올해의 자동차로 수상했으며, 캐나다 자동차 기자들도 올해의 캐나다 자동차로 선정했다. 전 세계 올해의 자동차 후보에도 올랐지만 아쉽게도 5위를 차지했다.
2010년에
2세대 모델 출시했다
2010년 2세대 모델을 출시했다. 하지만 풀체인지라기보다는 페이스리프트에 가까운 모델인데, 플랫폼은 여전히 W221 E클래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외관 디자인 요소도 1세대와 별반 차이는 없다.
그래도 그동안 다임러와 결별하고 피아트 산하로 들어오면서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다. 외관 디자인은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전체적인 요소는 그대로지만 세부적인 요소를 변경해 전체적인 이미지를 대폭 개선했다.
그릴 패턴이 격자 형태에서 가로줄 패턴으로 변경되었으며, 그릴 위에 있는 엠블럼도 변경된 것으로 교체했다. 헤드램프 역시 다듬으면서 HID 전조등과 LED 테일램프를 적용했고, 범퍼 디자인도 기존보다 스포티하게 개선했다.
측면 디자인은 별반 차이는 없으며, 차체 중앙에 있던 크롬 가니쉬를 삭제하고 캐릭터 라인에 날을 살렸다. 후면 디자인 역시 전면과 큰 틀은 동일하지만 테일램프에 LED를 적용했으며, 변경됨 크라이슬러 엠블럼을 적용했다. 또한 트렁크 윗부분에 스포일러 디자인과 보조제동등이 적용되었다.
실내 디자인도 개선되었다. 계기판은 4개의 원에서 두 개의 원으로 바뀌었으며, RPM 게이지와 속도 게이지 안에 냉각수 온도와 기름 잔량이 표시되는 형태다. 계기판 사이에 디스플레이 면적이 넓어졌다. 그리고 스티어링 휠 크기가 작아졌으며, 센터패시아 폭을 넓혔다. 중앙 디스플레이가 새롭게 추가되고 공조 버튼도 직관적으로 변경되었다.
엔진 라인업도 변경되었다. 2.7리터 엔진은 사라지고 3.5리터 엔진은 3.6리터 V6 펜타스타 엔진으로 변경되어 292마력 및 300마력으로 향상되었으며, 기존의 5.7리터 V8 헤미엔진은 363마력으로 향상되었다. 또한 SRT-8은 6.1리터 V8 헤미엔진에서 6.4리터 V8 헤미엔진으로 변경되었으며, 성능도 470마력으로 향상되었다. 디젤은 벤츠에서 피아트 산하의 VM 모토리로 변경되었으며, 3.0리터 V6로 187마력 및 236마력으로 변화했다.
2014년 페이스리프트 출시
이후 사골 모델이 되었다
2014년에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되었다. 전면 그릴이 메쉬 타입으로 변경되고 범퍼에 있는 안개등이 LED로 변경되었다. 실내는 계기판에 있는 디스플레이가 7인치로 확대되고, CD플레이어가 삭제되었다.
공조 버튼의 디자인이 변경되고 일반 레버식 변속기에서 다이얼식 변속기로 변경되었다. 스티어링 휠 디자인도 변경되었다. 옵션 사양으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 경고, 차로 유지 보조, 5단 변속기에서 8단 변속기로 변경되었다.
2014년 페이스리프트 이후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생산되고 있다. 노후되다 보니 예전에는 연간 10만 대 이상 판매했지만, 지금은 닷지 차저보다 판매량이 낮은 상태다. 이 때문에 꾸준히 단종설이 나오고 있지만 크라이슬러 측에서는 이를 부인했으며, FCA 측에서도 “북미에서 가성비 좋은 차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밝히면서 단종설을 일축했다.
심지어 2020년에는 연장 생산 계획이 공개되었다. 차저와 챌린저와 함께 2024년까지 계속 생산한다고 밝혔으며, 지금도 연식 변경될 때마다 꾸준히 사양을 추가하고 있는 상태다. 300 풀체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